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30일 일요일

흐린날의 오후.


고양이야, 기운 내.

원래 흐린날의 오후는 외로운거야.





2014년 3월 29일 토요일

생각을 해봐야 할 것.

취향이 저질이어도, 농담이 통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서로 어울리고 친하게 지낼 수 있다.
하지만 습관이 더럽고 태도가 사악한 인간을 싫어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자신의 취미때문에 비난받고 무지하다고 조롱받는다고 억울해하며 착각을 하는가 본데. 남들이 너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 인격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봐야할거다.

아마 그런 생각을 해내기도 아주 어렵겠지만.



2014년 3월 28일 금요일

잔혹한 사회.

집 밖에 나갔던 고양이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함께 살고 있는 동물이 내 집 현관을 벗어나면, 죽임을 당할 수 있는 사회.

살해한 자는 죄의식도 가지지 않는 사회.

이곳에서 우리는 참 딱한 처지로 살고 있다.




2014년 3월 22일 토요일

연주 사진.

코는 본인의 것 맞음.
가짜 코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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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19일 수요일

위축된 기분.

악기를 들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엘리베이터에서 윗집 분을 만났고, 악기 소리가 낮이나 밤이나 크게 들려서 곤란하다는 말씀을 들음.
너무나 정중하고 공손하게 말씀하셔서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두 배로 또박 또박 반복했다.

그것 때문에 계속 뭔가 위축된 기분.



2014년 3월 18일 화요일

새벽 인사.


고양이 순이는 새벽에 자다가 일어나서 멍한 눈으로 인사를 해주더니 느릿 느릿 집안 순찰을 하러 갔다.




2014년 3월 17일 월요일

일요일 오후.


휴일을 그냥 보내기 아까와서 졸음을 견디며 밤을 새우고 꺄무룩 잠들었다.

나는 갑자기 오늘이 월요일인가 하고 깜짝 놀라 달력을 확인했다.

친구 케빈이 금요일 공연의 사진을 보내줬다.



또 다른 팀을 위해 외워야할 곡들을 틀어둔채 잠을 깨어보려하고 있던 일요일 낮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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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16일 일요일

휴일.


일주일의 일들을 잘 마쳤다. 아무 문제가 없었다.
바쁘고 평안했다.
집에 돌아와 컴퓨터 앞에 편안히 앉았다.
낮 부터 생각났던 음반을 틀어놓았다. Watercolors 시디는 26년 전에 샀었다. 그것을 도대체 어디에 처박아뒀는지 찾지 못하고 좋은 음질의 파일을 구해보려 열을 내고 있다가, 먼지가 잔뜩 묻은 시디알맹이를 드디어 찾았다. 얼른 컴퓨터에 파일로 바꾸어 담아뒀다. 음악을 틀어두고 늘어지게 앉아 있으니 모든게 좋다.

몇 시간 전의 일을 기억해보다가, 오늘은 아무래도 못 자겠다고 생각했다. 오랜만의 휴일이어서 시간이 아깝다.




2014년 3월 15일 토요일

클럽 타(打) 에서.


Endless Cave 공연.

그곳의 음향시설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과연 좋았다.
소리가 좋으니까 편했어서인지 다 끝나고서도 땀도 안 남.

오랜만에 얼굴 본 사람들, 멀리서 굳이 와준 사람들 인사도 하고.
이제, 이 부근 어딘가에 계시다는 집안양반 연락을 기다려 태우고 귀가하는 것으로 이번 주의 일들을 마무리.

일이 연기되어 토요일은 여유롭게 보내게 되었다.

많이 자버릴 작정이다.





2014년 3월 14일 금요일

바닷바람 짓궂다.

"박정희가 독재라도 하지 않았으면 이만큼 살지도 못했어"

부산에 올 때 마다, 대구에서 택시를 탈 때 마다,
언제쯤이면 이런 말을 듣지 않을 수 있을까.

바닷바람 짓궂게 분다.

부산 공연.


아침 출근시간 막히는 도로를 회피해주겠다며 네비게이션 언니가 과잉 의욕을 보이신 덕분에… 정말 처음 가보는 서울의 언덕과 골목과 주택가를 누비며 서울역에 도착. 솔직히 네비 언니 너 보다 내가 장하게 여겨졌다.

그 결과 겨우 삼십 분 전에 역에 도착.

기차에 앉아서야 숨을 돌리며 오늘 연주할 곡들을 살펴보고, 내일 트리오 공연을 위해 연습했던 음원을 다시 듣기 중.

주말에는 다음 주에 할 다른 공연의 셋 리스트가 또 바뀌어서 시간을 많이 들여 연습해둬야 한다.
다음 주에는 말일에 첫 연습을 시작하는 새로운 팀을 위한 연습…

두뇌의 용량을 보완하는 방법은 언제나 대신 손, 발이 바쁘면 되는 건가봐. 손과 발도 그다지 성능이 좋지는 못하지만.


2014년 3월 12일 수요일

먹고 살기.


어릴적에 만화와 SF에서는, 미래에는 알약 한 알로 끼니를 대신하게될 것이라고 했었다.
이윽고 나는 지금 21세기에 살고 있지만 아직 그럴 일은 없을 듯 하다.

아침 아홉시에 죽 한 그릇을 먹고 열 세 시간을 굶으며 다니다가, 밤 열두시에 집에 들어와 밥 한 공기를 삼켰다. 진짜 맛있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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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7일 금요일

악기.


자꾸 꿈을 꾸고, 잠을 설쳤다.

고양이들이 번갈아가며 곁에 와서 걱정해줬다.
걱정해준 것이 아니라 그냥 번갈아 자리를 바꾸어 조금씩 졸다가 갔던 것일지도 모른다.

오전에 아내가 옛 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하여 잠들었다가 일어나 용산역 까지 태워다줬다.
찾고 싶던 친구를 우연히 찾게 되었는데 당장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고 했다.
친구란 그런거지.

집에 돌아와 주말에 합주해볼 곡들을 연습했다.
유튜브에서 연주자들과 레슨 몇 가지와 악기들을 구경했다.
잇몸은 계속 아프고 몸이 춥고 떨렸다.
오늘은 기온은 겨우 영하 1도 였는데도 한겨울 처럼 추운 날씨였다.

전기담요를 조금 세게 틀어놓고 잠을 청했다.
한 시간 동안 깨어나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조금 깊이 잠들어 다섯 시 까지 잤다.
일어나서 설거지를 해놓고, 새로 구한 자코 파스토리우스의 호주 라이브 부트렉을 들었다.

어제 학생의 베이스를 돌려주기도 하고 학생의 새 액티브 악기를 쳐보기도 했었던 기억 때문에, 나에게도 어서 액티브 재즈와 플렛리스 재즈가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저녁에 아내가 빵을 사서 집에 돌아왔다.
그것을 조금 먹고 기운이 났다.
염증이 심했던 잇몸이 안에서 터졌다. 가글을 하고 양치를 여러번, 올리브 오일을 아침과 저녁에 두 차례.


스케일링도 해야하고 입안을 점검도 해야 하니까 아내가 알려준 치과에 머지않아 다녀와야겠다.



2014년 3월 6일 목요일

그 개의 요즘.




버려졌었다가 어린 고양이와 손잡고 서로 안아주며 눈, 비 맞던 그 개.
방송에 나온 이후 더 관심을 받았고, 맘 좋으신 분의 집으로 가서 강아지들을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고양이도 좋은 주인을 만났다. 굴러들어온 주제에 주인행세를 하며 그 집 안에서 뒹굴거리고 있다고.


개와 고양이를 함께 같은 집으로 보내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고양이 녀석이 스스로 어떤 아주머니 집에 먼저 들어가 자리를 잡아 버렸다.
개는 강아지가 태어날 때가 다가오니까 고양이에게 미처 신경을 쓸 수 없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엄마 개가 되어 함께 살게된 그 집의 개 친구들과 강아지들 사이에 파묻혀 잘 살고 있다.


아내는 입양을 보낸 후에도 몇 번을 그곳에 다녀왔다.
이 사진을 찍은 후에, 그제서야 안심을 했는지 마음이 편안해보였다.

2014년 3월 1일 토요일

공연.



내가 언제부터 그렇게 소리에 민감했다고, 불편한 사운드 때문에 진땀을 흘렸다.

나름 열심히 준비했는데, 뜻대로 되어지지 않았던 부분이 많았다.

내가 그동안 잘 갖춰진 환경에서 너무 오래 해왔다. 오래 전에는 아무리 열악한 곳에서도 금세 적응할 수 있었다. 그날 밤에는 스스로에게 그점이 아쉬웠다.

졸리운 눈.



잠을 못 자 말이 아니었는데 친구가 찍어준 사진을 보니 가관이다.
이 날엔 함께 연주한 나머지 사람들도 감기와 몸살로 상태가 영 좋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