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아침에, 갑자기, 고양이 짤이가 죽었다. 꼭 끌어안은 아내의 품 안에서 세상을 떠났다. 열흘 전 동물병원에 갔을 때에 다시 심장이 나빠져 있다고 듣긴 했었다. 그러나 이렇게 별안간 가버리고 말 줄은 몰랐다.
아내는 아직 짤이를 안은 채 쓰다듬으며 속삭이고 있다가, 외마디 소리를 지르듯 가늘고 짧게 울음을 터뜨렸다. 우리는 고양이를 편하게 뉘이고 집안을 대충 정리했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생긴 동물 장례장에 짤이를 태우고 가는 동안 우리는 아무 말도 서로 하지 않았다. 내가 아무리 슬퍼한다고 한들 수 년 동안 자기의 일상 전부를 고양이를 돌보는 데에 바치고 있었던 아내의 마음만 할 리가 없었다.
어제 낮에 동네 꽃집에 가서 장미 열 송이를 샀다. 짤이의 재가 담긴 단지 곁에 꽃을 놓아두었더니 깜이가 몹시 궁금해했다. 깜이를 번쩍 들어올려 꽃 향기를 맡게 해줬다. 십 년 전에 순이가 떠났던 날, 고양이 꼼이는 집안을 돌아다니며 순이를 찾다가 나를 올려다보며 뭐라고 말하듯 울기도 했다. 깜이는 꼭 그날 꼼이처럼 이쪽 저쪽 방을 옮겨 다니며 짤이를 찾다가 불안한 눈으로 나를 보며 낮고 길게 야옹 소리를 내고 있었다. 이지는 베란다 문을 열어달라고 하더니 뭔가를 찾는 듯 다니고 있었다.
십오 년 세월을 거슬러 짤이가 담긴 사진들을 찾아 보았다. 사진 속에서 어리고 천진한 고양이가 즐겁게 놀고, 이제는 먼저 떠나고 없는 고양이들과 몸을 대고 낮잠도 자고 있었다. 짤이는 또래인 고양이 이지에게는 장난도 먼저 걸며 친하게 지내면서도 언제나 양보하고 져주곤 했다. 지난 십년 동안엔 자기처럼 아파트 길에서 우리집으로 들어와 식구가 되었던 깜이를 보듬어주고 마음씨 좋은 형의 역할을 맡아 해줬다.
아내는 유리 꽃병에 장미를 담아 짤이가 들어있는 단지 곁에 놓아두고 그 옆에 조명을 켜놓았다. 진하지 않은 꽃내음이 밤새 그 주변에 떠다니고 있었다. 짤이, 안녕, 이라고 그 앞을 지날 때마다 인사를 해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