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26일 토요일

노을

저녁에 가까운 식당에서 밥을 먹고 나왔더니 이제 막 해가 진 직후였다. 강 가까이에 가서 좀 걸어볼까 하고 다가갔다가, 이미 사람들이 죽 늘어 앉아 일제히 같은 곳을 올려다보고 있어서 그 자리에 멈추었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나뭇잎이 조금씩 노란 빛을 띠기 시작했다. 이제부터는 가을이라고 해도 되는 계절이겠지. 

2026년 9월 21일 월요일

잘 지내고 있는 개와 고양이


 가까운 곳에 잠깐 나가는데 개 율리가 신이 나서 따라왔다. 즐거워해줘서 고맙긴 한데 뭐 재미있는 일을 하러 가는 것이 아니어서 양심에 찔렸다. 그냥 요 앞에 다녀오는거야, 라고 설명해줬다. 대충 알아들었으리라 생각하지만 여전히 꼬리는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고양이 깜이는 새벽에 집안을 돌아다니며 소리를 지르고 갑자기 빠르게 뛰어다니거나 하고 있다. 며칠에 한번씩 그런 밤시간을 보낸다. 겨우 몸을 일으켜 나가보면 시원하게 응가를 했다던가, 그냥 기분이 좋아져서 노는 것이었다. 깜이를 겨우 진정시켜서 곁에 앉혀두고 달래어주다가 다시 잠을 자러 갔다.


2026년 9월 19일 토요일

월출산


 숙소에서 나와서 공연장소인 사찰을 향해 운전했다. 도중에 저수지인 대동제에 잠시 멈추어 산길을 따라 걸었다. 다람쥐가 발 앞을 가로질러 뛰고, 머리 위에서 도토리가 툭툭 떨어졌다. 도갑사에 도착하여 무대가 설치된 대웅보전 주변을 둘러보고 천천히 다니면서 구경을 했다. 열매가 떨어지고 있는 감나무 앞에서 멀리 보이는 화강암 절벽을 올려다 보았다.

등산로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산속으로 걸어 석조여래좌상을 보러 갔다.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소리가 듣기에 좋았다. 미륵전 안에는 사람이 있어서 열린 문으로 허리가 긴 불좌상을 넘겨 보다가 나왔다. 그리고는 별 생각 없이 계속 산길을 따라 더 올라갔다.

사람이 다니는 길에는 어김없이 돌을 쌓아놓은 것들이 보였다. 어째서 돌을 그대로 두지 못하는 건지, 라고 혼잣말을 하면서 길이 난 대로 계속 따라 걸었다.

모이는 시간이 가까와져 다시 내려와 절을 돌며 구경을 했다. 사람이 많아서 쉴 곳을 찾지 못했다. 오층석탑과 느티나무를 가까이에서 들여다보고 싶었지만 방해가 되는 것이 너무 많았다. 자동차로 돌아가 시트에 기대어 잠시 눈을 붙였다가, 리허설을 했다.

하늘이 어둑해질 무렵 공연을 시작했다. 공연 중에는 상현달이 떠있었다. 한 시간 반 연주를 마치고 났더니 그때부터 피로감이 들었다. 돌아올 때에도 멈추지 않고 운전했다. 네 시간 십 분만에 집에 도착했다. 






2026년 9월 18일 금요일

영암으로

이제 막 해가 지기 직전에 영암에 도착했다. 집에서부터 쉬지 않고 운전하여 네 시간 오십여 분 걸렸다. 숙소 주차장에서 짐을 꺼내기 전에 하늘빛을 보며 팔과 다리를 늘려 펴보고 있었다.

가까운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부근을 걸으며 사진을 찍었다. 길에는 다음날 열리는 밴드 공연을 홍보하는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불빛이 가득한 거리에서 골목으로, 다음 사거리에서 마음 내키는 곳으로 한참 걸었다.

걷다가 트래픽콘 사이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나오는 것을 보았다. 걸음을 멈추고 가능한 조용히 사진을 찍었다. 셔터 소리에 고양이가 반대편 길로 멀어지며 나를 흘깃거렸다. 방해하려던 것은 아니었는데.

숙소에 돌아와 모서리 진 창가에 아이패드를 두고 음악을 틀었다. 높이가 맞는 작은 테이블과 충분히 밝은 조명이 있어서 글을 쓰기에 좋았다. 아침까지 서너 번은 깨었던 것 같은데, 그러면 다시 앉아서 공책에 이것저것 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