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30일 토요일

공연 리허설.


곡이 많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공연 길이는 짧지 않았다.
스무 곡 넘게 연주했던 적이 자주 있었어서 아마 오늘 정도의 공연은 간단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집에서 페달보드를 펼처놓고 케이블을 연결하다가, 역시 이번에도 꼭 쓸 것만 챙겨가자고 마음먹었다. 페달보드를 사용하지 않은지 아마도 일 년은 넘었을 것 같다.


오랜만에 잠을 잘 자고 일어났던 덕분인지 좋아하는 앰프가 준비되어있던 까닭인지 리허설과 공연 내내 전혀 힘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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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29일 금요일

꽃과 나비.


오후 내내 밭에서 일을 했다.

셔츠가 땀에 젖어 팔을 움직일 때에 불편했다.
잠시 선채로 숨을 쉬다가 나비를 보았다.

호랑나비가 아주 우아하게 날아와 꽃에 앉았다.
꼭 느린화면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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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27일 수요일

마감일.


상자 한 개를 놀기 좋게 만들어줬더니 고양이 까미가 들락거리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나는 아무리 일에 치여도 더럽게 있지는 말자는 생각을 하여, 샤워를 하고 바닥 청소를 했다.

학생들에게 출제했던 기말 레포트는 오늘까지가 마감이었다.
예상을 했던 일이지만 아직 제출하지 않은 학생들이 남아있다.
내일 성적을 전산망에 입력해야 한다.
아마 내일 보내오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고, 어쩌면 그 후에 보내오거나 안 보내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나는 왜 이번에도 이렇게 여유없이 일처리를 했을까' 하며, 내 우둔한 머리를 쿵쿵 때려줬다.
고양이가 내 모습을 이상하게 쳐다보더니, 도망을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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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22일 금요일

기질.


청소를 할 때엔 어디론가 사라졌던 고양이 짤이가 집안이 고요해지자 세상에서 제일 편한 자세로 잠을 자고 있었다.
누구나 어떻게 삶을 살고 있는지는 타고난 기질에 의해 정해질 때가 많다고, 짤이를 볼 때 항상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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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21일 목요일

잠자리가 다녀갔다고.


잠시 창문을 열었을 때에 잠자리가 날아와 잠시 머물다 갔다며 아내가 사진을 보내줬다.
사진을 보다가 이렇게 높은 곳까지 날아다니면 위험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내 집 베란다 앞에는 새들이 자주 지나다니기 때문이다.
뭐, 잠자리가 알아서 잘 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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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11일 월요일

까만 고양이는 냉장고 위에서.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내리고 있었더니 까만 어린이 고양이가 소리를 내며 좋아서 뛰어다녔다. 내가 잠을 깨어 외출을 할 것인지 집에 머무를 것인지를 고양이는 나름 눈치 빠르게 짐작하는 것 같다. 고양이들이란 원래 그렇다.


내가 외출을 하지 않는다고 하여 고양이 입장에서 크게 좋을 일도 없을텐데, 언제나 짐을 챙겨 현관을 나설 때엔 아쉬워하고 집에 돌아오면 반가와해준다.

고양이들이 원래 다 그렇지만.

커피를 마시며 냉장고 위를 계속 올려다봐줬더니 고양이는 춤을 추듯 까불며 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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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8일 금요일

꽃들.




볕은 뜨거웠고 땅에서는 열기가 올라왔다.
조용한 곳에서 몸을 쓰는 일을 하고 났더니 마음이 조금 잔잔해지는 것 같...기는 커녕 힘들고 고되어 죽을 것 같았다.

꽃들이 예쁘게 피어있었고 벌들이 바쁘게 꽃 사이를 다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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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3일 일요일

잠을 자고 싶다.


조금도 쉬지 않고 지냈다.
모처럼 약속이 없는 월요일. 오전에는 은행에서 볼일을 보고 돌아와 밤까지 컴퓨터 앞에서 맡은 일을 했다. 대부분의 경우 쓸모가 없고 보상도 없는 일들이다. 내 연습을 위해 시간을 쓰고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계속 쫓기듯 뭔가를 하고 있지만 나를 위한 일은 하나도 못한 채로 매일 매일 살고 있는 기분이 든다.

입맛이 없어서 콩국수 라면을 끓여 먹고 남아있던 빵과 우유를 조금 먹었다. 심야에는 친구가 찾아와 동네에 있는 맥도날드에서 커피를 마셨다.

전화기를 꺼두고 반나절 정도 잠을 잤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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