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31일 월요일

광화문, S Theatre

 

28, 29일에 세종문화회관 S Theatre 에서 이틀 동안 공연했다.

새 스트링을 감은 펜더 엘리트 5현 베이스를 썼다. 이번에는 페달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 악기를 공연에 쓴 것은 24년 12월 7일 의정부 공연이 마지막이었다. 아주 오랜만에 무거운 베이스를 메고 연주를 해보았다.

금요일엔 긴 시간 리허설을 하느라 공연 전에 힘이 빠져있었다. 그래서 토요일엔 무대 위에 의자를 놓고 앉은채로 리허설을 했다. 공연 후에 허리가 아팠지만 집에 와서 스트레칭을 한 후 통증이 사라졌다. 이제 내 몸이 묵직한 악기를 써도 괜찮은 상태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극장 옆 공원길에 키 작은 배롱나무가 있었다. 아직 많이 덥고 습했다. 진한 분홍색 배롱나무 꽃이 예쁘게 피어있었다. 배롱나무 꽃이 다 져버려야 가을이 시작한다고 했던 것이 기억났다.


2026년 8월 21일 금요일

세종 만년필

 

겸손몰 세종 만년필 스틸닙 두 자루를 받았다. 주문한지 일 년 만에 도착했다. 베럴이 정말 가볍다. 디플로마트, 파버카스텔 알루미늄 펜보다 더 가벼운데, 그립은 스테인레스로 되어 있어서 아래쪽으로 묵직하다. 쓰는 데 안정적이고 손에 힘을 주지 않게 되어 편안하다. 아주 좋다. 피스톤필러도 훌륭하고 닙과 그립에 PVD 코팅을 한 것도 마음에 든다. 잉크를 넣을 때 닙 파트에 묻은 잉크가 쉽고 깨끗하게 닦인다.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만족스럽다.

2026년 8월 20일 목요일

고양이 발치

고양이 깜이를 치과동물병원에 데려가 이빨 치료를 받게 했다. 열 살이 된 고양이는 전부터 이빨에 치석이 많이 있고 잇몸에 염증이 생겨있었다. 치석을 제거하고 잇몸 염증을 치료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많이 상하여 그대로 두면 안 되었던 이빨을 여러 개 뽑아야 했다. 더 일찍 치료를 받게 했으면 좋았을 것을, 마취에서 깨어나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치료를 받고 나온 고양이를 받아 안으며 미안해했다.

하루가 지나자 깜이는 부드러운 음식을 먹고 건조사료도 먹었다. 아직 침에서 피가 섞여 나오고 있고 물과 항생제 약을 먹이고 있다. 마취 때문에 전날 하루 종일 굶었으니 고양이도 힘들었겠지만, 이른 아침부터 개 율리를 맡아 돌보기 위해 동네를 뛰어다녀야 했던 아내도 고생을 했다. 집에 돌아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힘들었던 고양이와 아내는 깊이 잠들었다.

의지와 상관 없이 병원에 따라간 개 율리는 우리와 함께 있는 것이 행복한지 즐거운 표정으로 하루를 지냈다. 차를 타고 긴 시간 기다리는 것이 재미있는 일은 아니었을 텐데도. 지난 달에 그곳에서 수액 주사를 맞으며 발바닥이 젖도록 땀이 나고 있을 때에도 율리는 의연하게 있더니, 이날에도 얌전하고 착하게 깜이가 수술을 마칠 때까지 기다려줬다.



2026년 8월 15일 토요일

영월에 다녀왔다


 영월 관풍헌에서 열린 행사에 다녀왔다. 무척 덥고 습한 날씨였다. 리허설을 한 후에 악기를 무대 위에 그대로 두었더니 세 시간 동안 물기를 머금어 옷에 쩍쩍 달라붙고 있었다. 습기 때문에 손끝이 점점 아파오고 있었던 바람에 중간에 몇 곡은 피크로 연주했다.

영월까지 가는 길은 도로정체가 심했다. 두어 시간이면 가는 거리를 네 시간 넘게 운전했다. 운전하는 내내 하늘이 흐리고 이슬비가 내리고 있었는데 도착한 후 잠깐 하늘이 개었었다. 봉래산 별마로 천문대 쪽에서 동강 쪽으로 날아오는 패러글라이더들이 보였다.

약속 시간 한 시간 전에 도착하여 동네를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녔다. 너무 오래 운전을 해서 일어나 걷고 싶었다. 정겹게 보이는 극장이 궁금하여 안에 들어가 구경도 했다. 극장 창유리에서 내다본 관풍헌의 뒷면을 보고, 팝콘 냄새를 맡다가 나왔다.

공연 시각이 될 때까지 주변을 산책하고 사진을 많이 찍었다. 나중에 쓸만한 것을 추리고 보면 몇 장 남지 않긴 했지만 돌아다니며 사진과 눈에 담은 모습들이 기억에 남았다.
이제 피해를 입은 자동차를 수리하고 한 주일에 두 번 세 번씩 예정되어 있는 밴드 일정을 시작하게 됐다. 여름이 길게 느껴지다가도 아직은 찬 바람이 불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