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3월 16일 일요일

마커스 밀러.

마커스 밀러는 그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는 팬들의 질문에 꾸준히 답을 해주고 있다. 아래에 정리한 것은 그 질문과 대답들 중에서 베이스에 관련된 것들을 모아본 것이다.

마커스 밀러의 베이스는 그가 1977년 2월에 구입한 것이라고 하고, 시리얼 넘버는 S732742 이다. 애쉬 바디에 메이플 네크이고 네크 픽업 쪽에는 늘 픽업커버를 붙여두고 있다. 로저 새도우스키가 그의 재즈 베이스에 프리앰프와 바르톨리니 픽업을 달아줬다. 브릿지는 Bad-Ass 의 것으로 교환해줬다. 그외의 다른 부분들은 처음 그대로이다.

1. 로즈우드 지판과 메이플 지판의 차이점에 관하여.
"메이플은 에보니, 로즈우드 보다 좀 더 센 느낌입니다. 메이플 네크의 소리는 다른 것들에 비해 더 강하게 됩니다. 나는 메이플 지판이 아니었다면 내 엄지손가락 주법의 소리가 상당히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핑거링의 경우라면 나는 조금 더 부드러운 나무, 보통은 로즈우드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나는 언제나 한 개의 베이스만 사용하고 있고, 메이플을 가지고도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2. 픽업커버에 관하여.
"잭슨 파이브의 저메인 잭슨이 베이스에 두 개의 픽업커버를 모두 달고 있는 것이 멋있게 보였습니다. 그래서 내 베이스에도 픽업커버를 붙여뒀습니다. 결국 연주할 때에 톤의 변화를 주기 위해 브릿지 쪽의 것은 떼어냈지만 네크 쪽의 것은 그대로 부착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그 픽업 가드가 없으면 연주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슬랩 연주를 할 때에 손뼘으로 픽업커버를 동시에 때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3. 애쉬바디의 펜더 재즈베이스를 고르게 된 이유.
"내가 그 베이스를 구입했던 것은 겨우 15세 때였습니다. 나는 무슨 나무로 악기가 만들어져 있었는지 알지도 못했습니다. 단지 펜더 베이스를 원했을 뿐이었습니다. 그 당시 선택할 수 있는 베이스는 세 가지 밖에 없었습니다. 깁슨, 리켄베커, 그리고 펜더였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위해서는 펜더 베이스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습니다. 나는 아마도 그 베이스가 열대나무인 발사우드 (balsa) 같은 것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더라도 개의치 않았을 것입니다.
메이플 우드로 만든 네크에 대해서는, 나는 그것이 그냥 보기에 멋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네크는 브라운 빛이었는데, 나는 메이플의 색상이 뭔가 다르게 보여지는 것이 좋았습니다. 베이스를 가진 다음에는 나는 그저 계속 연주하고 또 연주했습니다. 마침내 내가 가지고 있는 베이스에 잘 맞는 스타일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4. 사운드 장비에 대하여.
"장비는 소박한 편입니다. 아무런 이펙터를 사용하지 않은 적도 있었습니다. The Sun Don't Lie 앨범에 있는 Panther 라는 곡에서는 재즈베이스의 내츄럴 사운드를 많이 사용했습니다.
지금은 EBS 앰프와 캐비넷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랙에는 Distressor 콤프레서가 들어있는데 이것으로 힘이 많이 들어갔을 때의 사운드를 깎아주고 있습니다. Lexicon 이펙터 프로세서로 필요한 경우에 약간의 리버브를 사용합니다. 경우에 따라 약간의 디스토션과 페이즈쉬프트 등의 효과를 위해 페달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금 사용하는 페달들은 MXR 90 Phase, Mutron Envelope Filter, EBS IQ Filter, EBS Multi Drive, Dan Electro Overdrive, EBS Octaver 입니다."

5. 몇 개의 베이스를 가지고 있을까?
"적어도 쉰 개는 될 것입니다. 하지만 플렛이 있는 사운드가 필요한 작업을 위해서는 거의 77년 펜더 재즈베이스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플렛리스로는 새도우스키와 포데라, 그라파이트 모듈러스의 것을 번갈아 쓰고 있습니다."

6. 오늘부터 다시 시작한다면, 어떤 베이스를 고르겠느냐는 질문.
"오늘날 수 많은 새로운 베이스들은 나에게는 너무 하이테크의 소리를 내주는 것 같습니다. 전기의 힘으로 낮은 음을 과장해주는 매우 얇은 사운드들입니다. 반면에 이 베이스들은 솔로를 할 때에는 가끔씩 너무 두꺼운 음이 나거나 하는 오래된 베이스들과 달리, 훌륭한 소리를 내줍니다.
그래서 나는 오래된 악기의 컨셉으로 만들어진 새 버젼에 자연히 끌리게 됩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모델의 펜더 베이스, 혹은 재즈 베이스 스타일의 새도우스키 같은 것들입니다.
재즈베이스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다른 베이스들도 살펴본 적이 있습니다. Moon, F-Bass, Fodera, Ryder 같은 것들입니다.
어떤 경우에서든 가장 중요한 것은 적재적소에 어울리는 베이스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결론은, '내 베이스의 안과 겉을 두루 알고 있어야 하고 가능한 어떤 상황에서도 연주해낼 수 있는 것' 이 중요합니다."

7. 펜더 프레시젼과 재즈베이스의 차이점에 관하여.
"재즈베이스의 네크는 헤드 쪽으로 갈수록 가늘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나처럼 손이 작은... 그러니까 내가 맨 처름 베이스를 구입했을 때였던 열 다섯살 무렵의 어린 나이인 사람들처럼 작은 손을 가진 이들에게는 그 가늘어지는 부분 덕분에 네 개의 플렛 근처를 다룰 때에 편할 수가 있습니다. 프레시젼 베이스에는 한 개의 분리된 픽업이 있고 재즈베이스에는 두 개의 픽업이 있습니다. 재즈베이스는 보다 다양한 음색을 더 얻을 수 있습니다. 플렛리스 연주자들이 좋아하는 브릿지 부분의 픽업 사운드도 낼 수 있고 프레시젼 소리에 가까운 네크쪽 픽업 사운드도 낼 수 있습니다. 두 가지를 조합하여 사운드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나는 두 개의 픽업을 모두 최대로 두고 연주하고 있습니다. 가끔씩 조금 더 명확한 소리가 필요할 때에는 네크 픽업을 약간 줄여줍니다.
재즈베이스의 독립된 픽업이 가지고 있는 한 가지 결점이라면 전기잡음입니다. 두 개의 픽업 중 다른 하나를 줄이거나 했을 때에 잡음이 발생합니다. 그렇게 되면 엔지니어에게 불평을 듣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브릿지 픽업만을 사용할 경우가 생기면 엔지니어에게 잡음이 나게 될 것이라고 알려주곤 합니다. 만일 그가 심하게 불평한다면, 나는 노래가 시작될 때에는 두 개의 픽업을 모두 올려두고 출발했다가 노래가 시작된 다음 재빨리 한 쪽을 줄여버립니다. 일단 음악이 시작되면 아무도 잡음이 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할 것입니다.
재즈베이스와 프레시젼 모두 훌륭합니다. 두 가지 모두 용도가 많은 베이스입니다. 실제로 자코 파스토리우스는 프레시젼 네크에 재즈베이스 바디를 붙인 하이브리드 베이스를 직접 만들기도 했습니다."

8. 값 비싼 베이스에 대하여.
"내 의견으로는, 아무리 비싼 베이스, 아름다운 나무, 보다 긴 서스틴, 수 많은 픽업세팅 등을 구입한다고 해도 그것이 연주자와 음악에 적합하지 않는다면 다 소용없는 짓입니다. 실제로 예를 들면, 나와 내 드러머는 내가 사운드 체크를 해봤던 모든 베이스들을 다 내다버리기로 한 적이 있었습니다. 나는 항상 사운드 체크를 위해 새로운 베이스들을 쳐보고 있는데 그것들 대부분이 최소한 2500 달러가 넘는 가격의 베이스들입니다. 그런 베이스들은 대부분 과학적인 프로젝트와 같은 소리를 내주고 있습니다. 두 개 정도는 어떤 특별한 노래에 어울리긴 하겠지만 대개는 가벼운 사운드들입니다.
모두 가줘서 연주할 수 있는 좋은 솔리드 바디의 베이스를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쨌든 함께 연주하는 밴드에 잘 어울려야 하는 것이지, 악기 상점에 잘 어울리는 것이어서는 안됩니다. 만일 악기점 점원과 잘 알고 지내는 사이라면 매일 여러 베이스들의 소리를 들어볼 수 있을 것입니다. 가능하다면 한 번 쳐본다고 하고 집에 가져가서 녹음을 해본 뒤 그 베이스들의 톤을 잘 들어볼 수 있다면 좋을 것입니다. 녹음해서 들어보는 것은 앰프를 통해 직접 들어보는 것과는 다릅니다.
튜닝이나 제조상의 질적인 문제가 있는 값이 싼 베이스들은 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만 베이스의 값이 5000 달러나 될 필요는 없습니다. 나머지 돈은 아껴서 좋은 프리앰프라든지 듣고 연습할 수 있는 시디 등을 사면 됩니다."

9. 로저 새도우스키와의 인연.
"로저 새도우스키는 기타 엔지니어로 시작했습니다. 뉴욕의 스튜디오 연주자들이 악기를 수리하거나 플렛을 손보거나 픽업을 새로 달거나 할 때에 로저 새도우스키에게 악기를 맡겼었습니다. 어느날 그가 나에게 내 베이스의 브릿지를 바꿔보라는 제안을 했었습니다. 그가 소개한 것은 BADASS 브릿지였습니다. 그는 또 내 베이스에 고음과 저음부분에서 부스트를 내줄 수 있도록 온-보드 프리앰프를 달아보라고 제안했습니다. 그는 나중에 내 베이스에 바르톨리니 프리앰프를 달아줬습니다. (1981년)
그 즈음 로저 새도우스키는 베이스와 기타들을 직접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는 또 그가 내 베이스에 달아줬던 바르톨리니 픽업 사운드와 매우 유사한 소리를 내주는 자신만의 아웃보드 프리앰프 박스를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온보드 프리앰프는 아웃보드 프리앰프와 똑같은 기능을 해줍니다. 그것의 역할은 베이스에서 내는 소리가 앰프와 스피커에 도달하기 전에 그 소리를 다듬어주는 것입니다.
프리앰프라는 것은 다양한 것들을 해줄 수 있습니다. 아웃보드 프리앰프는 앰프에 도달해야할 신호가 약한 베이스의 소리를 증폭해줄 수도 있고, 이퀄라이저를 추가하거나 하이와 로우의 사운드를 각각 적합한 서로 다른 앰프와 스피커로 보내줄 수도 있습니다. Tri-Amping 이라고 하는, 하이, 미들, 로우 사운드의 베이스 음색을 각각 서로 다른 세 개의 앰프에 보내줄 수도 있습니다.
내가 사용하는 온보드 프리앰프는 단지 하이와 로우 사운드를 보강해주고 있습니다. 스튜디오에 가서 그냥 보드에 플러그를 꽂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나는 온보드 프리앰프를 마음에 들어하고 있습니다."

10. 베이스 줄을 교환하는 시기에 대하여.
"여름에 공연을 하러 다니고 있을 때에는 4 ~ 5일 마다 줄을 갈아줍니다. 다른 계절에 공연할 때에는 열흘 마다 갈아주는 것 같습니다.
집에서 스튜디오 작업을 할 경우에도 4~5 일 마다 줄을 교환하고 있습니다.
나는 손에 땀이 비교적 적게 나는 편이어서 줄의 생명이 오래가는 편입니다. 지금 베이스의 소리를 한 번 들어보고, 베이스 소리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 줄을 갈아줄 때가 된 것입니다. 앤소니 잭슨과 같이 언제나 새로 감은 줄의 소리를 좋아한다면 모를까, 매일 교환하는 것은 불필요합니다. 만일 그렇다면 줄을 가능한 싸게 구입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나는 줄을 교환한 다음 이틀 정도 지났을 즈음의 소리를 좋아합니다.
뉴욕에서 많은 세션을 하고 있었을 무렵에, 나는 앤소니 잭슨이 매번 세션을 할 때마다 줄을 풀어서 버린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나는 그의 뒤를 따라다니며 그가 버린 '오래된' 줄을 수집하려고 했었습니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 줄들은 완벽하게 좋은 것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줄 값은 언제나 비쌌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나는 앤소니 잭슨이 하루 쓰고 버리는 줄을 구하지는 못하였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줄을 풀어버릴 때에, 늘 커터로 줄을 끊은 다음, 아예 내다버렸기 때문이었습니다. 나는 어찌나 화가 났던지... "

11. 줄을 물에 끓여서 사용해본 경험에 관하여.
"요즘은 줄을 삶거나 하지 않지만, 예전에는 늘 그렇게 해왔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줄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었으니까요."

12. 베이스 줄의 텐션에 대하여.
"베이스 줄의 텐션에 대해서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다만 프리앰프라는 것이 줄의 높이나 줄과 픽업과의 간격에 관한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해준다는 것을 알고 있을 뿐입니다. 결국 줄의 텐션같은 것도 자신에게 잘 맞도록 해두고 쓰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

이 글은 2003년에 인터넷을 보며 번역, 의역해뒀던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복사를 하여 이곳 저곳에 옮기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마음대로 편집하여 쓰기도 하고, 자신의 블로그에 마치 자신이 쓴 것처럼 올려두기도 했었다.
남이 멋대로 옮겨뒀던 곳에서 이 글을 발견하고 다시 읽다가 문장이 너무 심한 것은 새로 고쳐서 다시 기록해뒀다. (2010, 10월)

2003년 3월 11일 화요일

크리스챤 맥브라이드.


이 사람은 어느 인터뷰에서였는지 아니면 글에서였는지 자신에 대하여 이렇게 말했었다.
"나는 재즈의 전통과 미래를 잇고 있다."

겸손하지 않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사실이다. 매우 수긍할 수 있다.

그의 최근 앨범 Vertical Vision 은 꽤 좋았다.
정말 이제부터의 재즈음악은 이렇게 되어가야 좋은 것 아니냐, 라고 하는 것 같았다.
이 음반을 구입하면 시디 속에 선물이 숨어있다. 음악이 담긴 비디오가 한 편, 그리고 자신의 앨범을 설명하는 비디오가 한 편 들어있다. 시디플레이어에서 빼내어 컴퓨터의 드라이브에 집어 넣으면 볼 수 있다. 성의있다는 느낌도 들고 기술에 실시간으로 잘 반응하는 사람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의 홈페이지 역시 친절하게 잘 꾸며져 있다.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사람들이 구경할만한 것들이 세세하게 잘 담겨있다. 쓸모없는 것들 음악 외의 가십성 글들은 없다. 1972년생, 젊고 노련하며 대단한 테크닉을 지닌 연주자의 홈페이지 답다.

http://www.christianmcbride.com/index.html




.

2003년 3월 8일 토요일

방송이 싫을 때.

방송은 어차피 그런 용도로 쓰이는 것인가 보다, 할 때가 있다.
선동의 기능, 교육과 지시의 기능, 여론의 기능, 오락의 기능 등으로 시작했겠지만...
이제는 전파를 낭비하는 기능으로 쓰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라디오 녹음도 TV 녹화도 모두 마찬가지.
그런 것에 출연하면 자주 개운하지 않은 기분으로 일을 마치게 된다.
사기치는 것에 조력한 기분이 든다.
이것은 무엇을 만들어내는 것도 아닌 것 같고...

한편으로는 그것이 대중의 수준을 나타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대중의 눈높이가 그 정도이니까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은 다른 것에 신경쓰며 출퇴근을 하면 되는 것인지도. 사기이거나 기만이거나 간에 광고와 돈과 사이드 이펙트만 있으면 그게 어디인가,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