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19일 화요일

플렛리스 베이스.


9년 전에 이 악기의 플렛을 제거하고 플렛리스 네크로 만들었다. 오래 된 좋은 상태의 악기를 개조하는 것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러다가 어느날 충동적으로 결심하고 실행했던 이야기는 여기 '여기' 에서 볼 수 있다.

그 후에 이 악기로 중요한 녹음과 공연을 많이 했다. 언제나 기대했던 소리를 내주는 고마운 악기가 되었다. 최근 블루스 연주는 모두 이 악기로 하고 있다. 다가오는 오월의 공연들에도 이 악기가 계속 쓰일 것 같다.

2016년 4월 17일 일요일

Blues.


4월 15일, 저녁. J-Brothers 의 공연을 했다.

언제나 연주하고 있는 동안에는, 복잡한 일들을 잊을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했다.

2016년 4월 15일 금요일

고양이들.


인형 전시에 사용했던 선반을 옮겨와 설치했더니, 고양이들이 올라가 앉았다.

2016년 4월 9일 토요일

오래 전 사진.


이 사진은 내가 14년 전 7월 18일, 저녁 여섯 시 반 즈음 찍었었다.

이런 것을 일일이 기억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사진 파일에 메타 정보가 남아 있어서 알 수 있었다. 저 장소의 저 시점은 그 동네에서 내가 좋아하던 풍경이었다.

어제 미술 전시회에서 이 사진과 똑같은 장면을 담은 작품을 보았다. 그 작품을 글로 잘 옮겨 묘사할 자신이 없다. 무척 공들였을 작업 과정이 눈에 보이는 듯 했고, 세서각에 가까운 디테일로 가득 메워져 있었다. 훌륭했다.

나는 그 작품이 걸린 벽 앞에 서자마자, 내가 찍은 이 사진을 떠올렸다. 똑같은 자리에서 똑같은 구도의 장면이 담겨 있었어서, 마치 내 사진이 입체화되어 어느 작가의 손에서 좋은 옷을 새로 입은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지금은 저 거리의 일부가 변하였기 때문에 그 작가분 역시 아마도 비슷한 시기에 그 장면을 작품에 담았으리라 생각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작품에는 열차가 선로 위를 달리고 있었고, 아주 작은 부분들까지 극단적으로 묘사되어 있었다. 극사실주의의 하드코어라고나 할까, 인상 깊었다. 내 사진은 그저 똑딱이 니콘 카메라로 촬영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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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8일 금요일

아내의 고양이 인형들.


아내의 고양이 인형들.

그가 처음 인형을 만들기로 마음 먹었던 것은 혼자 돌보던 길고양이들과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내어 보려던 것이었다. 손이 많이 가는 일이고 시간을 많이 들여야 하는 작업이다. 오래 해오다 보니 그동안 백여 마리의 고양이들을 만들어오게 되었다. 그 인형들에는 아내가 만났던 고양이들의 사연이 담겨있다.

전시장의 구석 벽 한 자리에 인형들을 길게 늘어 놓고 기념 삼아 사진을 찍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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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7일 목요일

제이브로스 리허설.

스트레인지 프룻에서 공연하던 날 리허설.

나에게 이 공연은 이십여년 전 이태원에서 함께 했던 친구들, 연주를 하고 싶어 합주실을 찾아 동이 틀 때 까지 쏘다니던 시절들과 다시 만나는 조촐한 파티였다.

많은 것이 변했고 우리들도 변해왔지만 여전히 어릴적의 마음은 그대로라고 생각했다.


2016년 4월 6일 수요일

재즈베이스 미니블록.


선물해주신 분에게 감사표시를 하는 의미로, 사진을 찍어 올려본다.

선버스트 바디의 재즈베이스 미니어쳐라니, 귀엽다고 생각했다. 선물 고맙습니다~!


머리 나쁜 나라고 해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매뉴얼과 블록을 분류하여 나눠 담아준 포장.


조심하여 꾹꾹 눌러 끼우면 될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초반에 두 개 실수. 손가락 끝의 굳은살 때문에 손끝 감각이 너무 무뎌서 살짝 어려웠다.


그래서 작은 칼의 도움을 받으며 입 쭈욱 내밀고 집중하는데, 자다가 깨어난 고양이가 눈 앞을 가로질러 뛰어갔다. 살짝 식은땀이... 블록 한 개를 밟고 지나갔는데 멀리서 찾았다. 고양이 발바닥에 붙어서 그곳까지 가있던 것이었겠지.



어쨌든 완성.

모자이크 된 악기사진 같다.










2016년 4월 1일 금요일

음반 발매 기념 공연.


다행히 충분히 자뒀고, 부지런히 일어나 아내와 함께 든든히 점심도 먹고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이곳에서는 전에도 연주해 본 적 있었다.

리허설을 마쳤을 때 기분이 괜찮았다. 친구들도 재미있어 했을까.



공연 도중에 내 자리에서 살짝 한 장 사진을 찍었다.

저렇게 재미없는 수다를 진지하게 들어주는 관객들이라니, 아직도 세상에는 착한 사람들이 많은가보다, 했다.


그가 말했던 것들은 모두 그저 사사로운 이야기들이었는데, 듣다 보니 우리는 그런 저런 개인사들 사이에 서로 끼어들어 그 자리에 모여 있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 것 아닐 수도, 신기한 일일 수도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