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27일 일요일

충전



Bbaqumbuge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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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월 17일 목요일

고양이의 참견

고양이 순이 발에 잉크 묻었다.
그 발로 다른 종이를 밟고 앉아 있었다.
나중에 보니 4분음표 한 개가 한 박자 반으로 변해있었다.
참견쟁이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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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월 14일 월요일

귀엽다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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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비슷한 이야기

음악방송 녹화.

리허설은 사흘 전에 미리 했었다. 그렇지만 방송이니까, 그림으로 담길 소품 혹은 미장센으로 쓰여지기 위해 일찍 부터 스튜디오 인근에서 줄곧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 도착해보니 우리는 그나마 덜 기다리는 것이었다. 아침 일찍 부터 와서 맨 끝 순서로 연주해야하는 팀도 있었다.

연주할 음악은 세 곡 뿐이었지만 가지고 갔던 악기는 두 개를 가져갔다. 플렛리스 프레시젼과 재즈베이스였다. 페달보드는 집에 두고 Moollon의 3-Plus만 덜렁 집어들고 갔다.
애초에 플렛리스로 녹음했던 첫 곡을 위해 가져간 플렛리스 프레시젼은 열악한 음향상황에서도 소리를 잘 내어줬다. 나머지 두 곡은 재즈 베이스로... 라고 생각하며 악기를 바꾸기 위해 플러그를 빼려는데, 그만 이미 음악이 시작되어버렸다. 주위를 둘러보며 도움을 청하려 했지만 아무도 나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 '시간'이 없는 것이거든, 시간이. 정해진 (혹은 누군가 정해놓은) 시간 안에 빨리 일을 마치는 게 최고인 거니까 출연중인 베이스 연주자가 악기를 바꾸거나 하는데에 바쁜 분들이 상관할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밴드만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무려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이었다.

리허설 덕분에 위기를 모면했던거다. 리허설 없이 녹화했다면 나 한 사람 때문에 다시 하거나 지연되었을 일이었다. 대기실에 돌아와 고민 끝에 세 곡 모두 플렛리스로 연주하기로 결정. 사실은... 그들에게 뭔가를 요구하거나 협의하는 일이 귀찮았다.
기다림 끝에 순서가 되었다.
첫 곡의 첫 음을 시작하는데 당황스럽고 황당했다. 모니터 스피커에서는 내 소리만 나오고 있었다. 카메라는 돌아가고 있고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어떤 스탭에게도 도움을 청하기는 어렵다.
이런 일, 자주 겪어온 일이다. 이렇게 하려면 정말 뭐하러 시간과 비용을 들여 리허설을 하느냐.... 라고 해봤자 소용이 없다는 것을 이제는 배워서 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연주자의 편의가 아니니까.

드럼은 투명 아크릴로 왜 가둬놓을까. 어차피 건드리듯 살살 치면서. 기타 앰프는 왜 무대에서 먼 곳에 함께 모아놓았을까. 모니터나 멀쩡하면 모를까.

연주와 녹화가 다 끝난 후에, 나는 스탭들이 다시 무거운 스피커들을 들어서 옮기느라 땀을 뚝뚝 흘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정작 연주할 때에 아무짝에도 쓸모없던 자석과 쇳덩어리였다. 일하는 분들에게는 일감을 제공하고 화면에는 마치 그럴듯한 음악 장비인듯 보여지는 역할을 잘 했을 것이다.

이런 병신같은 짓이 왜 영원히 반복되는지 기이하다고 생각했다. 경험 많은 직원은 왜 퇴직을 시키는 것이며 하는 일 없는 인간들의 월급액수와 직책은 왜 높은 것일까. 기이한 일들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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