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26일 수요일

손으로 쓰기


 사용하던 일기장 앱은 이제 없어졌고, (관련내용) 제 날짜에 배송받았던 공책에 일기를 쓰고 있다. 오랜만에 손으로 글씨를 많이 쓰고있으니 기분이 좋아졌다. 처음 하루 이틀은 손으로 쓰는 것보다 타이핑을 하는 것이 더 편하다며 불평도 했었다. 지금은 만년필에 잉크를 채우며 뭔가 더 쓰고싶어지기도 하고 있다. 손가락으로 펜을 쥐어잡고 쓰고 그리는 행위가 만족감을 준다. 가지고 다니던 메모장에 적는 글씨의 모양도 조금씩 더 나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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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18일 화요일

손끝이 약하다.


나는 어려서부터 손끝이 약했다. 쥐는 힘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손가락 끝부분이 약하다는 의미이다. 쉽게 손톱이 들려버리거나 손가락 끝을 다칠 때가 많다. 왼손은 수십년 연주를 하였기 때문에 굳은살이 있는데도 가끔 잘못하여 손톱 아래로 줄이 잘못들어가거나 하면 반드시 다친다. 건조한 겨울에는 그런 일들이 자주 생긴다. 나는 음료가 담긴 캔도 동전이나 기타 피크가 없으면 잘 열지 못한다.


오른쪽 손가락에도 굳은살이 있다. 그런데 물이 묻은 후에는 너무 오래 손끝이 물러져있어서 바로 연습을 시작할 수 없다. 원래부터 튼튼한 손가락을 지닌 친구들이 부러울 때가 있다.
악기의 네크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내 방에는 언제나 난방을 하지 않는다. 올겨울에는 가습기도 방안에 두지 않아서 수건 따위를 적셔 악기 곁에 걸어두고 있다. 추운 방에 앉아있으면 금세 손이 시렵다. 손가락이 차가울 때에도 손가락을 잘 다친다. 이런 저런 환경이 영 좋지 않다. 언제나 손끝을 매일 단련하고 연습을 쉬지 않고 악기를 관리하고는 있는데, 판데믹으로 연주도 공연도 없는 지금과 같은 세월에 그것들이 무슨 소용인가하는 생각도 하루에 한번씩은 든다. 약한 손끝처럼 마음도 약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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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17일 월요일

커피와 차

 


나는 커피를 좋아한다. 그런데 나는 어떤 것을 즐기기 시작하면 쉽게 중독되는 경향이 있다. 커피는 수십년 동안 조금 지나치게 많이 마셔왔다. 일년 전부터는 커피를 줄이기 위해 하루에 한 번만 (한 잔만이 아니다) 마시려고 하고있다. 좋아하는 것을 더 오래 즐기려면 양 정도는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밤중에 커피 그라인더를 노려보다가 역시 오늘은 그만 마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여 그대신에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붓고 보리차 티백을 넣어뒀다. 운전할 때에도 커피 대신 보리차나 우롱차를 가지고 다니기 시작했다. 덕분에 아침에 마시는 한 번의 (한 잔이 아니다) 커피가 조금 더 맛있어진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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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12일 수요일

새해, 고양이들


 2022년이 되었다. 고양이 이지는 낮에 잠깐 아내가 입혀본 옷을 입고 있었다. 잘 어울리긴 했지만 어디에 외출할 일도 없었기 때문에 다시 벗겨줬다. 옷에 익숙하지 않은 이지는 몇 걸음 걷는데에 오래 걸렸기 때문이다.


항상 잘 먹고 언제나 먹을 것을 보채는 뚱보 고양이 짤이는 오늘도 배가 부른채 구석자리를 찾아가 졸고 있었다. 저 자리의 바닥이 아주 따뜻하다. 다음 간식 시간까지 계속 자보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막내 고양이 깜이는 오늘도 심심해했다. 함께 사는 사람들이 나이 들면서 자주 많이 더 놀아주지 못하여 미안해하고 있다. 아내가 고양이 털을 모아 작은 공을 만들어줬다. 그것을 가지고 신나게 놀다가, 그만 어딘가에서 잃어버렸던 모양이다. 시무룩해진 깜이를 위해 아내는 공 한 개를 더 만들어줬고, 오래 지나지 않아 고양이는 공을 또 잃어버렸다. 찾아달라고 나를 올려다보길래 시선을 피하고 사진만 한 장 찍은 후 도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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