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 24일 금요일

애정 많은 고양이.



지난밤 뒤척이다가 늦게 잠들었다.
도중에 이 고양이 때문에 깨어나고 말았다.
내 다친 손의 상처를 핥아주려 한쪽 앞발로 내 손을 누르고 있었던 것.

상처에 약을 발라 놓았기 때문에 이 녀석이 그것을 먹게 될까봐 잠결에 주먹을 쥐고 나는 뭐라고 웅웅거렸던 것 같다. 결국 침 범벅이 된 손을 하고 다시 잠들 수 있었다.




2014년 10월 23일 목요일

손을 다쳤다.


오랜만에 손을 다쳤다.
악기에 계속 닿아야 하는 부분의 살이 벗겨졌다.
내 심 이것을 핑계로 며칠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사진을 조금 조작하여 심한 상처인 것 처럼 꾸며서 일을 못하겠다고 하고 싶었기도 했는데...

몇 시간 만에 빠르게 낫고 있다.

되는 일이 없는 가을.




2014년 10월 9일 목요일

못생긴 사람들.


남의 것을 보고 우선 샐쭉거리기, 시샘을 할 때에만 빛이 나는 눈을 가진 여자들과,
멋대로 사람의 겉을 품평하고 더러운 취향 드러내기를 소일로 삼는 남자들.

그들은 공통적으로, 못생긴 자신의 일면을 평생 감춰볼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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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7일 화요일

Selfie.


아이폰을 달라길래 건네어 줬더니 셀카를 찍고 있었다.
물론... 새빨간 거짓말.



2014년 10월 6일 월요일

인형 고양이 한 쌍.

오래 전에 아내가 만들었던 고양이 인형 한 쌍.



낮잠.


낮잠.




그 어린이들.

송파구청장이 무대 위에 오르더니 저 혼자 감격하여 쓸모 없는 말을 큰 소리로 하고 있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노래방 반주에 맞춰 소양강처녀를 노래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무슨 무슨 장이라는 사람들은 그것이 추하고 무례한 행동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줄 모른다.
무료공연이라고 하지만 쌀쌀한 날씨에 공연장 앞에 외투를 입고 모여 앉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노래를 듣고 싶어할 것이라는 생각의 근거는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보기 싫은 관제행사의 마지막 순서로 무대에 올랐을 때에 이미 공연장의 분위기는 따분했다.

그러다가 리더님의 기타줄이 뚝 끊어졌다.
민열이에게 부탁하여 기타줄을 교환하게 하는 동안 몇 마디 우스개 소리를 한 후, 리더님은 사람들에게 의자들은 모두 치우고 무대 앞으로 뛰어 나오라고 선동하기 시작했다. 서너 살 되어 보이는 어린이 하나가 맨 먼저 뛰어 나와 넓직한 무대 앞에서 혼자 뛰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십대 사내 아이 한 명이 반대편에서 걸어나왔다. 곧이어 어디에 숨어 있었는지 보이지 않았던 어린 학생들이 우루루 무대 앞으로 달려 나왔다. 어린이들은 무대에 설치된 계단을 이용하여 무대 위로 아예 올라오기 시작했다.
나는 그들이 떨어지거나 다칠까봐 걱정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어린이들은 서로 양보하고 더 작은 아이들을 스스로 앞쪽에 앉히며 조용히 원을 그려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어진 공연 내내 소란한 앰프의 진동을 몸으로 느끼며 아이들은 무대 위에서 노래를 듣고 리듬에 맞춰 고개를 까닥거렸다.
누구인지 모르는 그 어린이들의 모습들이 모두 예뻤다.

공연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자식들을 바다 속에서 떠나 보낸 부모들의 이야기를 보고 읽었다.
낮 동안 도로를 막히게 했던 수많은 부모와 어린이들의 모습이 교차되어 떠올랐다.
광화문 바닥에서 가을을 맞고 있는 자식 잃은 사람들에게 이 나라의 사람들은 잔인하고 무심하다.
무대 위에 어린이들이 뛰어 올라왔을 때에, 행사를 진행하는 사람들이나 구청장의 좌우로 다리를 한껏 벌리고 앉아 있던 양복쟁이들 중 그 누구도 어린이들의 안전을 걱정하지 않았다. 그냥 아이들이 스스로 오르고 끌어주고 적당히 순서대로 새로운 객석을 만들었었다.

그날 밤 그 어린이들이 그대로 나이를 먹어서, 언젠가는 그 모습처럼 서로를 위해주고 함께 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그렇게 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나는 뉴스를 보며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