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27일 월요일

푹 잤다.


길게 잤던 것은 아니었다.
아마도 피곤하여 잘 잤을 것이다.

커피를 만들고 얼굴을 씻었다. 오랜만에 집에서 잠을 잔 아내는 커피를 손에 들고 고양이와 함께 창가에 앉아있었다.

하루 전 공연 덕분에 정신이 개운해졌다. 자리에 앉아 악기연습을 오래 했다.
이제 학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전공레슨 시간에 학생들에게 나눠줄 악보를 만들었다. 내일부터 사흘 동안은 수업을 준비할 시간이 없을 것이어서 오늘 레슨 준비를 많이 했다.

저녁에는 떡볶이를 주문하여 먹었다. 아주 매운 것을 먹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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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숨을 쉰 기분.


집안의 어려운 일들이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길어지고 있다.
기대하는대로 되어지는 것은 없고 계속 힘들었다. 자고 일어나면 또 다른 힘겨운 일이 생길지도 몰라서 긴장하며 보내기도 했다.

연주를 하기 전에 잠시 느긋하게 앉아있었다. 공연을 마치고 밤공기를 쐬었다. 서울 합정동의 대기가 맑지 않았을텐데 가슴이 시원해지는 것 같았다. 더 오래 연주를 하며 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제의 공연은 잠깐 숨을 쉰 기분이었다.

2019년 5월 26일 일요일

비둘기와 고양이, 공연.


일부러 일찍 일어나 준비했는데 그만 리허설 시각에 맞춰 도착하지 못했다. 도로에 차가 너무 많았다. 홍대 앞에도 사람이 가득했다. 처음 만나는 에이퍼즈 밴드 멤버들에게 지각을 하여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다.

에이퍼즈 팀은 아주 좋았다. 유튜브에서 그들의 연주를 찾아 여러번 봤었다. 기회가 되면 다음에는 그들의 공연을 보러 가고 싶어졌다.

연주를 마치고 자리에 남아 동료들과 시간을 보냈다. 집에 돌아오니 한 시가 넘어있었다.




내가 살고있는 아파트의 다른 집 어딘가에 비둘기 둥지가 있는 모양이다. 비둘기가 자주 베란다에 찾아와 아내가 마련해준 먹이를 먹곤 한다. 오늘은 집안의 고양이들이 전부 새를 구경하느라 모여있었다.

가족들이 아프지 않고, 생활이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가면 좋겠다. 자주 연주를 하고 고양이들과 뒹굴며 게으름도 피울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아직은 먼 일인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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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14일 화요일

병원.


여덟시에 알람을 듣고 일어났다.
나와 아내는 한 달이 넘게 장인이 입원하고 치료받고 수술을 받아야했던 병원들을 다니고 있는 중이다.

아내가 발을 헛디뎌 내가 보는 앞에서 길 위에 드러눕듯 쓰러지고 말았다. 처음에는 괜찮다가 발목이 심하게 부어오르며 통증이 심해졌다.

병원에서 예상보다 시간을 많이 보내야했다.
아내와 함께 담당 직원의 설명을 들었다. 담당 직원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아무리 보아도 그가 정상적인 의료인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 병원은 장인이 입원했던 병원에서 더 오래 입원을 지속할 수 없다며 '연계병원'이라는 이름으로 환자를 이송 입원시키도록 했던 곳이며, 그곳은 지난 2월에 장모님이 갑자기 돌아가신 그 병원이다. 병원 직원은 우리에게 환자의 상태가 심각하며 지속적인 치료를 하지 않으면 더 위험해질 것이라고 했다. 아내는 기운이 빠져서였는지 잠시 다친 것을 잊고 걸어다녔기 때문이었는지 발이 심하게 부어오르고 있었다.

동네에 돌아와 정형외과에 가서 방사선 촬영을 하고 뼈에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주사를 맞추고 약을 샀다. 목발을 짚은채 생활해야한다고 했다. 현실은 웃음이 나오지 않는 상황일텐데, 나와 아내는 농담도 하고 핀잔도 주며 웃었다.
뒤이어 아내를 한의원에 데려가 부항으로 피를 뽑고 침을 맞게 했다. 침을 맞은 후 아내는 목발 없이 걸어나오면서 신기하게도 통증이 많이 사라졌다고 했다.

집에 돌아와 고양이들을 안아주고 물을 끓여 커피를 마셨다.
커피를 마시고 드러누웠다. 몸이 축 늘어지고 눈앞이 흐릿하게 보였다.
잠이 들었다가 깨어보니 밤 열한시 삼십분이었다.
조용히 밖에 나가 밤길을 괜히 걷다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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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11일 토요일

대구에 다녀왔다.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다가 겨우 잠들었다.
아뿔싸, 알람을 듣고서도 잠에서 깨어나오지 못했다.
다급하게 준비를 했지만 이미 시간은 다 지나가버렸다.
운전을 하다가 어차피 서울역에 가서 예약한 기차를 탈 수 없을 것을 알았다. 나는 자동차를 돌려 고속도로로 향했다.

허둥지둥하느라 현관 앞에 텀블러를 두고 나왔었다. 아내가 서둘러 뒤따라와 주차장 앞에서 나를 기다려 커피가 담긴 텀블러를 전해줬다.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고 집에서 나왔기 때문에 입술이 마르고 목이 탔었다. 나는 고속도로 위에서 아내에게 텀블러를 가져다줘서 고맙다는 문자를 남겼다.

공연을 마치고 운전하여 집에 돌아오던 중 문경인가 하는 휴게소에 들러 차를 세우고 삼십여분 누워있었다.
집에 돌아오니 새벽 한 시가 넘었다.

공연은 즐거웠다. 무대에서 내려온 후에야 피로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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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4일 토요일

합주, 병원, 감기.


오랜만에 예정된 공연을 앞두고 낮에 밴드합주를 했다.
합주를 마치고 다섯 시가 넘어 세브란스 병원에 도착했다.
장인은 나흘 전 다시 입원을 해야했고, 그날 이후 아내는 다시 간병생활을 하느라 병원에서 지내고 있는 중이다. 병원에서 아내를 만나 병원 밖으로 나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
밤에 아내를 병원에 두고 혼자 집에 돌아왔다.

감기가 심해졌다. 몸이 많이 아프다.
고양이 깜이는 상자 안에 들어가서 장난을 청했다. 더운 물로 씻고 나와서 고양이들과 잠시 놀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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