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2월 24일 목요일

픽업 교환기.

(2005년 2월 24일)

사실은 린디 프랠린 픽업을 광고해주는 글이었다. 그런데 입에 발린 말이나 과장된 표현은 쓰지 않았다.
최근 내 악기를 업그레이드했던 배경이 된 일이었으므로 여기에 옮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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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 연주자들은 베이스의 음색을 위해서 언제나 고심합니다.
더 좋은 소리를 얻기 위해 좋은 악기를 구입하고 좋은 앰프를 찾고 여러가지 스트링들을 테스트하고 프리앰프, 콤프레서, 이퀄라이저... 가능한 모든 시도를 해보게 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로, '62년 빈티지 리이슈 재즈 베이스를 십여년 사용해오면서 더 좋은 소리와 연주하기 좋은 악기의 상태를 만들기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해왔습니다. 물론 끊임없이 열심히 연습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겠지만, 연주하는 장소에 따라, 앰프에 따라, 스트링에 따라 변하는 소리들을 테스트하며 조금이라도 더 마음에 드는 음색을 만들어내기 위해 고전분투해왔습니다.
여러 종류의 케이블과, 여러 개의 페달형 프리앰프, 멀티 이펙터들을 구입해보았고, 악기의 셋업도 바꿔보고 심지어 베이스의 네크만이라도 더 좋은 것으로 교환해볼까 연구하다가 결국은 손맛에 모든 것이 달려있을 것이라는 사실 앞에 연습을 게을리하는 자신을 탓해보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픽업을 교환해보겠다는 생각을 맨 처음 했던 것은 오래 전의 일이었습니다. 새도우스키, 포데라, 산스 드라이버, 아길라의 프리앰프들을 모두 사용해보면서도 만족스럽지 않았던 리이슈 재즈 베이스의 음색을, 악기의 픽업을 바꿔보면 과연 어떨까, 라는 생각이 시작이었습니다만, 처음에는 생각만 해보고 그만두기로 했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악기에 교환 장착된 E사의 픽업과 D사의 픽업들을 구경해보고 난 뒤, 펜더의 것 보다 특별히 더 좋은 매력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 후 계속 사용하고 있는 62 빈티지 리이슈의 펜더 빈티지 재즈 픽업보다 더 좋고 펜더 재즈 베이스의 느낌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픽업을 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린디 프랠린 픽업을 구입, 교환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미 수년 전에 70년대의 프리시젼 베이스의 픽업을 교환해봤고, 적당히 좋았던 느낌을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재즈 베이스의 경우엔 그 이전엔 한번도 경험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첫 번째의 베이스 픽업 수술은 62년 빈티지 리이슈로 시작되었습니다.
62년 리이슈 베이스의 문제는 그 악기의 강한 High와 폭넓은 Low에 비해 Middle의 음색은 전혀라고 해도 좋을만큼 강조되지 않았습니다. 그 때문에 Middle 쪽의 콘트롤이 가능한 산스 드라이버와 포데라 프리앰프를 사용하거나 그래픽 이퀄라이저의 힘을 빌어야 했었습니다. 음색 외의 문제는 4번째 줄의 높은 플렛에서 고질적인 데드 노트가 있었고 슬랩과 핑거링을 반복해야할 경우엔 지나치게 음량의 차이가 있었고 강한 고음과 분명하지 않은 Middle 때문에 슬랩연주를 위해 별도의 이퀄라이저가 필요했습니다. 오랜 노력으로 네크를 고르게 유지하고 정성을 들였지만 악기 자체의 한계를 어쩔 수는 없었습니다.
멀쩡한(!) 베이스의 픽업을 떼어내고 린디 프랠린의 재즈 베이스 세트를 장착하고 있는 동안 머리속에서는 계속 의문만 생겼습니다. 과연 얼마나 더 좋아질까, 아무래도 원래부터 부착되어 있던 픽업만한 성능이 나와주지 않는 것은 아닐까, 혹시 펜더 베이스의 음색을 잃어버리고 뭔가 이질적으로 되어지지는 않을까 등등의 고민이었습니다.
짧은 수술(?)을 마치고 베이스를 앰프에 연결한 뒤 둥~ 하고 줄을 쳐본 순간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아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갑자기 모든 것이 분명하게 들리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지나치게 강조되던 High는 없어진 대신에 듣기 좋은 High가 생겼고, Middle의 톤은 매우 분명해졌습니다. 넓게 퍼지는 느낌이었던 Low의 음색은 알맹이가 만져질 것 같은 똘똘한 저음으로 변했습니다. 브릿지 픽업의 음색은 훨씬 더 뚜렸하고 좋은 소리가 났습니다.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4번째 줄의 데드 노트가 말끔히 사라진 것이었고, 마치 악기의 네크가 더 좋은 것으로 교환된 것 같은 느낌으로 연주하기가 더 편해졌습니다.
앰프를 통해 울려지는 악기의 음색이 뚜렷하고 분명해졌기 때문에 마치 다른 악기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고, 그 때문에 더 편하고 기분좋은 연주가 가능해졌습니다.

두 번째의 베이스 픽업 수술은, 62년 빈티지 리이슈를 경험했기 때문에 며칠 후에 곧 날짜를 잡았습니다.
이번에는 자코 파스토리우스 시그내쳐 모델의 플렛리스 재즈 베이스로, 62 리이슈와 같은 펜더 빈티지 픽업이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앨더 바디, 메이플 네크로, 핑거보드가 파오 페로라는 것과 플렛이 없다는 것 외에는 62 리이슈의 사양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바디의 울림은 그보다 조금 더 좋은 느낌이었습니다. 이 베이스는 크게 속상할만한 단점은 없었지만, 어쩐지 62 리이슈와 마찬가지로 어딘가 결여된 Middle이 항상 마음에 걸렸고, 다소 분명하지 못한 음색 때문에 브릿지에서 아주 가까운 위치에서 피킹을 해도 너무 무른 음색을 내주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프리앰프를 연결해보면 무엇인가 변질된 느낌의 음색이 귀에 거슬렸습니다. 혹시 더 듣기 좋아질 수 있을까 하는 기대로 코러스나 플랜져를 사용하면 Middle이 비어있는 상태에서 뭉툭한 저음들만 공간에 가라앉아 구르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다시 픽업 수술을 마치고, 튜닝을 하고 픽업의 높이를 적절히 맞춘 다음, 앰프에 연결하고 연주해봤습니다.
예상했던대로, 62 리이슈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전체적으로 더 분명해진 음색과 더 따뜻해진 저음, 귀에 거슬리는 것이 없는 High와 똘망똘망한 Middle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1번째 줄의 7플렛 부분에서 항상 신경을 쓰게 했던 데드 노트가 없어졌습니다. 이 문제 때문에 베이스의 헤드에 부착하는 기구도 사용했었고 저음을 강조시켜주는 케이블을 사용해보기도 했었고, 스테인레스 스트링을 사용해보기도 했었습니다. 그런 노력들이 단지 린디 프랠린 픽업을 부착하는 것으로 해결되고 말았다는 것이 약간은 허탈한 기분이 들 정도였습니다.
모든 음역의 음색이 분명해졌기 때문에, 당연하겠지만, 하모닉스도 더 깔끔하고 투명하게 나와주었습니다. 3플렛에서의 하모닉스는 각 포인트 마다 귀에 거슬리는 느낌이 전혀 없는 깨끗한 소리를 내주었습니다. 또, 공통적으로 픽업 교환전에는 거의 들어볼 수 없었던 growl - 으르릉...하는 듯한 재즈 베이스의 음색이 나와주어 여간 기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마치 네크가 바뀐듯한 기분이 들 정도여서, 이전에 아무리 새들의 피치를 조정해봐도 어딘가 분명하지 않았던 특정 플렛부분의 음들조차 뚜렷한 소리를 내주었습니다. 피치조정이??잘못되어 있던 것이 아니었고, 귀에 들렸어야했을 어떤 대역대의 음색이 나오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나 추측해볼 수 있었습니다.
픽업을 교환한 후 몇 개의 각각 다른 앰프들을 사용해봤습니다. 이전의 복잡했던 세팅은 옛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모든 앰프들 역시 공통적으로 모든 콘트롤을 플랫 상태로 두고, 가능하면 이퀄라이저 역시 특별히 손대지 않은 자연스런 상태의 세팅이 오히려 훨씬 좋은 소리를 내주었습니다. 이 점이 저로 하여금 두 번의 경험을 통하여 린디 프랠린의 픽업을 신용하게 해줬는데, 예를 들어 D사의 재즈 베이스용 픽업이 부착된 펜더 베이스를 사용해봤던 것을 기억해보면 펜더의 오리지널 픽업에 비해 지나치게 밝고 그대신 푸근한 감은 오히려 없어지는 바람에 항상 앰프의 이퀄라이저를 조정하느라 성가신 일을 반복했습니다. 낯선 장소에서의 연주나 방송같은 경우 제공되어진 앰프를 선택의 여지 없이 사용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충분한 세팅 시간 없이 연주해야 할 경우에는 아주 곤란했던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두 베이스 모두 단지 픽업만 교환했을 뿐인데, 펜더의 것을 사용하고 있었을 때와는 달리 볼륨과 톤의 조절이 아주 예민해졌습니다. 이 점 또한 예상하지 않았던 선물처럼 여겨졌습니다. 예컨대 조금만 노브를 돌렸는데도 악기의 소리가 갑자기 커지거나 악기의 톤이 갑자기 변해지거나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펜더 재즈 베이스의 매력적인 음색이 그대로 남아있는 상태에서 더 좋은 소리들은 분명해지고 듣기 싫었던 소리들은 사라져버렸으므로, 이미 픽업 교환의 목적은 완전히 달성한 셈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세 번째 픽업 이식 수술은, 앞의 경험들로 모든 결과들을 예상할 수 있었기 때문에, 즐거운 마음으로 결정했습니다만... 여기에 한 술 더 떠서 오히려 뭔가 더 나은 점은 더 이상 없는 것일까 하는 것까지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세 번째의 픽업 교환은 '64년 렐릭 재즈 베이스였습니다.
이 악기는 특별히 그 상태가 매우 좋은 것을 구입하였고, 음색도 특별히 나무랄데가 없었으며 현재의 상태만으로도 아무 불만없이 연주할 수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픽업은 펜더의 커스텀샵 재즈 베이스 픽업이었고, 단점이라고는 그다지 생각해볼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 악기에 린디 프랠린 픽업을 부착할 경우, 분명하게 더 음색이 좋아질 것이라는 것은 이미 검증된 사실이었기 때문에 결국 '아주 아주' 멀쩡한 새 픽업을 떼어 내고, 또 한 번 린디 프랠린의 픽업으로 교환하고 말았습니다.
결과는 앞의 두 번의 경험보다 더 기분좋은 것이었습니다.
아무래도 펜더의 '64 렐릭의 원래의 소리가 좋았기 때문으로 여겨지지만 이번에는 전보다 몇 배는 더 듣기 좋은 나무의 울림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아주 약간이라고 여겨졌던 데드 노트는 말끔히 사라졌고, 두툼한 저음은 더 똘똘한 저음으로, 분명한 고음은 더 분명하지만 너무 날카롭지 않은 고음으로 변했습니다. 역시 볼륨과 톤의 노브의 느낌도 세밀해졌고, 예를 들어 브릿지에 손뺨을 대고 뮤트한 상태에서 엄지 손가락으로 피킹을 해보면 그 배음이 전보다 훨씬 더 풍부해진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핑거링 상태에서 뚜렷한 growl을 가진 재즈 베이스의 음색을 내주고 있다가, 갑자기 슬랩을 하게 되어도 아무런 위화감이 없는 말끔한 소리를 내주었습니다.
패시브 픽업의 느낌을 더 좋아하는 제 취향을 100% 만족시켜주고, 무엇보다도 손가락 끝에 민감하고 빠르게 반응하는 느낌이 마치 악기가 다른 새 것으로 바뀐듯한 기분마저 들게 했습니다.
지금은 매우 성공적인 베이스들의 픽업 수술들을 마치고 제법 뿌듯해하고 있는 중입니다.

어떤 스타일의 음악을 연주하든지, 베이스의 음색은 매우 중요합니다. 무조건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베이스는 좋은 소리가 우선되어야합니다. 주머니에 돈이 넉넉하여 아주 값 비싸고 좋은 베이스를 덜컥 구입해버리면 간단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누구나 그렇게 할 수는 없으며, 비싼 악기라고 해도 그 가격에 비하여 완벽한 소리를 내주는 악기를 만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물론, 좋은 픽업으로 교환한다고 해서 좋은 음색을 얻기 위한 노력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케이블 마다 다양한 느낌의 소리가 있고, 연주할 음악의 용도에 따라 프리앰프도 필요하고 이펙터들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좋은 앰프, 좋은 이펙터, 좋은 케이블들보다 우선할 것은 뭐라고 해도 악기 자체의 좋은 소리일 것입니다. 그리고 최소한 린디 프랠린 픽업은, 그 악기의 최상의 소리를 내주는데에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더 좋은 소리, 더 좋은 연주를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을 베이스 연주자들에게 린디 프랠린의 픽업을 권해봅니다.

사람들이 궁금하다.


밤에는 바쁘고 낮에는 잠을 자느라 친구, 선배들 얼굴 본지가 오래 전 일이되었다.
모두들 잘 지내는지 궁금하다.
계속 연주를 하고 있는데도 목이 많이 마르다.
약속된 연주들을 준비하는 도중에도 항상 충족이 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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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2월 23일 수요일

미스 고, 순이.


미스 고, 순이는 항상 궁금하다.
하루 종일 궁금하고 무엇이든 궁금하다.
가끔 저것은 혹시 호기심이 아니라 습관이거나 성격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언제나 궁금해하고 새로 알게되면 즐거워한다.

순이는 하루의 절반을 혼자 지내고 있다. 아마 대부분 잠을 자면서 보내겠지만 고양이가 혼자 어떻게 지내는지 나는 늘 궁금해하고 걱정한다.

현관을 열면 어김없이 나와서 인사를 해준다. 뒤이어 투정을 부리고 응석을 떨었다.
다양한 소리를 내며 뭐라고 한참씩 말을 한다. 나는 정확히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대충 의미는 알아듣고 있다. 욕이겠지, 뭐.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아주니 다행이고 고맙다.
처음의 결심처럼 나는 청소를 하고 집안 정돈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고양이는 그것과 상관없이 언제나 깨끗하다.

순이가 집에 온지 한 달이 되었다. 그 사이에 나의 생활은 아주 많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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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2월 13일 일요일

Jimmy Smith


지미 스미스가 76세로, 2월 8일에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웨스 몽고메리의 음반을 샀을 때에 처음 알게되었었고, 그 후 많이 좋아하며 그의 음악을 들어왔다.

재즈맨들이 매년 몇 명씩 세상을 떠난다.
그들은 대부분 죽기 전까지 계속 연주를 하고 녹음을 하고 있다가, 어느날 눈을 감는다.
이른 나이에 떠나는 분들이 많아서 아쉽고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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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2월 12일 토요일

호기심.


새 악기를 구입했다.
빈 집에 악기를 들고 들어와서 구석에 놓아뒀다.
몸은 많이 지쳤고 머리속은 복잡한 생각들로 가득차있었다.

케이스를 열고 악기를 꺼냈더니 순이가 재빨리 들어가 앉아버렸다.
뚜껑을 닫지도 못하게 하고, 도대체 뭐가 그렇게 궁금한건지 밥그릇도 쳐다보지 않은채 저 안에서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꼭 내 새 악기에 관심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우스웠다.
하는 수 없이 하드케이스 안에 사료 그릇을 놓아주고 저절로 닫혀버리지 않도록 책을 받쳐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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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재즈베이스.


원래 사용하고 있던 모델은 소리에 한계가 있었다. 처음부터 네크가 뒤틀려있었지만 나는 그것을 십여년 동안 그대로 쓰고 있었다.
나는 더 좋은 소리를 위해 별짓을 다해봤었다. 시간과 돈을 소비하며 결국 제법 괜찮은 악기로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더 좋은 소리를 가진 악기를 만났고, 그냥 사버렸다.

옛 악기는 어서 처분하는 것이 좋겠다. 당분간은 이것만 가지고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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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2월 4일 금요일

열이 많이 났다.

몸이 너무 아파서 오늘도 누워있었다.
승려 지율의 단식중단 뉴스를 보았다.

환경이니 도룡뇽이니 그런 말을 쓰지 않기로하고 말한다고 해도, 한 사람이 자신의 목숨을 걸고 무엇인가를 위해 싸우고있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한 승려의 다소 상습적인 단식이라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대형 사찰과 산 밑에 있는 여관과 식당들이 친환경적인지 아닌지 따지는 것도 일단 접어둬도 된다.
사람들은 농담따먹기하듯 말 할수 있고 비구니 한 사람이 과연 굶어 죽을 것인가에 관심을 두고 떠들 수도 있다. 그런데 누군가의 희생으로 만일 세상의 무엇인가가 변화한다면, 맘 편히 떠들던 사람들이 그 혜택을 고스란히 누리게 될 때 대신 싸우던 사람은 이미 곁에 없을 수도 있다.
옳은 일은 언제나 그래왔다.

집안이 초토화되고 고문으로 몸뚱이가 걸레가 되도록 싸우던 사람들은 죽어버리거나 고생하더라도, 그들 덕분에 사회가 얻어낸 변화의 혜택은 대부분 '아무 것도 하지 않았던' 다수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비아냥거리는 목소리, 저열하기 짝이 없는 댓글들을 보고있자니 마음이 답답하였다.
최소한 누군가가 누구에게나 하나뿐인 목숨을 걸고 신념대로 행동하고 있다면, 동감해주지 않는다고 해도 그 앞에서 인간으로서의 예의 정도는 갖춰줘야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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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았다.


가지고 있던 것들을 하나씩 처분하고 있다.
오늘은 언제나 가지고 다녔던 것을 한개 또 팔았다.
한 번 구입했던 물건들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모두 보관할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러나 가지고만 있을뿐 쓰지 않게될 때도 많다.

이 물건과는 즐거웠던 연주기억이 많았다.
아쉬워서 사진은 남겨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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