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24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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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23일 토요일

점점 더 무거워졌다.


아내가 방을 깔끔하게 정리해준 덕분에, 여행에서 돌아온 뒤로 앰프 앞의 연습하는 자리가 정돈이 되었다. 내 머리로는 방의 구조를 바꾸거나 하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아내는 그런 일을 쉽게 해내는 것 같다. 다음부터 무거운 가구는 내가 옮길테니 도면을 그려서 보여주면 좋겠다.

몇 년 동안 써왔던 MXR의 컴프레서는 떼어냈다. 그 자리에는 Moollon의 컴프레서를 놓아두기로 했다. 이가 빠진듯 비어버린 자리에 임시로 고양이 순이가 그려진 양철통을 올려두었다. 연주하러 다닐 때 가방이 더 무거워지고 있다.
아직도 필요한 것들이 더 있는데,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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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서 공연.


이달 초의 전주영화제 공연. 모니터 스피커와 앰프를 외면하며 리허설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단순하게 비교할 일은 절대 아니겠지만, 똑같은 야외공연인데 앰프의 사운드는 먼 나라에서의 그 소리와 많이 달랐다. 좋은 소리를 내지 못하는 연주자의 입장도 괴로운 것이고, 좋은 소리를 아직 듣지 못하며 즐겨야하는 청중의 입장도 불쌍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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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22일 금요일

언니 고양이.


일본에서 태어나 살아왔던 집안의 언니 고양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인언니를 따라 이민을 왔다. 이제 만 삼 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집안을 뛰어다닌다.
그렇게 장난치고 놀기 좋아하면서 그동안 다른 고양이와 사람들을 경계하느라 방안에 틀어박혀 있었다니.
즐겁게 잘 지내주길, 고양이 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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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고양이.


어떻게 엎드려있어도 엉덩이를 하늘로 향할 수 밖에 없는 막내 야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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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 좋은 식구.


자꾸 뒤통수에 시선이 느껴져서 뒤돌아봤더니 두 마리의 야옹이들이 있었다.
막내 고양이는 다리가 길어서인지, 엎드리면 늘 궁둥이가 치솟아 있는 모습이 되어버렸다.


'얘, 사진 찍잖니.'라고, 순이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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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21일 목요일

Hollywood Bowl

공연 리허설을 마친 후 관객이 입장하기 몇 분 전, 멤버들과 함께 객석의 꼭대기까지 걸어 올라가보았다.
어느 노인이 노란 옷을 입은 스탭들로 보이는 사람들을 인솔하며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그가 나를 보며 숨가쁜 목소리로 인사를 해줬다. '오랫동안 아주 많은 음악인들을 여기에서 보셨겠군요'라고 물었더니, 잠시 뒤돌아 함께 무대를 내려다보며 얘기를 해줬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을 보았고 많은 음악들을 들었지. 젊을 때의 내 첫번째 일거리는 이 꼭대기에서 무대로 돌진하는 녀석들을 막는 일이었다네... '
웃음소리는 내지 않았지만 노인의 얼굴에 주름이 더 많이 잡히면서 두 눈은 행복하게 웃고 있었다. 노인과 마주 보며 나도 따라 웃었다. 그의 추억 속엔 관객석의 의자들만큼 많은 이야기들이 가득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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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가득했다.


어릴 적에, 친구와 약속을 할 때에 자주 음반가게에서 만나기로 하곤 했었다.
명동의 어느 곳, 서대문의 거기, 대학로의 그곳이라는 식으로 약속을 하고 그 장소에 도착을 하게 되면, 어느 쪽이든 서두를 것 없는 처지였으므로 자리에 뭉개고 앉아 음반을 골랐었다. 돈이 없었으니 가게를 나올 때에 손에 집어든 것은 언제나 한 두 장 뿐이었다고 해도.
음악들이 빼곡하게 꽂혀있는 진열대 앞에서, 걸음을 재촉해야하는 여행객의 심정은 금방이라도 울것만 같았다.
이제 내 나라에서는 없어져버린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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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20일 수요일

멍하니 있기.


하루의 대부분은 쫒기는 시간이거나 기다리는 시간이 전부이다.
그리고 내 걸음걸이는 세상의 속도와 항상 다르다.
어쩌면 하루의 대부분은 멍하니 그대로 있는 시간일지도 모르겠다.
자동차로 가득 차있는 도로 위에서 시간에 쫒길 때에나 낯선 도시의 커피집에 앉아 공연시간을 기다릴 때에나간에, 그저 멍하니 있기.
꿈꾸고 읽고 쓰고 냄새 맡으며 살아야할텐데 그저 먹고 마시고 피워대고 쫒겨다니며 지내는 것 같다. 그리고 가는 비에 옷이 젖는듯, 늙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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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17일 일요일

악기 구경


정말 마음에 드는 악기는 발견하지 못했었다. 그렇지만 집어들었던 악기들은 대부분 소리가 좋았다. 기분 탓인지 테스트용 앰프 덕분이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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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16일 토요일

헐리웃 보울에서.


웹에서 발견한, 어느 관객이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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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점에서.


악기점에 있었다. 시간만 많았더라면 조금 더 오래 머물렀을텐데, 아쉬웠다.
머리 위에 줄지어 매달려있는 것들은 모두 베이스 기타들이었다.
계속 시계를 살펴보며 구경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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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랫말 던지기


GIF파일을 만들어 올려주신 분이 계셔서 '산매'에서 가져온 파일.
꾸깃 꾸깃 구겨서 관객석을 향해 던지고 있었던 것은 연주하고 있는 노래의 노랫말이 프린트되어 있는 종이였다.

그런데 나중에 이 장면을 보고 있으니, 별 의미도 없는 것 같고... 그다지 보기 좋은 모습도 아닌 것 같았다. 다시는 하지 않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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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14일 목요일

상상마당 공연.


대기실이 위층에 있고 무대를 내려볼 수 있는 창문이 있었다.
그래서 얻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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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5일 상상마당에서.


부감으로 보면 조금 덜 동그랗게 보이려나, 했다.
둥글게 되어버린 얼굴살은 도무지 빠질 줄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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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9일 헐리웃 보울 대기실에서.


공연 직전 대기실에서 바닥에 누워있는 기타들을 보다가 한 장 찍었다.
어찌나 분주했던 일정이었는지, 카메라의 메모리를 거꾸로 들고 털어 보아도 찍어둔 사진이 몇 장 없었다.

워킹비자로 외국에 입국하면 정말 '일'만 하게 되는 것인가 싶었던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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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5일 화요일

전주 공연.


전주에서 공연을 할 때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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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4일 월요일

전주에서.


소박하고 요란하지 않은 야외무대. 조명도 무대장치도 간소했지만 분위기는 매우 좋았다.
전주에 머물렀던 시간이 너무 짧았다. 언젠가 꼭 다시 놀러가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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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공연.


이것은 전주에서 공연할 때의 모습이었다.


내일은 서교동에 있는 상상마당에서 공연을 한다. 공연을 마친 후 짐을 꾸려서 다음날에는 신종플루가 극성이라고 하는 캘리포니아로 떠나야한다.
충전지의 수명이 다 되어버려서 랩탑을 들고 가도 좋을지 계속 고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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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2일 토요일

전주에 다녀왔다.


지난 밤에는 옮겨 적을 것도 많고 읽을 것도 많았다. 새벽 다섯 시가 다 되어 겨우 잠들었다. 아침 아홉 시에 일어나 열 시 조금 넘어서 고속도로를 향해 출발했다.
엄청난 정체 끝에 오후 세 시가 되어 전주에 도착했다. 오래 전 가봤던 전주의 모습은 다 어디가고, 낯선 거리와 생소한 건물들이 보였다.
국제영화제의 공연이라고 하기엔 소박한 무대, 용량이 작은 PA 시스템을 보고 리허설을 할 때엔 걱정을 했었다. 역시 부족한 사운드와 엔지니어링 덕분에 연주하는데에는 애를 먹었다.
그러나 나름 성의껏 준비해준 앰프들과 열심히 일해준 스탭들의 힘으로 공연을 잘 마칠 수 있었다.

전주에서의 콩나물국밥과 돌솥비빔밥은 정말 정말 정말 맛있었다. 그 음식들을 생각하니 지금 이 시간에 갑자기 몹시 배가 고파진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음식값이 너무 비싸졌다는 느낌과, 맛과 모양이 화려해져버린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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