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31일 목요일

좋지 않았던 공연.

이틀 전 일요일의 모습. 무대에 오르기 직전이었다.

아침 일찍 출발하여 긴 리허설과 대기시간을 가지며 준비했다. 그런데 무대 위의 음향이 최악이었다.
연주를 하면서 양 옆에 서있던 스탭들에게 열 번도 더 요구사항을 말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무엇을 해도 소용이 없을 때엔 스스로에게 화를 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내가 덜 예민해졌고 너무 무덤덤하게 준비했던 것을 탓하려 하고 있었다.

이런 일을 다시 겪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공연이었다.




2014년 7월 22일 화요일

몸도 자전거도 멀쩡하다.



어제 저녁에는 오랜만에 조금 힘을 주어 자전거를 타고 달렸다.
손보아 두었던 체인도 멀쩡했고 디레일러의 동작도 산뜻해져있었다.
새 휠셋을 가지고 싶어했었는데 어떤 작용 때문이었는지 조금 뒤틀려있던 앞바퀴도 제자리로 돌아와있었다. 올해도 그냥 지금 상태로 더 달려보기로.

집앞에 도착하여 공원의자에 앉았더니 물 바가지를 뒤집어 쓴 것 처럼 땀이 멈추지 않고 흘렀다. 몇 번은 계속 수건으로 닦아내다가, 그냥 내버려뒀다.

앞으로의 일들을 걱정하는 버릇도 그만 두고, 이제는 그냥 내버려두는 습관을 들이고 싶어졌다.




2014년 7월 17일 목요일

Coffee and Cigarettes



Tom Waits를 찾다가 생각이 나서 조각 동영상을 다시 보게 되었다.
십 년 전의 영화, Coffee and Cigarettes.

Jim Jarmusch의 영화. Iggy Pop과 Tom Waits의 능청 떠는 씬은 아무래도 대본이 없었던 것 아닌가 싶었을 정도.

덧붙여…
건강에 정말 해로운건, 그놈의 건강 때문에 담배 끊어라 + 예수 믿고 담배 끊어라, 일 것.
장담하는데, 지져스 형이 이천 년 후에 태어났다면 말보로 레드를 물고 다녔을거야. 대형교회의 제단에 올라 발길질 하면서 말이지.





2014년 7월 16일 수요일

구조된 어린 고양이.


엄마, 형제들과 헤어져 혼자가 되어버렸던 손바닥 보다 작은 어린이 고양이.
기운이 없어서 가망이 없을줄 알았다가 아내가 지극정성으로 먹이고 보살펴 살려놓았더니…


집안의 어른 고양이들에게 시비를 걸고 사람 발가락 손가락에 매달려 멋대로 깨물며 다른 고양이들의 장난감도 갈취. 궁지에 몰리면 영악하게 아내의 뒤에 숨어서 꺅꺅.

얘를 어서 입양 보내지 않으면 안된다.

너무 정들기 전에 서둘러야겠다는 마음으로 하루 세 번씩 아내를 다그치는 중. 어서 좀 보내라고, 이러다가 열 마리 채우는건 시간 문제라고.




2014년 7월 15일 화요일

아내가 살려낸 고양이.

손바닥 보다 작은 녀석이 어찌나 신나게 뛰어 다니는지.

떨어지면 다칠까 밟히면 어쩌나 집안의 사람들과 어른 고양이들이 모두 긴장 상태이다.

병원 수의사는 가망이 없을지도 모른다고 했었다. 아내가 어린 고양이를 정성껏 보살펴 살려놓았다. 그러나 완전히 건강해지기 전 까지는 쉽게 입양 보낼 수 없을 같다고 했다.

할머니 고양이를 돌보랴 어린이 고양이를 살피랴 매일 잠이 부족한 아내가 고양이들과 함께 잠깐 잠이 든 오후, 나는 소리를 내지 않으려 발뒤꿈치를 들고 다녔다.





2014년 7월 11일 금요일

아기 고양이.


엄마, 형제들과 헤어져 혼자가 되어버렸던 손바닥 보다 작은 어린이 고양이.
기운이 없어서 가망이 없을줄 알았다가 아내가 지극정성으로 먹이고 보살펴 살려놓았더니...

집안의 어른 고양이들에게 시비를 걸고 사람 발가락 손가락에 매달려 멋대로 깨물며 다른 고양이들의 장난감도 갈취. 궁지에 몰리면 영악하게 아내의 뒤에 숨어서 꺅꺅.



얘를 어서 입양 보내지 않으면 안된다.

너무 정들기 전에 서둘러야겠다는 마음으로 하루 세 번씩 아내를 다그치고 있다. 어서 좋은 주인을 찾아주지 않으면 우리는 얘를 보내지 못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 이러다가 열 마리가 될까 두렵다.



.

자동차 방전.



학원 약속시간에 맞춰서 지하 주차장에 내려가 시동을 걸었는데 피시식 하며 꺼져버렸다.
보험회사의 서비스를 써먹어 응급 점핑을 하고 동네에 있는 가게에서 배터리를 교환했다. 배터리를 5년이나 사용했으니 오래도 쓴 셈.
하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돈을 또 지출.
남의 말을 잘 듣지 못하는 증상은 남한에 질병처럼 퍼져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배터리 교환을 하러 갔던 곳에서 사장님으로 보이는 분에게 새 배터리로 교환하러 왔다고 말을 했다. 그런데 테스터기를 가져와 전압을 체크하고 차량출시연도를 확인하더니 무슨 설명을 하려고 하고 있었다. 두 번째로 이야기하여 겨우 배터리 교환. 시간도 없는데…
놀러온 사람으로 보이는 다른 사람은 자동차 엔진을 보면서 ‘이거 휘발유죠?’라고 물었다. 아니라고 했더니 잠시 후엔 ‘차를 자주 안 타니까 배터리가….’라고 하길래, 나는 매일 장거리를 다닌다고 해줬다.

그 후엔 다시 성가시게 말을 붙이지는 않았는데, 이런 사람들을 부쩍 자주 만나다보니 아마도 전염병 중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딱 그 정도.

노랫말이 가진 문학적인 아름다움을 모르는 연주자들이 많다.

그리고, 멜로디와 사운드 만으로 이루어지는 음악의 미학을 모르는 '싱어 송 라이터들'도 딱 그 정도 만큼 많다.







2014년 7월 7일 월요일

인천에서 공연.

하늘은 맑고 고층건물 사이에는 바닷가 바람이 신경질을 부리고 있었다.

일찌감치 도착하여 기다렸지만 언제나 그렇듯 약속했던 리허설 시간은 계속 늦어지고 있었다. ('딜레이'같은 말 좀 쓰지마라...)

무대 뒤에 앉아서 하늘 구경만 했다.






2014년 7월 6일 일요일

매일 밤.

늦은 밤에 집에 돌아오면, 불 꺼진 방에서 언제나 볼 수 있는 모습.

매일 이 구도에서 고양이만 바뀌어 있다.






2014년 7월 4일 금요일

하루 종일 방송녹화.



길고 길었던 하루.
너무 일찍 일어났던 것은 실수였다.
집을 떠나면서 카페인 음료를 단숨에 마셨던 것 덕분에 버텼다고 생각하는데, 최근 그런 음료수를 너무 자주 마시고 있다.


병풍 처럼 무대 위에 서거나 앉기를 반복하며 무려 여섯 시간.
방송용 소품이면서 인건비 저렴한 출연자로서의 인내심이 다 소모될 무렵 통유리 벽 너머로 보이던, 무심히 서있는 나무들에게 존경심이.

너희들은 참 무던히도 묵묵히 내려다보고 있었구나, 싶었던.

무거운 짐을 끌듯이 들고 돌아와 겨우 방 안에 앉아서 곁에 다가와 얼굴을 부비는 고양이를 끌어당겨 베고 누우려고 해보았다.









2014년 7월 2일 수요일

만들어지는 중인 인형.

아내가 만드는 중이던 고양이 인형.
아무도 없을 때엔 소심하게 돌아다닌다거나 고양이 사료에 입을 댄다거나 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생각을 왜 하지.




.

2014년 7월 1일 화요일

막내 고양이.


막내 고양이.
집에 오는 아내의 발목을 붙잡고 드러누워 결국 집안까지 따라 들어와 살게 된 고양이.
심성이 착하고 참을성이 많다.
더 자주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