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3일 토요일

연천에서 공연


 연천 수레울 아트홀에서 공연을 했다. 무대에서 바라보는 극장의 모습은 아늑하고 분위기가 좋았다. 소리도 좋았다.

공연장 주변 가로수 아래에는 낙엽이 떨어져 쌓여 있었다. 나뭇잎 색이 변하기 시작했다. 바람 부는 공원에는 까치떼들이 내려 앉아 음흉한 모의를 하더니 순서대로 극장 건물 꼭대기를 향해 날기도 했다.

나무 아래를 걷다가 시월이 되면 샛노란 단풍으로 가득해지는 장소들이 생각났다. 공연을 마치고 열을 식히느라 웃옷을 벗었다가 주차장에서 재채기를 했다. 가을이 되었고, 가을은 짧다. 일정이 많아 바쁘긴 하지만 이 달 중에 단풍구경을 하는 시간을 만들어보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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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1일 목요일

울산에 다녀왔다

 

9월 29일 화요일에 울산에 도착했다. 호텔 객실에 짐을 풀고 근처 식당에서 칼국수와 만두를 먹었다. 그리고 큰길을 따라 십오 분 쯤 걷고 돌아왔다. 일찍 잠들었다가 30일 새벽 두 시에 깨어버리는 바람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문자메시지 수신 알림에 그만 과민반응하여 벌떡 일어났던 것이었다. 그 객실을 예약했던 이유 중 하나는 사진 속에 큼직한 책상과 탁상조명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일어난 김에 음악을 들으며 글을 썼다. 모처럼 잘 자다가 깨어버리긴 하였지만 덕분에 책상을 사용할 수 있으니 잘 됐다, 라고 생각했다.

30일 수요일, 일찍 체크아웃하여 근처에서 밥을 먹고 가까운 곳에 있는 호수공원에 갔다. 공연장소에 모이기로 한 시간까지는 다섯 시간 남아있었다. 조용한 호수 주변을 걸으며 사진을 찍었다.

뭍으로 올라와 걷고 있는 오리를 발견하고 가능한 살며시 다가가 사진을 찍으려 했는데, 나를 수상하게 보았는지 이놈의 오리가 다시 헤엄쳐 멀리 가버리기 시작했다. 뭔가 어설프고 뒤뚱거리면서도 제법 재빠르게 도망을 치고 있어서 프레임 안에 충분한 크기로 담지 못했다.

근처 산길을 따라 올라가보았다. 소나무 사이로 난 길을 걸어 오를 때엔 좋았는데, 시간을 아껴보겠다고 급히 오르는 바람에 너무 멀리까지 가고 말았다. 돌아 내려올 때에 진땀이 났다. 산에서 내려와 공연장으로 가는 길에 주유소에 들러 연료를 가득 채우고 공연장소에 도착하여 그늘진 곳에 주차를 했다. 창을 열고 귀에 이어폰을 꽂은 다음 한 시간 쯤 자고 났더니 좀 개운해졌다.

그곳에 십오 년 전 쯤에 갔었다고 기억하고 있었다. 대기실에서 다른 사람들이 정확히 알려주었는데 그 장소에서 연주했던 것은 2012년 8월이었다. 점점 오 년, 십 년의 기억이 혼재 되고 세월의 거리를 잘 가늠하지 못하곤 한다.
순서가 삼십 분 정도 지연되어 공연이 끝나고 났더니 이미 깊은 밤이 되어 있었다. 새벽길을 달려 집에 돌아온 건 두 시 사십 분. 제법 고단했다.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호기를 부렸던 것이 머쓱해졌다.






2026년 9월 27일 일요일

추석이 지났다

 

연휴가 끝났다. 아직 여름옷을 입고 한낮에 햇볕을 쬐고 있는 깜이의 곁에 앉아 음악을 듣고 있긴 하지만, 이제 해가 지면 서늘해졌다. 길었던 여름은 미적거리며 뭉개고 앉을 것처럼 하지만 곧 쫓겨나듯 물러가고 말겠지.

밤에 녹음을 하고 왔다. 연휴 사나흘 동안 연습을 쉬지 않았던 덕분에 갑자기 생긴 녹음을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집에 돌아올 때엔 텅 빈 외곽순환도로를 운전했다. 이제 올해 중 가장 바쁠 한 달이 시작했다.

2026년 9월 26일 토요일

노을

저녁에 가까운 식당에서 밥을 먹고 나왔더니 이제 막 해가 진 직후였다. 강 가까이에 가서 좀 걸어볼까 하고 다가갔다가, 이미 사람들이 죽 늘어 앉아 일제히 같은 곳을 올려다보고 있어서 그 자리에 멈추었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나뭇잎이 조금씩 노란 빛을 띠기 시작했다. 이제부터는 가을이라고 해도 되는 계절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