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27일 월요일

공연준비

칠월의 공연에 사용할 페달들을 다시 배열했다.
한참 동안 이펙터들을 들고 다니지 않았었다. 다가오는 몇 번의 공연에는 사용할 필요가 생겨서 한 개씩 다시 연결하고 패치케이블도 확인해보았다.
짧은 프레이즈를 루프 페달에 담아 계속 재생하면서 이펙터의 조합을 바꿔가며 음색을 만들었다. 그대로 녹음하여 드럼 사운드와 섞어보며 몇 가지의 것을 골랐다.
오늘 저녁에 예정된 합주에는 사용하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다음 주 부터는 다시 예전처럼 이동할 때마다 짐이 많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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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합주때에 페달보드를 가져가서 사용했다.
의도했던대로 소리가 나와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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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자전거 타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지금도 그것은 변함없이 좋다.

지난 해에는 4월이 되기도 전에 장갑과 두건을 착용하고 아직 남아있는 추위를 견디며 자전거를 탔다. 지금은 6월 말, 올해에는 한번도 자전거 바퀴에 바람을 넣어보지 않았다. 아침에는 먼지가 잔뜩 앉은 자전거들을 쳐다보기만 하다가 나중에 깨끗하게 정비나 해둬야지, 하고 돌아섰다.

고양이가 아팠는줄도 모르고 몇 년 동안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나는 즐거워했었다. 자전거를 볼 때 마다 고양이에게 미안한 감정과, 내가 해야할 일을 하지 않고 노느라 정신이 팔려 나의 책임을 방기해버렸다는 자책이 들었다. 봄에는 집안의 어려운 일들이 나의 직무유기처럼 느껴졌고, 지난 겨울에는 내가 해왔던 일들이 모두 실패해버렸다는 생각에 나의 즐거움을 위해 시간을 사용하는 것이 죄스러웠다.

나는 타고난 기질이 대범하지 못하고 대부분의 일 앞에서 쉽게 움츠러든다. 고양이는 아플 수 있는 것이고, 사람은 일상의 일들을 다 챙기지 못하면서도 살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좋지 않은 일들은 나만의 책임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해도 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나의 죄책감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저질렀던 것들 때문에 벌어진 일들에 대하여는 후회하고 반성하며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지만, 해야할 것을 하지 않았던 것 때문에 주변의 일들을 망쳤다는 생각은 나를 괴롭힌다.

자전거를 이렇게 오래 방치해둔 적이 없었다. 나 때문에 아내의 자전거도 버려진 목마처럼 기울어진채로 먼지를 덮고 있다.
이번 주에는 자전거를 닦고 구멍난 바퀴의 튜브도 교환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우선은 아내의 것만이라도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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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21일 화요일

순이가 잘 견뎌주고 있다.

다시 눈망울이 초롱초롱해졌다.
나흘 전에 순이와 함께 다시 병원에 방문했다.
진료를 받고, 방사선 촬영을 다시 하고, 혈액검사를 했다. 그리고 다시 두 주일 분의 약을 사왔다.
혈액검사 결과 지난번처럼 모든 수치가 정상이었다. 큰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흉수가 차있었던 폐의 부분도 보름 전 보다 조금 더 나아졌다.
종양에 대하여는 좋은 진단을 듣지 못하여 낙심했다. 다시 건강했던 모습으로 돌아갈 수는 없을까, 하고, 나는 여전히 바라고 있었다. 고양이 순이가 더 많이 아프지 않게 된 것 만으로도 안심하고 고마와해야 할텐데 나는 욕심을 버리지 못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순이가 아내와 놀기도 하고 더 활발해진 모습을 보였다. 그러더니 집에 와서는 자꾸 나가게 해달라고 보채고 있었다. 현관문을 열어주면 다시 사람을 쳐다보면서 함께 나가자고 했다.
결국 아내가 순이를 품에 안고 그날만 세 번이나 동네를 산책하고 왔다고 했다. 밖에서 일하는 도중에 아내가 사진을 보내왔다. 순이와 함께 동네의 벤치에 앉아서 찍은 사진이었다. 현관 앞에서 문을 열어달라고 떼를 쓰는 순이의 동영상도 보내왔다.

고양이를 잘 돌봐주고 있는 아내에게 고마왔고, 잘 견뎌주고 있는 고양이에게도 고마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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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19일 일요일

블루스 공연.

클럽 타(打)의 10주년 기념공연에 블루스 밴드 J-Brothers 도 참여했다.
벌써 10년이 지났다니. 이 장소가 처음 생겼을 때에 김창완밴드의 음반기념공연을 이곳에서 했었다. 세월 빠르다.

낮에 리허설을 마치고 나는 집으로 돌아와야했다. 아내도 함께 외출을 했기 때문에 고양이 순이를 돌보기 위해서였다. 토요일의 강변북로와 내부순환로는 많이 막혔다. 운전하는 시간 때문에 집에서는 두 시간 남짓 머물다가 다시 공연장으로 달려야했다.

이상훈씨가 찍어준 사진

다시 클럽 앞에 도착했을 때에 뜻밖의 얼굴들을 만나고 깜짝 놀랐다. 김창완밴드의 멤버들 전부가 와있었다. 서프라이즈 방문이라고 했다. 뜻하지 않은 상황에 당황했고 갑자기 만나게 된 멤버들이 반갑기도 했다. 밴드의 멤버들이 구경하는 앞에서 연주를 하는 상황이 매우 어색했다. 연주는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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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17일 금요일

공연 사진.

지난 4월 말, 클럽 타(打)에서의 블루스 공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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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튜너.

튜너는 이미 여러개 가지고 있다. 아이폰의 튜너앱들도 이미 그만큼은 가지고 있다.
t.c. electronic 의 PolyTune 페달도 잘 쓰고 있다. 아이폰 앱으로도 자주 사용한다.


이 PolyTune 클립튜너는 처음 홍보 이미지를 봤을 때부터 탐이 났었다.
미국에 사는 친구에게 혹시 이것이 눈에 보이면 한 개 사다달라고 말했었는데 그가 잊지 않고 사다줬다.

이 물건은 반응이 빠르고 낮은 베이스 음에서도 민감하게 음을 맞춰준다. 
페달과 iOS 앱의 느낌과도 똑같다. 이런 일관성은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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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16일 목요일

채송화

채송화를 심었다.
꿀벌들이 다가와 열심히 일을 시작했다.
그것을 구경하다가 벌들이 떠난 후에 물을 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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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14일 화요일

이 앰프 좋았다.

이 작은 앰프가 아주 좋았다.
이 모델은 terror 1000이었다. 예전에 terror 500을 테스트 해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엔 캐비넷이 부실하여 제대로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었다.
좋은 앰프 덕분에 연주하는데에 불편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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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공연.


오랜만에 가보았던 신포동은 예쁜 거리로 변해있었다.
붉은 벽돌담 앞에서 연주하는 것도 즐거웠다.
일기예보가 틀려줬기 때문에 비도 내리지 않았다.
거리에 퍼지는 음악소리도 듣기 좋았고 친구들의 연주도 좋았다.

사람이 늘 하던대로 살아야 하는데, 평소 하지 않던 뒷풀이에 참가했다가 그만 심야까지 술을 마시고 말았다. 당분간 근신하겠다고 사람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해야했다.





2016년 6월 9일 목요일

위로해주는 고양이.

집안의 둘째 고양이 꼼은 요즘 유난히 분주하다.
순이가 병원에 다니고 약을 받아먹으며 간호를 받는 것을 보면서 부쩍 다가와 몸을 부비고 사람을 따라다니는 일이 늘었다. 철 없이 샘을 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고양이는 어릴 때에 우리집에 오자마자 피부에 종양이 있는 것을 발견하여 수술을 받게 했어야 했다. 그 후에는 전염병을 얻어 많이 아파했었는데, 아내가 고생스럽게 간병을 하여 살려내었다. 지금은 제일 활발하고 잘 뛰며 여전히 장난이 심한 고양이가 되었다.
요즘 이 고양이는 몸이 아픈 순이가 잠이 들면 바로 옆에 다가가 똑같은 자세로 함께 잔다. 내가 집에 돌아오면 순이 대신 현관 앞까지 먼저 뛰어 나와 인사를 해주고 있다.





고양이의 여름.

고양이 순이는 하루에도 여러번 약을 먹고, 물에 불린 사료를 받아 먹고 있다.
배가 고프면 스스로 밥을 챙겨 먹기도 한다. 물도 자주 마시고 있다.
가만히 귀를 대보면 여전히 숨소리가 좋지 않다.
하지만 잘 먹고 가끔씩 집안을 돌아다니기도 하며 지내고 있다. 완전히 나을 수는 없다고 해도 지금처럼만 유지해준다면 고맙겠는데.


바깥에서 일하는 중에 집에서 아내가 보내준 사진을 받았다. 고양이 순이가 어두운 방안에 들어가 굳이 빛이 비춰지는 장소에서 자고 있는 모습이었다. 여름을 잘 보내고 선선한 가을이 오면, 또 첫눈을 함께 기다리며 겨울을 맞기를 바랄 수 있게 되었다.




2016년 6월 5일 일요일

블루스 하우스


제이브라더스 공연.

서교동의 블루스 하우스에서.

블루스 공연



유월의 첫 연주는 블루스 공연으로 시작했다.

서교동 블루스 하우스에서 J-Brothers 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