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27일 일요일

추석이 지났다

 

연휴가 끝났다. 아직 여름옷을 입고 한낮에 햇볕을 쬐고 있는 깜이의 곁에 앉아 음악을 듣고 있긴 하지만, 이제 해가 지면 서늘해졌다.

밤에 녹음을 하고 왔다. 연휴 사나흘 동안 연습을 쉬지 않았던 덕분에 갑자기 생긴 녹음을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집에 돌아올 때엔 텅 빈 외곽순환도로를 운전했다. 이제 올해 중 가장 바쁠 한 달이 시작했다.

2026년 9월 26일 토요일

노을

저녁에 가까운 식당에서 밥을 먹고 나왔더니 이제 막 해가 진 직후였다. 강 가까이에 가서 좀 걸어볼까 하고 다가갔다가, 이미 사람들이 죽 늘어 앉아 일제히 같은 곳을 올려다보고 있어서 그 자리에 멈추었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나뭇잎이 조금씩 노란 빛을 띠기 시작했다. 이제부터는 가을이라고 해도 되는 계절이겠지. 

2026년 9월 21일 월요일

개와 고양이


 가까운 곳에 잠깐 나가는데 개 율리가 신이 나서 따라왔다. 즐거워해줘서 고맙긴 한데 뭐 재미있는 일을 하러 가는 것이 아니어서 양심에 찔렸다. 그냥 요 앞에 다녀오는거야, 라고 설명해줬다. 대충 알아들었으리라 생각하지만 여전히 꼬리는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고양이 깜이는 새벽에 집안을 돌아다니며 소리를 지르고 갑자기 빠르게 뛰어다니거나 하고 있다. 며칠에 한번씩 그런 밤시간을 보낸다. 겨우 몸을 일으켜 나가보면 시원하게 응가를 했다던가, 그냥 기분이 좋아져서 노는 것이었다. 깜이를 겨우 진정시켜서 곁에 앉혀두고 달래어주다가 다시 잠을 자러 갔다.


2026년 9월 19일 토요일

월출산


 숙소에서 나와서 공연장소인 사찰을 향해 운전했다. 도중에 저수지인 대동제에 잠시 멈추어 산길을 따라 걸었다. 다람쥐가 발 앞을 가로질러 뛰고, 머리 위에서 도토리가 툭툭 떨어졌다. 도갑사에 도착하여 무대가 설치된 대웅보전 주변을 둘러보고 천천히 다니면서 구경을 했다. 열매가 떨어지고 있는 감나무 앞에서 멀리 보이는 화강암 절벽을 올려다 보았다.

등산로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산속으로 걸어 석조여래좌상을 보러 갔다.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소리가 듣기에 좋았다. 미륵전 안에는 사람이 있어서 열린 문으로 허리가 긴 불좌상을 넘겨 보다가 나왔다. 그리고는 별 생각 없이 계속 산길을 따라 더 올라갔다.

사람이 다니는 길에는 어김없이 돌을 쌓아놓은 것들이 보였다. 어째서 돌을 그대로 두지 못하는 건지, 라고 혼잣말을 하면서 길이 난 대로 계속 따라 걸었다.

모이는 시간이 가까와져 다시 내려와 절을 돌며 구경을 했다. 사람이 많아서 쉴 곳을 찾지 못했다. 오층석탑과 느티나무를 가까이에서 들여다보고 싶었지만 방해가 되는 것이 너무 많았다. 자동차로 돌아가 시트에 기대어 잠시 눈을 붙였다가, 리허설을 했다.

하늘이 어둑해질 무렵 공연을 시작했다. 공연 중에는 상현달이 떠있었다. 한 시간 반 연주를 마치고 났더니 그때부터 피로감이 들었다. 돌아올 때에도 멈추지 않고 운전했다. 네 시간 십 분만에 집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