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23일 토요일

공연.


그동안 준비했던 친구들과의 밴드, 첫 공연이었다.
오전에 악기의 상태를 꼼꼼하게 살펴봐야했다. 지난 밤 다른 팀과의 합주를 할 때에 볼륨노브에서 잡음이 심했었기 때문이었다.

몇 번이나 연주해봤던 공간이었는데 그만 리허설 때에 충분히 준비를 하지 못했다. 내가 뭔가 잘못했구나 하고 느꼈을 때엔 이미 바로잡을 수 없는 상태였다. 바보같이 모니터 스피커를 귀 가까이에 두고 베이스 캐비넷의 위치를 잘못 놓아뒀다. 공연이 시작된 다음에는 그것을 바로잡을 틈이 없었다. 아주 힘든 상태에서 한 시간 반을 연주해야했다. 평소같으면 겪지 않았을 일이었는데 아마도 내 몸과 정신이 조금 지쳐있었던 모양이었다.


공연장에 태선이가 구경하러 와줬고, 민열이와 하원이 부부가 찾아와 봐줬다. 그들로부터 커피 한 봉지를 선물받았다. 내가 조금 모자랐던 대신 다른 멤버들이 잘해줘서 첫 공연은 순조롭게 마쳤다. 많이 피곤했는데 집에 돌아오니 늦도록 잠이 오지 않았다.
내일은 다른 팀과 낮시간에 합주를 해야한다. 선물받은 원두를 갈아 커피를 마셨다.

2019년 3월 17일 일요일

오랜만에 잠을 잤다.


몇 달 동안 부족했던 잠을 몰아서 잤다. 꿈을 많이 꾸었던 것 같은데 하나도 기억하지 못한다.
세수를 하고 고양이들의 그릇에 사료와 물을 채워줬다. 커피를 내려 의자에 앉아 했던 일과 해야할 일들을 정리했다. 문득 침대 위를 보니 어느새 고양이들이 자리를 잡고 쿨쿨 자고 있었다.

며칠 사이에 악기 한 개를 수리점에 맡기기도 했고, 불필요한 일들을 정리하고, 새로 준비하는 밴드의 합주와 하루짜리 공연을 위한 다른 팀과의 합주를 하러 다녔다.
목요일에는 하루 동안 열 시간 정도 베이스를 쳐야 했다. 손가락이 너덜너덜한 느낌이었다. 아마도 피곤하여 감각이 과장되었을 것이다.

이틀 전에는 비가 오고 눈도 조금 내렸다.

진공청소기로 바닥을 청소하고 물걸레질을 했다. 고양이들의 화장실을 청소했다. 유리창을 열어 한참동안 환기도 하였다. 매일 여덟시간씩 잠을 잘 수 있다면 세상의 조금 더 평화롭게 보이겠구나, 하였다.

2019년 3월 2일 토요일

심야 합주.

어쩌다보니 저녁을 거른 것이 나빴던 모양이었다.
계속 어지럽고 힘이 들었다.
새로 구성한 팀의 멤버들이 모두 모여서 합주를 하는 날이었다. 나는 각자의 소리를 들으며 신경을 써야했는데 자꾸 어지럽고 집중하기 어려웠다.

집에 돌아와 쌀을 씻어 밥을 했다.
읽던 책을 펴두고 밥이 되기를 기다려 새벽밥을 먹었다.
어느새 삼월이 되어버렸다.

2019년 3월 1일 금요일

동물병원.


고양이 이지의 진료가 예약되어있었다.
이지가 많이 건강해졌기 때문에 병원에 가는김에 그동안 검진을 해보지 못했던 꼼이도 함께 데려갔다.
검진결과 이지는 과연 건강해졌다. 용량을 줄여 복용하고있는 약도 머지않아 그만 먹을 수 있다고 했다. 고양이 꼼은 몇 년만에 검사를 해본 것인데 모든 수치가 정상 이상으로 좋다고 했다. 오른쪽 어깨에 상처가 아물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도 치료를 받았다.

작년 가을부터 수개월동안 불행한 일들을 계속 겪었다.
오늘 나이 많은 고양이들이 건강하다는 말을 들으니, 작은 위로를 받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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