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13일 화요일

순이가 꼼을 야단쳤다.


오후에 순이가 꼬맹이를 심하게 두들겨 패는 것을 보았다. 
내가 보기에는 무슨 잘못을 했던 것은 아니었다.
아마도 순이가 여러 번 경고했던 것을 잊었거나 무시하고 또 반복했던 모양이었다.

위의 장면은 그저 겁을 주고 으름장을 놓는 정도였다. 그런데 당돌한 꼬마 고양이는 그 정도로는 겁을 먹지 않았다. 결국은 정말 눈물 찔끔 나도록 얻어맞고 말았다.
까닭을 모른채 돌연 두들겨 맞은 후에, 이제 꼬맹이는 순이 앞에서 지나치게 고분 고분해졌다.
순이 앞에만 가면 예의바른 남학생이 되어버렸다.

집안에 고양이가 네 마리가 있는데도 네 마리 모두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한 두 시간을 제외한다면 하루 종일 조용하기만 하다. 순이가 꼬맹이를 마구 때리고 있을 때에도 너무나 소리없이 조용해서 충격적으로 보였다.
우스운 것은, 혼이 나고 두들겨 맞는 경험이 반복될 수록 꼬맹이가 순이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고 있다. 그리고 순이의 여러가지 행동을 흉내내고 배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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