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31일 토요일

그곳이 어떤 장소인가 하면.


삼십분 후에는 아마 머리를 말리며 현관을 나설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아침 여덟시 까지 모여야 한다는 통보를 받고 알람은 울리지도 않았는데 번쩍 번쩍 눈 뜨고 혼자 놀라 일어나기를 세 번 째.
잠은 모자라지만 이미 깨어버렸다.


쌓인 메일함을 정리하고 읽고 답장을 쓰다가, 미국 사이트에 매물로 올라온 악기 사진 구경을 한참 했다.
내가 구입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면서.

일주일을 하루 처럼 맹렬히 보냈지만 언제나 어렵고 똑같이 힘들다. 잘 못한 일을 스스로 꾸중해보는 것도 한 두번이지, 타성이 배었다.

오늘은 남이섬에서 공연한다. 춘천댐 완공 이후 봉우리가 섬이 되어버린 그 곳. 여전히 친일파 민영휘 자손의 사유재산이라는 풍경 좋은 곳에서 만 하루를 보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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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27일 화요일

얼마나 오래.



분하다.

도저히 잠을 이길 수 없다.


스물 네 시간 깨어 있다가, 여덟 시간 정도 자두면 멀쩡히 회복된다거나 했으면, 정말 좋겠다.


철 없는 소리 하지 말고 제 때에 자고 제 시간에 일어나서 생활하라… 는 충고는 평생 들어 왔지. 모자란 재능과 지능을 수면이나 수명을 줄여서라도 어떻게든 채워보겠다는 것인데, 분하다. 안되는 일은 안되고 모자란 것은 채워지지 못한다.





2014년 5월 20일 화요일

너희들 말이다.


지난 밤에 시내에 나갔던 학생과 시민들 208명이 연행되었었다.

어떤 사람들은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고 어떤 사람들은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휴가를 내기도 했다. 어느 쪽이어도 괜찮다. 일상으로 돌아와 살아가야 하고, 도울 사람들은 돕기도 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일을 무슨 영화구경을 하듯, 언제나 볼 수 있는 남의 불행일 뿐이라고 여기는 사람들, 있다. 스스로의 손익 앞에서는 사납게 변하여 싸우듯 덤비는 주제에 타인의 일에 대하여는 쉽게 눈을 돌리는 법을 배웠다.


언제나 그래 왔으니까, 그런 이들은 또 그냥 그렇게 살아야겠지만 한 가지 만은 그냥 보고 넘기질 못하겠다.

광주의 이야기, 물속에 가라앉아 죽어간 사람들의 이야기, 계속 들려오는 노동자들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조롱하고 이죽거리는 것 말이다. 거기에 비열한 속물근성을 드러내어, 의로운 일을 했던 사람들을 근거 없는 말로 깎아 내리고 자격지심 탓인지 나서서 싸우는 사람을 흉보며 손가락질 한다.

너희들은 그럴 자격이 조금도 없잖아.
나 보다 나이 먹은 바로 너희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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