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31일 수요일

Jeff Lorber



제프 로버가 그래미 상을 받았다. Best Contemporary Album 부문에서 수상했다.
상을 받은 음반은 작년에 발표된 Prototype 이다. Nathan East, Pau Jackson, Jr., Dave Mann, Larry Koonse, Chuck Loeb 등이 함께 참여했다. 물론 메인 리듬섹션 연주자는 Jimmy Haslip 과 Gary Novak 이다. 드럼과 베이스의 탄탄한 리듬이란 것이 무엇일까 궁금하다면 이 앨범을 들어보면 된다.

제프 로버가 활동한 세월이 오래였어서, 나는 그동안 그가 그래미 상을 몇 번은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번에 알고 보니 여섯 번이나 지명되었다가 처음 그래미 상을 받게 된 것이었다. 나는 애플뮤직 덕분에 이 앨범을 빠르게 들어볼 수 있었다. 이 앨범은 지금까지 Jeff Lorber 가 만들어왔던 음악의 완성품이라는 느낌이었다.

버클리 출신의 많은 연주자들이 좋은 음악을 만들어왔는데, 그 중에서도 제프 로버는 그의 업적에 비해 평가가 덜 되어왔다는 생각을 했었다. 70년대에 버클리를 거쳐갔던 뮤지션들의 꾸준한 활동은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끼쳐왔다.

그는 14년 전 겨울에 그의 아내로부터 신장을 이식받았다. 신장에 관련된 유전병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의 누이도 신장이식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훌륭한 연주자의 음악에는 음악사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기운이 녹아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허비 행콕과 칙 코리아에게서 영향을 크게 받았지만, 동시에 그들이 누구의 음악을 듣고 영감을 받았는지에 대하여 공부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했었다.

이번에 상을 받은 크리스찬 맥브라이드의 빅밴드 앨범과 이 음반을 차례로 들으며 새벽을 보냈다.

2018년 1월 23일 화요일

맥 오에스 업데이트


맥 오에스 업데이트를 하고 로직 프로 10.14를 업그레이드 했다.
낮에 자버린 바람에 다시 밤을 새우고 아침.

지금 아이맥은 6년이나 되었는데도 전혀 늙지 않고 멀쩡하다. 업데이트만으로 계속 새 느낌으로 쓰고 있다.

나와 오래 함께 하고 있는 악기들은 나이 들었지만 건강하다. 아마 컴퓨터 보다 오래 건강할 것 같다. 다만 꾸준히 신경을 써줘야 한다.

사람의 몸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뇌 정도는 컴퓨터 처럼 업데이트를 통해 유지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언젠가 되어질 수도 있는 일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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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22일 월요일

일년 반.


순이가 떠난지 일년 육개월이 되었다.
여전히 그립고 매일 생각이 난다.
순이가 보고싶다.
자다가 깨어나면 의자에 앉아있을 것 같고 내 곁에서 숨을 쉬며 자고 있을 것 같다.
아이폰에 순이의 사진이 천 장 담겨있다. 매일 꺼내어 보는 것은 아니지만, 생각이 나면 특정한 시기의 순이 사진을 한참 보고는 한다.
일년 반이나 되었다니 여전히 실감이 나지 않는다.

기쁨은 휘발되어 날아가버리고 슬픈 감정은 깊숙히 가라앉아 머문다.
사람들은 사라지는 기쁨을 움켜쥐려 하고 깊은 슬픔은 흘러내려보내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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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


'어떤' 행사에 쓰일 음악을 녹음하기 위해 오전에 멤버들과 함께 모였다.
녹음은 빠르게 끝났다.
연주를 마친 윤기형님이 먼저 자리를 떠나고, 나는 민열이가 기타 더빙을 할 때에 거기에 묻어 처음부터 다시 한 번 더 녹음을 해놓았다. 너무 빨리 끝이나서 약간 아쉬웠기 때문이었다.

밤을 꼬박 새운 탓에 집에 돌아오는 길에 그만 졸기도 했다.
집에 도착하여 낮잠을 자고 다시 저녁에 깨어버렸다.
수면패턴이 뒤죽박죽인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 달에 몇 번이라도 좋으니 중간에 깨어나지 않고 충분히 잠 자는 날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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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7일 일요일

심하게 앓았다.

거의 한 달 동안 아프고 있는 중이다.
이제 조금 나아서 낮에는 잠깐 무거운 짐들을 옮기는 일도 할 수 있었다.

이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라는 생각도 했다.
몇 년 전이라면 이 정도의 독감이라고 해도 며칠만에 털고 일어나 돌아다닐 수 있었을 것이다.

어느쪽이라고 해도 무능한 남편인 것은 달라지지 않겠지만... 만일 내가 매일 출퇴근을 해야 하는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었다면, 이번에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날이 밝으면 일부러라도 바삐 움직여보기로 했다.
골골거리며 집에 누워서 지내는 것이 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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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4일 목요일

고양이 꼼.


고양이 꼼을 만난 날은 2007년 11월이었다. 열 번의 겨울을 함께 보냈다. 가끔 기침을 하고 날이 궂으면 눈꼽이 끼는 정도일 뿐 건강하게 잘 지내주고 있다. 이름을 부르면 소리없이 뛰어와 몸을 부빈다.

이 고양이는 누구보다도 사람의 감정을 잘 살펴준다. 위로하려 하고 걱정해주려 한다. 너무 세심하여 때로는 마음의 병을 굳이 나눠 가져가곤 한다. 

나는 고양이 꼼이 좀 더 멋대로 살아도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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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3일 수요일

고양이 이지.


수퍼문이라더니 새벽까지 큰 달이 하늘에 걸려있었다.
오랜만에 맑은 날씨였다. 햇볕이 오전 내내 집안에 가득 들어왔다.

고양이 이지가 뛰고 뒹굴고 그루밍을 했다.
볕이 드는 곳을 다니며 드러눕기도 했다.

조용한 낮 시간이었다.

2016년 마지막 날에 고양이 이지는 병원에 있었다. 그 후 큰 수술도 받고 약과 주사를 많이도 투여당했다.
2017년 마지막 날에도 이지는 병원에 있었다. ‘모든 수치가 좋아졌으며 스스로 잘 먹고 건강하다’는 말을 듣고 왔다.

고양이가 그나마 많이 나았다는 것은 우리도 알고 있었다. 사실인 것을 수의사님으로 부터 확인 받을 때에 이상하게도 비로소 안심이 됐다.
매일 낮에 햇볕이 드는 곳에 앉아 졸거나 그루밍을 하는 작은 고양이를 보는 일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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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2일 화요일

시골.


시골에서 맡는 겨울 냄새가 있다.
어릴적에 몇 년 동안 농촌생활을 했었다. 흰 눈이 쌓였던 날에 옛날식 가옥에서 맞았던 겨울 아침이 생각 났다.

얼어있는 바닥과 덜 녹은 눈 위에는 작은 발자국들이 보였다.
시골에서 살고 있는 고양이는 몸을 숨기고 장난을 걸더니 논 바닥 위를 토끼처럼 뛰어 다녔다.

사람 없는 곳은 어디나 평온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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