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20일 금요일

떠있는 고양이들

고양이 이지가 떠있다.

고양이 꼼이 떠있다.

떠있는 고양이 이지를 꼼이 보았다.

심야. 아내로부터 사진 몇 장을 받았는데, 고양이들이 공중에 뜬 채로 놀고 있었다.
그냥 높이 뛰었던 순간에 사진을 찍은 것일 뿐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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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16일 월요일

장난꾸러기

장난하고 놀고 싶어서 졸리운데도 잠을 이기려 애쓰는 막내 고양이.
엄청나게 먹고 뛰어놀면서 그 사이 무럭 무럭 자라줬다. 아프지 않고 매일을 즐거워하며 살아주니 고맙기만 하다. 조급한 성격에 활기찬 기운을 가진 것 까지는 예쁘고 좋은데... 무엇 때문인지 걸음걸이도 미숙하고 고양이라고 하기엔 실수가 많은 것이 걱정이다.
이 막내 노랑이는 제식훈련에서 애를 먹이는 훈련병처럼 오른손과 오른발이 동시에 전진하기 일쑤여서 어딘가 어색하고 비틀거릴 때가 많다. 그 이유는 알 수가 없지만 너무 신이나서 빠르게 걸어갈 때엔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우스워 죽겠다. 그러나 위험해보일 지경이다.

집안의 어른 고양이 녀석들은 소리도 없이 뛰어 오르거나 뛰어 내리고, 아주 좁은 통로를 지나거나 높은 곳에서 묘기를 부리듯 이동할 때에도 실수가 없다. 그런데 얘는 걸핏하면 지나가다 부딪히고, 늘 뭔가를 떨어뜨리거나 넘어뜨리고, 가구와 가구 사이에 발을 헛디뎌 빠져버리거나 굴러 떨어지고 있어서 걱정이었다. 고양이로서의 기본이라고 한다는 안전한 착지도 할 줄을 모른다.
그런 녀석이 조금 크더니, 요즘은 제법 고양이처럼 놀곤 한다. 언니 고양이들과 뛰어 놀면서 배운 것이 틀림없다. 예를 들면 엉겨붙어서 구르며 놀 때에는 꼬맹이의 동작과 똑같다거나, 높은 곳을 올라가는 방법은 순이의 몸짓을 흉내내거나 한다.
걸음걸이는 처음에, 누구에게 배웠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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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5일 목요일

공연 후기



기록해두지 않으면 자주 잊어버린다.
우리 밴드만의 단독공연이었어서 많은 것을 욕심내기로 했었다. 다른 공연에서는 쉽게 요청하지 못했던 악기들도 빌려왔다. 가능한 마음껏 소리내려고 작정을 했었다.

공연장의 크기에 맞는 앰프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했다... 엔지니어가 해줘야할 일은 그분에게만 따로 있는 것이고, 밴드의 무대 사운드가 완벽하게 감압을 조절하고 있지 못했다. 다섯 번 공연하면서 다섯 번 사운드 리허설을 해댔으니, 아직도 이 밴드에겐 사운드에 관한 매뉴얼이 정립되지 않은 셈이었다. 관객이 어떻게 들었는지, 어떻게 구경하고 돌아갔는지는 나중의 문제이다. 내가 만족스럽지 않은데 객석에 앉은 사람들이 신나든 불평을 하든 무슨 상관인가. 
공연의 질이 나빴다. 매우 아쉬웠다.

엘릭서라는 상표의 베이스 줄은, 한 마디로 못쓰는 줄이었다. 여름을 지나면서 스트링 비용이 너무 많이 지출되어버렸던 탓에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덜컥 두 세트나 사버렸었는데, 공연 이틀째에 다 끊어버리고 DR과 다다리오로 교환했다. 정전기가 심하여 심지어 앰프와 D.I.를 통해 스피커에 심각한 잡음을 내기도 했고, 연주 도중 잠시 페달보드의 이펙터를 만지다가 약한 감전을 느끼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답답한 소리.... 못쓰겠더라. 두 번 생각하지 않고 툭툭 다 끊어서 버리고 대기실에서 원래 사용하던 스트링으로 갈았다. 결국 십여만원을 며칠 사이에 낭비해버린 셈이 되었다.
Radial의 D.I.는 결코 나쁘지 않았다. 그 물건의 종류가 세 가지나 되는지도 몰랐다. 어처구니없게도 베이스 줄을 갈았더니 원래대로의(혹은 원래대로라고 여겨지는) 소리가 나왔다. (모든 것을 베이스줄을 탓하기로 마음먹었다.)

세 개의 악기를 썼는데 악기마다 페달보드의 세팅이 달라져야했다. 이펙터를 밟아대느라 발끝이 바빴다. 컴프레서는 거의 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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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2일 월요일

닷새 공연을 마쳤다.


닷새 동안의 음반발매기념공연을 마쳤다.
공연을 마쳤던 날 밖으로 나왔더니 갑자기 겨울 냄새가 났다.
연주하는 일은 나에게 일이지만 일이 아니기도 하다. 어쩌면 제일 좋은 휴식일지도 모른다.
꽤 많은 공연을 해왔던 한 해였는데 욕심같아서는 매주 닷새 엿새 공연을 하여도 좋겠다.
월요일, 다시 일을 시작하는 한 주가 되었다. 밀려있는 레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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