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 25일 토요일

공연


군포에서 공연을 했다.
악기업체에서 가져온 베이스 앰프가 아주 좋았다.
펜더 수퍼 베이스맨이었다. 내가 쓰기에 제일 잘 맞는 앰프였다.
그 진공관 앰프의 음색을 계속 듣고 싶어서 공연이 더 길었으면 하고 생각했다.
오래전 이태원에서 연주할 때에 사용했던 앰프는 펜더와 어쿠스틱이었다. 그 시절 생각이 났다.

다만 공연 시작 후 처음 서너 곡을 지나는 동안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있었다. 낫지 않고 있던 왼쪽 팔꿈치와 손가락에 갑자기 통증이 느껴졌다. 깜짝 놀랄만큼 아팠다. 간신히 틀리지 않고 연주를 하긴 했지만 한동안은 손가락 끝이 저려왔다. 줄을 누를 때 마다 아팠다.
잠시 곡과 곡 사이의 시간 동안 손가락을 주물렀다. 감각이 무뎠다. 나는 땀이 나기 시작했다.
점차 통증은 사라졌고 공연은 잘 마쳤다. 하지만 집에 돌아와서도 여전히 손가락 끝에 감각이 돌아오지 않고 있는 중이다.

시간은 흐른다. 운전을 하며 생각했다.
'아직은 아닐지 모르지만, 이제 점점 뜻대로 되어지지 않는 일들이 생길 것이고 어느날 아침에 갑자기 늙게 되겠지.'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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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춥다.


순이가 떠난 후 일곱달을 보냈다.
매일 고양이 생각이 났다.
하루에도 몇 번씩 보고싶어한다.

겨울은 끝나가는 모양이다. 아직은 바람이 차갑다.
공연을 위해 악기 손질을 하다가 문득 이 사진이 생각나서 찾아 열어보았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사진들을 인화해두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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