몇 시간 전에 수술을 받은 생후 5개월 지난 고양이라고는 믿을 수 없다. 지치도록 뛰어다니려 하고 장난을 걸고 돼지처럼 먹어대고 있다. 배에 감아준 붕대는 엉덩이로 흘러내려 원래의 기능을 상실했다. 적당히 팬티처럼 보이기도 하고, 적당히 '어쨌든 환자입니다'라는 표시 정도로 되었다. 얼굴의 갓 때문에 시각이 좁아져서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는 짓을 혼자 다 하고 있다. 마침내 졸음이 쏟아지면 아무데나 털썩 누워 그르릉 거리며 잠을 잔다. 나는 아주 꼴 좋다, 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