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몰 세종 만년필 스틸닙 두 자루를 받았다. 주문한지 일 년 만에 도착했다. 베럴이 정말 가볍다. 디플로마트, 파버카스텔 알루미늄 펜보다 더 가벼운데, 그립은 스테인레스로 되어 있어서 아래쪽으로 묵직하다. 쓰는 데 안정적이고 손에 힘을 주지 않게 되어 편안하다. 아주 좋다. 피스톤필러도 훌륭하고 닙과 그립에 PVD 코팅을 한 것도 마음에 든다. 잉크를 넣을 때 닙 파트에 묻은 잉크가 쉽고 깨끗하게 닦인다.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만족스럽다.
Choi WonSik
최 원식
2026년 8월 21일 금요일
2026년 8월 20일 목요일
고양이 발치
고양이 깜이를 치과동물병원에 데려가 이빨 치료를 받게 했다. 열 살이 된 고양이는 전부터 이빨에 치석이 많이 있고 잇몸에 염증이 생겨있었다. 치석을 제거하고 잇몸 염증을 치료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많이 상하여 그대로 두면 안 되었던 이빨을 여러 개 뽑아야 했다. 더 일찍 치료를 받게 했으면 좋았을 것을, 마취에서 깨어나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치료를 받고 나온 고양이를 받아 안으며 미안해했다.
하루가 지나자 깜이는 부드러운 음식을 먹고 건조사료도 먹었다. 아직 침에서 피가 섞여 나오고 있고 물과 항생제 약을 먹이고 있다. 마취 때문에 전날 하루 종일 굶었으니 고양이도 힘들었겠지만, 이른 아침부터 개 율리를 맡아 돌보기 위해 동네를 뛰어다녀야 했던 아내도 고생을 했다. 집에 돌아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힘들었던 고양이와 아내는 깊이 잠들었다.
의지와 상관 없이 병원에 따라간 개 율리는 우리와 함께 있는 것이 행복한지 즐거운 표정으로 하루를 지냈다. 차를 타고 긴 시간 기다리는 것이 재미있는 일은 아니었을 텐데도. 지난 달에 그곳에서 수액 주사를 맞으며 발바닥이 젖도록 땀이 나고 있을 때에도 율리는 의연하게 있더니, 이날에도 얌전하고 착하게 깜이가 수술을 마칠 때까지 기다려줬다.2026년 8월 15일 토요일
영월에 다녀왔다
영월 관풍헌에서 열린 행사에 다녀왔다. 무척 덥고 습한 날씨였다. 리허설을 한 후에 악기를 무대 위에 그대로 두었더니 세 시간 동안 물기를 머금어 옷에 쩍쩍 달라붙고 있었다. 습기 때문에 손끝이 점점 아파오고 있었던 바람에 중간에 몇 곡은 피크로 연주했다.영월까지 가는 길은 도로정체가 심했다. 두어 시간이면 가는 거리를 네 시간 넘게 운전했다. 운전하는 내내 하늘이 흐리고 이슬비가 내리고 있었는데 도착한 후 잠깐 하늘이 개었었다. 봉래산 별마로 천문대 쪽에서 동강 쪽으로 날아오는 패러글라이더들이 보였다.
2026년 8월 13일 목요일
또 당했다.
이른 아침에 모르는 휴대전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몇 초 망설이다가 전화를 받으면서 직감했다. 전화한 분은 아파트 경비원이었다. 지상에 주차해 놓은 내 자동차를 누가 긁어버렸으니 지금 내려와달라고 했다. 어째서 나에게 이런 일이 자주 생기는 거지.
이번에도 내 차 옆에서 차를 빼다가 뒷범퍼를 긁고 지나간 사건이다. 꼭 2 년 전 7월 31일에 같은 일이 생겼었다. 그날 일보다는 가벼운 피해다. 플라스틱 범퍼만 긁혀서 피니쉬가 벗겨졌다. 도색만 하면 될 일이다. 사고를 낸 이에게 보험회사에 사고 접수를 하시라고 말해주고 인사를 했다.
오후에 공업사에 갔다. 수리할 차량이 많아서 오늘 맡기면 토요일에나 찾아갈 수 있다고 했다. 토요일엔 공연하러 영월에 가는 날이다. 17일 월요일은 '대체 공휴일'이다. 수요일은 깜이 치과병원 진료를 예약해 놓았다. 다음 주 목요일 아침에 다시 오겠다고 그곳 직원에게 말하고 돌아왔다. 다음 주가 자동차를 수리할 수 있는 유일한 때다. 그 다음 주부터는 매주 두 번 세 번씩 먼 거리를 다니는 일정이 시작한다.
오래된 아파트에 좁은 주차공간, 과포화 상태인 자동차 수를 생각하면 이런 일은 일어나기 쉬운 것이 맞다. 그렇다는 것은 알지만 나는 이와 같은 일을 정말 많이 겼었다. 이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서 겪은 것은 세 번이다. 지하 주차장에서 두 번, 오래 전 여주대 주차장에서 무려 세 번, 서교동에서도 한 번 똑같은 일을 겼었다. 가해자가 내빼어서 내 돈으로 차를 고친게 절반은 넘는다. 삼십 년 전에는 역주행 하던 오토바이가 내 차를 들이받고, 교차로에 서있을 때 음주운전 차량에 들이받혔었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자주 생기느냐고 해도,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