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31일 수요일

괴발.


눈을 떠보니 내 얼굴 위에 이것이 똭~.

잠든지 세 시간 만에 또 일어났다.

이십여년간 잠이 부족하다.



솔직히, 힘들다.





2013년 7월 28일 일요일

내 고양이의 심술.

고양이가 심술을 부리느라 오늘은 터치패드를 베고 비켜주지 않고 있다.
어제는 마우스를 베고 자고 있었다.

사실은 심술을 부리는 것이 아니다.
불편할텐데도 언제나 내 곁에서 졸며 함께 해주느라 고양이는 고생스럽다.
나는 자주 미안해한다.




아침 일찍 달렸다.


새벽부터 안개가 자욱했다.
아침이 밝기 시작하고 건물 10층의 창 밖을 내다보니 구름 속에 있는 것 같았다.
"토요일이니까 낮에는 사람이 많을거야. 그러니까 지금 나갔다 오겠습니다." 라고 변명하듯 말하고 자전거를 꺼내어 나가려는데 등 뒤에서 아내의 대답.

"똑같은 생각을 아마 남들도 할걸."

과연 그랬다.
아침 여섯 시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 길 위에 있을 줄이야.
이 동네에서 평소에 내가 제일 게으를 것이라는 생각을 새삼 해보았다.

동네에서 십여 킬로미터 쯤 멀어질 무렵 부터는 그래도 조금 한산했다.
여전히 안개가 덮힌 강을 힐끗거리며 하얀 안개 속에서 유난히 새까맣게 보이는 까마귀들이 나는 것도 구경하며 달렸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조안면의 능내리호수를 내려다 보게 되었다.

반대편을 달릴 때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가득한 연잎이 거품처럼 물 위에 끓고 있었다.




2013년 7월 27일 토요일

잠꾸러기 고양이.


집에 왔더니 고양이는 아직 세수도 안하여 얼굴에 털을 붙인채로 햇볕을 쬐며 졸고 있었다.






울산 공연.


월요일에 했던 울산 공연. 덥고 습했다.
여름철 야외공연에는 수영복이나 핫팬츠를 입는 문화 정착이 시급하다…라고 생각했다.

(관객은 토플리스로…)






2013년 7월 26일 금요일

찌는 듯 덥다.


새벽에 안개가 두껍고 무거웁더니, 찌는 듯 덥다.
고양이의 털을 빗긴 후 그 털뭉치를 가만히 손바닥에 올려두면 금세 땀이 날 정도로 따뜻하다.
고양이들은 정말 많이 덥겠구나.



길었던 여름.


난폭했던 장마가 멈추던 어제, 장모님은 건강을 회복하시고 퇴원하셨다.
나는 토막으로 나누어 잠을 자던 것의 부작용으로 어지럼증이 심했다.
어제 저녁에 자전거의 체인을 닦고 기름칠을 해뒀었다.
한 달 만에 조용한 길을 달려 강기슭에 다가가 앉아있다.

땀을 닦고, 물 한 모금.





2013년 7월 25일 목요일

장마가 멈췄다.



난폭했던 장마가 멈추던 어제, 장모님은 건강을 회복하시고 퇴원하셨다.

나는 토막으로 나누어 잠을 자던 것의 부작용으로 어지럼증이 심했다.

어제 저녁에 자전거의 체인을 닦고 기름칠을 해뒀었다.


한 달 만에 조용한 길을 달려 강기슭에 다가가 앉아있다.
땀을 닦고, 물 한 모금을 마셨다.
아주 긴 여름이 지나가고 있었다.



.

2013년 7월 24일 수요일

목 아픈 아침.


깊은 밤에도 스피커를 켜둘 수 있는 작업실, 나도 가지고 싶기는 하다.

헤드폰을 쓴 채로 아침을 맞았더니 모가지가 부러져 슬픈 짐승이여…가 될 지경.





무능하고 오만한 사람.



살면서 아주 여러번 확인하는 것인데

오만한 사람은 무능하더라.

아니면... 무능해서 오만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

2013년 7월 23일 화요일

고양이 이지.

어머니를 위해 이른 아침 일어난 아내를 병원에 태워다 주려 정신을 차리는 중. 습관이 되어 잠에서 금세 깨어났다.

아내를 정말 엄마로 알고 있는 고양이는 아내가 집에 있을 때엔 표정이 편안하다. 며칠만 더 견디렴.




천막대기실.


미리 줄을 풀어두고 수건으로 네크를 감싸둔채로 들고 왔지만 습도는 어쩔 수 없었어서... 공연 직전 천막대기실에서 튜닝을 몇 차례나 해보며 신경을 썼다.



'공연 5분 전'.

차례대로 한 사람씩 들고 나갈 수 있게 널어둔 악기들.




울산 '서'머 페스티벌.


보여지는 그림의 글자 그대로, 울산 '서'머 페스티벌에 참가, 연주하러 다녀왔다.

'서머'가 낯설다는 의견, 지역주민의 실제발음을 고려했다는 주장, 맟춤법 표기상의 문제였다는 설 등등이 있었으나 '썸머'나 '써머' 혹은 '서멀'이라고 해도 어차피 이상했을 것이라는 견해에 모두들 동의했다.

그러면, '여름'이라는 말이 있었을텐데.


요즘은 등과 어깨의 일부분을 어딘가에 기대기만 하면 잠을 잘 수 있다.
기차가 출발한 후 오십여 분을 책을 읽으며 버티다가 결국은 잠들어버렸다.


기차의 승무원이 이런 요긴한 것을 선물로 주셔서 잘 썼다.

혼자 여행하는 경우 안대를 사용할 때에는 소지품들을 모두 가방안에 넣은 후 끌어 안고 자야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리허설 후 첫 끼를 먹고, 공연시간 까지 대기실로 사용했던 커피집.
한쪽 벽에 소설과 비실용적인 실용서적들이 있었다. 나는 허영만 님의 만화를 꺼내어 다 읽었다.

그리고... 제발 루왁 같은 것이 귀하고 격조 높은 음식인 것 처럼 여기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문명이 진보될 수록 윤리를 생각하며 먹고 싸면 좋지 않을까.



폭우가 쏟아지던 중부지역에서 기차를 타고 내려와보니 맑은 하늘에 구름은 흔들거리고 햇빛이 비 대신 쏟아지고 있었다.
태화강 부근에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같은 방향으로 수 없이 지나가고 있었다.

나는 자전거 타는 법을 잊어버려서 다시 배워야할지도 모르게 되었다.





기차 안에서.


비가 쏟아지길래 서둘러 나오는 바람에 서울역에 너무 일찍 도착. 주차장에서 삼십 분 졸았다.
한 시간이라도 잠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기차에서 안대을 나눠주고 있어서 냉큼 넙죽 받음.

비가 오지 않아 가뭄일지도 모른다는 남쪽으로 달리는 중.




2013년 7월 22일 월요일

혼자 딴 생각...


커피집에서 인터뷰 중.
혼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음악이나 듣고 싶었다.




2013년 7월 21일 일요일

늘 새벽.

밤새워 작업을 마치고 컴퓨터를 끌 수 있을 때의 만족감이 있다.
창문으로 빛이 들어온다.

값 비싼 렌즈를 써본적 없는 나는 사실은 광학기기를 잘 관리할줄 모른다. 대충 잔먼지를 없애고 필터나 닦아뒀다.

서너 시간 후에는 합주와 인터뷰와 촬영을 하러 가야한다.
합주연습만 하고 도망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안심하는 고양이들.


어머니의 병실을 지키느라 사흘만에 집에 아내가 돌아왔다.

그랬더니, 집에 살고 있는 고양이들의 표정이 모두 편안해졌다.

나 혼자 집에 돌아오는 날에는 전부들 무슨 방학숙제라도 있는 것 처럼 각자 뭔가에 바쁜체를 했었는데 아내가 집에 오니 소란스러울 정도로 그릉거리다가 한 녀석은 내 무릎에 올라와 잠이 들어버렸다.



돌봐주던 엄마가 없이 습하고 더웠던 장마 기간을 보내는 동안 제일 의연했던 고양이는 역시 큰언니 고양이.
'그 여자, 내가 조금 아는데... 걱정 마, 낼 모레 정도엔 올거야.' 라고 말했다.
아차, ...말하는 것 같았다.


끝으로, 제일 얄밉다는 막내 고양이. (나이로는 정말 막내가 아니긴 하지만.)
이 뇬은 집에 나 혼자 있을 때에는 저런 짓을 해보는 일이 없었다.




2013년 7월 20일 토요일

새 로직 프로.


로직 프로 텐.
드디어 나왔다.
너무 오래 기다려서 그런 것인지, 아이구, 드디어 만들어 주셨군요~ 고맙습니다... 라는 기분은 별로 들지 않았는데.

어차피 쓰게될 것을 이틀 동안 짬이 날 때 마다 리뷰 기사 읽고 관련 문서 찾아보고... 프로모션 페이지 거의 외우다가 결국 설치했다.

아주 좋다. 좋은데, 조금 늦었다. 적어도 작년 정도에는 이런 수준으로 나와줬어야 했다.
그래도 뭐 감사.






아내의 신발.


어머니의 입원이 점점 길어지더니 아직도 병실에 계신다.
그래서 구겨진 아내의 오래된 운동화도 여전히 그 병실에 함께 놓여있다.
입원 중인 다른 분들이 잠에서 깨어날까봐 신발을 벗고 뒷꿈치를 든 채로 다니기 때문이다.

익숙해진 심야의 병원 복도는 정이 들지 않는다.
나는 매일 아침 어지러워하며 운전하고 나가서, 매일 새벽 몽롱한 상태로 집에 돌아와 고양이들에게 변명하듯 이런 저런 사정을 얘기해줬다.
등을 어딘가에 기대면 잠이 쏟아진다. 카페인에는 내성이 생겼는지 이제 각성도 되지 않고.


장모님은 많이 나아지셨다.
조금의 여유를 찾은 우리들은 이제 엄마의 퇴원 후의 일을 지레 걱정하고 있다.
기운을 차리신 어머니가 '이제 집에 가자'라고 하셨던 목요일, 오랜만에 비가 멎고 눅눅한 서울에는 햇빛도 다녀갔다.

다음 주에는 아내의 헌운동화를 몰래 내다 버린 후 손 잡고 신발가게에 들러볼 수 있으면 좋겠다.





2013년 7월 17일 수요일

병실에서.


아내도 나도 지난 여드레 동안 거의 안자고 거의 못먹었다.
그런데 마누라는 볼살이 빠져서 체중이 줄어 보이는데 나는 뭐 변한게 없는 것 같아서, 억울하다.
일을 마치고 부지런히 달려가 바닥에 앉아 졸고 있는 사람을 깨웠다. 덩그라니 벗어놓은 신발도 며칠 동안 피곤에 절여진듯 보였다.

그래도 웃어보이고 누워계신 엄니에게 농담도 건네었다. 기운 없어도 그녀들은 웃는다. 내 싱거운 한 마디에 아무 핀잔도 없이.


집에 돌아오니 고양이들이 서로 몸을 부비며 인사를 해줬다.

장모님은 나으실 것이고 아내는 편안해질 것이다.
그리고 장마가 끝나고 나면, 꽃이 보이는 곳에 함께 걸터 앉아 바람내음을 맡아야지. 




2013년 7월 15일 월요일

장마.


잊지 못할 칠월, 기억에 남을 장마.

비는 끝없이 내린다.
아내는 아프신 어머니를 위해 지난 일주일 동안 고속도로와 응급실과 중환자실들을 뛰어다녔다.

긴박했던 어제밤은 비 쏟아지는 소리에 이제 다 지워졌다.
고양이들은 모든걸 알고 있다는 듯 사람의 근처에 조용하게 모여 앉았다.






2013년 7월 14일 일요일

호칭.

호칭은 불려지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부르는 사람을 드러내는 말이다.

누군가가 내 앞에서 나를 대하던 호칭을 내 등 뒤에서는 다르게 하더라는 말을 들었다.

그다지 관심이 생기지 않기도 하고, 뭐 그래도 된다고 생각한다.



잠자는 방법.


장마철에 편안하게 잠 자는 방법.



2013년 7월 12일 금요일

불쌍타.

알고 지내는 사람이 쓴 책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자에게 '책 한권 달라'고 했다가, '사서 보시라'는 말을 듣고 결국은 '구입해서 읽었다'라며 으쓱거리는 꼴을 눈 앞에서 보게 되었다.

불쌍하다. 그 책, 대대로 물려줘라.
무려 네가 돈 주고 산거니까.





고양이 친구.



밤을 함께 보내는 고양이.

가끔 한 마리씩 나와 함께 밤을 온전히 새우는 고양이들.

오늘은 너로구나.










선물



시간을 잘못 알고 너무 일찍 일터에 와서 망연자실 하던 중…
학생으로 부터 선물을 받음.

뭐 이런걸 상품으로까지 만들었을까. (쓸모도 없...)


그래도 고맙다~.




2013년 7월 11일 목요일

멍청한 고양이.


내가 아무리 잘 해줘도 집안의 여자만 좋아하는 고양이.


알려줄까, 그 아줌마는 네 친엄마가 아녀.

...비뚤어져라.





동그란 고양이.


자주 세면대 안에 들어가 잠을 자는 이 녀석 때문에, 나는 아내로부터 특별히 이곳 주변을 깨끗하게 해두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얘가 몸을 동그랗게 하고 잘 수 있는 장소를, 나는 이 집에서 스무 군데는 알려줄 수 있다.

(물을 틀어두고 도망가보고 싶다.)








광주, 병원.

왕복 아홉 시간 운전. 여섯 시간은 도로를, 나머지는 물 위를 달린 느낌.
그리고 열 두 시간 동안은 예상하지 못했던 일로 병원 안에서 보냈던 하루.

모든게 잘 되었다고 할 수 있으므로, 보람 있었다.


2013년 7월 10일 수요일

광주에서.

광주 동구청 앞.

이제 이 사진을 보면 오늘 일어났던 모든 일들을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2013년 7월 9일 화요일

행복한 친구들.


행복한 친구들.



.

2013년 7월 8일 월요일

고양이의 눈.



절대 놀란 표정이 아닌 고양이.

원래 눈이 저만하다.



.

장마.


토요일 저녁, 아내의 전시장에 조촐한 행사가 있다고 하여 다녀왔다. 직접 만든 인형들은 관심도 없이 다른 분들의 작품들만 구경하며 집요하게 물어보는 여자. 나는 설마 그런 것들도 만들어보겠다고 할까봐 겁을 먹음.

그리하여... 자전거를 탈만한 기회였던 주말을 그냥 보내버렸다.

앞으로 한동안 비가 온다고 하니, 휠셋을 바꿔 끼우고 실내용 트레이너를 다시 꺼내볼까, 아니면 이번 여름에는 비맞으며 자전거 타는 것에 익숙해져 보기로 할까.





비를 구경한다.


비가 내린다.
고양이는 창 밖의 비를 구경하고 있었다.
공연은 취소되었다.

이미 집 밖에 나온 후에 통보를 받아서, 어디 갈 곳이 없나 하며 방황하고 있었다.





2013년 7월 6일 토요일

그림자.


꽃잎은 아주 잠시 뿐.

곧 시들어 날리겠지.



조동진 님의 노랫말.




2013년 7월 5일 금요일

좋은 소리.



적어도 백 번은 해보았을 곡들을 공연을 위해 처음 부터 끝까지 굳이 또 연습해보는 것인데도, 여전히 즐거운 기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연습실의 에어콘이 고장이어서 문을 열어두고 연주했던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오늘 따라 적당한 습도와 온도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는데... 바로 곁에서 울리고 있는 윤기 형님의 드럼 소리가 새삼 어찌나 좋았던지 합주가 아니라 감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작 나의 소리는 아주 이상했다.

악기들이 다 아픈 모양이거나, 내가 요즘 좀 이상한 탓일텐데, 다가오는 공연이 조금 걱정 되었다. 한 개씩 줄이라도 갈아줘보아야겠다.

 합주연습은 스물 남짓의 곡들을 정주행하며 한 번씩 연주해보는 것으로 깔끔하게 마쳤다.





지붕 위의 고양이.


인사동 골목 사이의 낮은 지붕 위를 뛰어다니던 어린 고양이 한 마리.

해가 질 무렵이어서 깨끗하게 촬영하지 못했다.


야윈 듯 보였는데... 비 많이 내리고 무더운 계절, 그 동네를 오가는 사람들이 부디 친절하게 대해줬으면.





2013년 7월 4일 목요일

사람들.


이십여년 만에 만났던 사람들.
만나지 않았거나 못했던 시간의 간격은 아랑곳없이 그 시절의 웃음소리가 지금의 수다에 실려 날아다니고 있었다.

가까왔던 친구 오남규는 얼마 전에도 만났던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찍어온 사진을 보니 학전에 계시는 김민기 님을 닮으며 나이먹은 것이었네.





줄을 좋아하는 고양이.

몸집이 작은 고양이 이지는 어릴적 부터 모든 줄을 좋아했다.
책갈피 끈을 삼키는 바람에 심야에 병원에 갔던 일도 있었고, 내 값 비싼 이어폰 줄을 곱게 씹어 끊어 놓기도 했었다.
모든 종류의 줄만 보면 아직도 장난을 하는줄 알고 재미있어한다.
무척 귀엽다.







2013년 7월 1일 월요일

꽃.



여름 내내 동네에 가득 피어있을 꽃들을 보았다.

나비를 사진에 담고 싶었지만 어려웠다.



뙤약볕.

볕은 따가왔고 기온은 섭씨 34도였다.
오늘은 소나기도 없었다.

식당에서 만났던 어린 강아지는 볕을 피하려 그늘로 들어가버렸다.
뙤약볕 시멘트 바닥에서 강아지는 발바닥을 얼마나 뜨거워했을까, 사람들은 그런 것을 알아주려 하는 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