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에서 공연했다. 잠을 잘 잤고 긴 시간 운전한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었겠지만, 몸 컨디션이 근래 들어 가장 좋았다. 사운드 체크 할 때에 64Audio 인이어로 듣는 소리도 아주 좋았다. 아픈 데도 없고 몸이 가볍게 느껴졌다. 그래서였는지 첫 곡부터 기분 좋게 연주를 시작했다. 공연 후에 동료들이 눈에 띄게 즐거워 보였다고 말해줬다. 안 아팠기 때문이었던 것이었는데, 잘 설명하기가 어려웠다.
오늘은 내 생일이었다. 생일에 몸 상태가 좋았던 것은 다행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조금은 우울했을 거다. 건강이 중요하다고 새삼 생각했다. 몇 년 만에 함께 외출한 아내는 리허설을 마치고 와보니 그 사이에 대기실에 음식을 한 아름 차려 놓고 있었다. 멤버들이 모여 앉아 맛있게 식사를 했다. 나는 가지고 싶은 것이 하나도 없으니 선물 같은 것은 준비하지 말아달라고 했었는데, 아내가 마음을 써주어 사람들과 음식을 나눠 먹고 공연 후엔 친구들 부부와 저녁식사도 했다. 그만한 선물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맙소사, 지금은 여전히 생일이 부끄러운 나이인가 보다. 십여 년 전에도 부끄러웠는데 아직도 그렇다. 더 나이가 든 다음엔 생일이 부끄럽지 않아지며는 좋겠다. 나는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늘 묻고 있는데, 언젠가는 거기에 대답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