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31일 토요일

좋은 날이다.

오늘은 좋은 날이다.

우리집 고양이를 문틈으로 목격하고 현관문 앞에 소금을 뿌려 놓았던,

음식물 쓰레기를 언제나 엘리베이터 앞에 놓아두고 살았던,

단 한 번도 인사를 하지도 받지도 않았던,

앞집 사람들이 지금 이사를 하고 있다.

오늘은 좋은 날. 잘은 모르지만 손 없는 날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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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서.


아내와 집 근처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빛이 좋았던 오후였다.
이 동네는 조금만 걸으면 시골의 느낌이 많이 있어서 좋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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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30일 금요일

리허설.


라디오 쇼 공연 리허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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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동에서.


리허설 후 저녁식사를 마치고 상암동 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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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29일 목요일

막내 고양이.


햇볕이 종일 드는 곳에서 낮 동안 자다가, 내가 다가갔더니 기지개를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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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28일 수요일

장난꾸러기 고양이.


이 고양이의 유일한 스트레스는 함께 장난을 칠 상대가 없다는 것.
너무 과격하게 놀기 때문에 다른 고양이들은 자주 외면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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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밝았다.


수퍼문이라더니, 밤 11시 14분의 하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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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도로는 혼잡했고 하늘 빛은 고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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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27일 화요일

아침 식사.


가리는 음식이 많은 고양이 꼼이 모처럼 맛있게 아침을 먹고 있었다.
고양이들이 맛있게 먹고 있으면 곁에서 바라보게 된다.
고양이는 천천히 오래 먹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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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는 꿈을 꾸는가.


책상 위에서 잠들었던 고양이 순이가 무슨 꿈을 꾸는지, 옹알 옹알 말을 하기도 하고 노여운 소리를 내기도 하였다.
조용히 쓰다듬어줬더니 그르릉 거리며 다시 잠을 자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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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들.


동네의 길어귀에서 소년들이 걷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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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25일 일요일

동그란 눈.


하루 내내 집에 함께 있었는데 문득 반가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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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친하다.


흰 고양이 꼼이 아주 어린 시절에 샴고양이 순이는 자주 꼼을 껴안고 잤다.
이제는 꼼이 몸집이 커졌기 때문에 순이는 넉넉한 쿠션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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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점.


송파동의 자전거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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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24일 토요일

친구들.


나는 그들과 만난지 이십여년이 되었다.
그들끼리는 서로 삼십여년이 되어간다.
녹음을 하기 직전 두 사람이 말 없이 뭔가를 맞춰 보고 있는 장면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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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해.

뒤늦게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만들고 재미를 붙여서 매일 들여다 보는 중.

지난 금요일 공연장에서 이 사진을 찍고, 그날 밤 인스타그램에 업로드 하면서 해쉬태그를 #moon 이라고 붙여뒀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하늘에 매달린 살진 상현달이 유난히 크게 보여서 친구 서박사에게 이유를 물었었다. 수퍼문 기간이어서 달과 지구의 거리가 360,000km 보다 가깝기 때문이라는 답을 듣고, 역시 그랬었군, 어쩌구 하며 집에 왔었다.

그래서 사진을 올릴 때에 달에 대한 생각만 하고 나도 모르게 해쉬태그를 그렇게 붙였었던 것. 사진 속의 둥근 것은 사실 저녁 시간에 해가 지던 모습이었다는 것을 이틀 뒤에나 깨달았다. 나는 정말 바보인가...


그 저녁, 붉은 해는 기괴하게 솟고 있는 고층건물을 간신히 피하여 제 집으로 돌아가는 듯 보였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의 해쉬태그를 살짝 고쳐 놓았다.

행복한 표정.


고양이 꼼이 아내의 품에 안겨서 편안한 표정으로 그릉 그릉 거리고 있었다.
조금 쌀쌀해졌다고 부쩍 사람의 품으로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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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게 지내는 고양이들.


아내가 만든 펠트 둥지는 제법 따뜻한지, 고양이들은 전부 한 개씩 차지하고 잠을 잔다.
옹기 종기 모아 놓았더니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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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스 녹음 중.


블루스 음반 녹음 중.

이제 곧 다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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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23일 금요일

올림픽 체조경기장.


올림픽 공원에서 공연했다.
오랜만에 보는 앰프 세팅이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크라잉넛 친구들과 만났다.
인사하며 반가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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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시간을 기다리며.


올림픽 공원 체조경기장.
리허설 후 공연시간을 기다리며 무대 곁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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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22일 목요일

기타.

내 기타.
음량이 커서 집안에서 자주 쳐볼 수가 없다.
관리의 부담만 없다면 매일 가지고 다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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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21일 수요일

대학에서.



갑자기 시간이 비어서 학교를 어슬렁거리며 산책했다.
저 숲길에서 지난번에 삼색이 고양이를 보았었는데, 그 후로 만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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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11일 일요일

나란히 볕 쬐기.

둘이서 손을 잡고 햇볕을 쬐고 있었다.

얘들끼리는 한번도 다투는 것을 보지 못했다.
꼼의 장난을 모두 받아주는 유일한 고양이 이지 덕분에 고양이 꼼은 덜 심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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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9일 금요일

리차드 보나와 항공사의 소동.



1. 연합뉴스

연합뉴스의 기자들이 땀과 눈물로 뛰어 다니며 취재를 했던 시절도 있긴 있었다. 최루탄으로 거리가 뿌옇게 되어 버리던 시절에도, 기자들은 방독면 가방과 카메라 가방을 허리춤 양쪽에 차고 위험을 감수하며 사진을 찍고 기사를 썼었다. 그리고 이제는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남의 블로그와 트위터를 옮겨 적는 일들로 밥벌이를 하는 사람도 기자라고 부르게 된 거지. 그걸 가지고 뭐라고 새삼 시비 걸 마음은 없다.
리차드 보나의 페이스 북 글을 긁어서 이랬다더라, 하는 것이 뉴스라고 읽혀질 수 있는 시대여서 그들은 좋겠다. 해당 항공사의 해당 직원을 취재해본다거나 실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묻거나 하는 일 까지 하는 것은 기자로서 너무 오버인건가.


2. 아시아나 항공

해외에 많이 다녀보지는 못했지만, 한국의 두 개 항공사들은 친절하다. 경험했던 바, 최소한 미국의 항공사 보다는 매우 친절했다. 한국의 항공사 직원들은 적어도 승객이 보는 앞에서 함부로 물건을 집어 던지거나, 노골적으로 노려보거나, 자신의 일을 하기 싫다며 승객에게 불평하는 적도 없었다. 다른 나라의 항공사들이 전부 불친절하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런데 악기 연주자로서, 특정하자면 베이스 기타를 들고 다니는 사람으로서 나의 경험을 말해 본다면, 그렇게 친절하다는 국내 항공사의 직원들도 늘 한결 같이 규정을 준수하고 서비스를 잘 해주는 것은 아니었다.
이중적인 면도 많이 있었다. 얼굴이 잘 알려진 유명인과 함께 동승할 때에는 규정상 화물칸으로 보내야 한다던 악기들을 항공사 직원들이 손수 챙겨 객실 가까이 보관해주고 매번 도착지에서 그들이 직접 운반하여 전달해주기도 했다. 그러나 혼자 발권하여 탑승한다던가 무명의 딴따라들끼리 투어를 해야 할 때엔 그 고압적인 태도에 쓴웃음이 났던 적도 있었다. 그것이 규정과 규칙을 말하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3. 리차드 보나

이 연주자가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것이 아니다. 여러 차례 내한하여 연주했고 연주를 마치고 다른 나라로 떠날 때에는 사적으로든 공개된 방법으로든 언제나 감사의 인사를 남기곤 했었다. 그런 사람이 몹시 화가 나서 글을 남겼던 것인데, 어떤 오해와 충돌이 있었는지 글만 읽고서는 잘 알 수 없다. 다만 그가 그의 글에서 아시아나 항공 측에 직원들의 교육을 똑바로 시키라고 했던 것, 반복해서 이 항공사에게 화를 내고 있던 것으로 보면 역시 담당 직원과 좋지 않은 문제를 겪기는 했었던가 보다.
자신의 직원들에게 모든 짐을 맡기고 면세점 비닐봉지 정도나 들고 비즈니스 석에 앉아서 갈 수 있는 사람들은 경험하지 않아도 될 일들을, 자신의 악기를 들고 다녀야 하는 사람들은 자주 마주치게 되기 마련이다. 화가 나는 일, 억울한 대우,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은 언제나 생긴다. 모든 항공사는 화물로 부쳐지는 악기의 파손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각서에 승객이 직접 서명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점점 노골적으로 필요하면 좌석을 더 사라는 말도 한다.
일년 내내 전 세계를 다니며 연주하는 리차드 보나 같은 사람이라면 그런 일들에 대하여 무심하게 다닐 것 같지 않은데, 왜 이번과 같은 일이 벌어졌는지는 (기자가 취재를 해주지 않아서) 역시 자세히 알 수 없다. 다만 얼마나 화가 났으면 그런 글을 올렸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과 동시에, 그렇게 경험이 많은 사람이 어째서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없었는가, 하는 정도의 감상으로 이 문제는 끝.

4. 그리고, 최악은…

최악은 사건의 당사자들과는 상관 없는 곳에 있었다.
포털 '다음'에 링크된 연합뉴스 기사의 아래에 수두룩 달리고 있는 댓글을 보았다. 점심을 먹기 전에 보았어야 좋았다.
구역질이 나고 메스꺼운 사람들의 말들. 그런 토사물들이 따로 없다.
듣보잡 깜둥이, 돈 있는 새끼가 더 한다, 세고비아는 좌석을 한 개 더 샀다더라, 국적을 세탁한 깜둥이 새끼 등등.

그런 이들이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들인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런 수준의 나라가 더 나아질 가능성은 얼마나 있을까. 아마 항공기의 이코노미 좌석이 지금 보다 넓어질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2015년 10월 6일 화요일

가장 어려운 점.



천박한 상대를 마주할 때에 가장 어려운 점은, 천박하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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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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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4일 일요일

서로 버티는 중.


내가 계속 연습만 하고 있으면 네가 심심하고,

너와 놀기 시작하면 내가 또 늦게 자야한다...

양보하기 싫어서 서로 버티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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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노인들로 배울 것은 언제나 많다.
그 대부분은 저렇게 나이 먹지 않아야겠다는 것들이다.
만일 자신도 어쩔 수 없이 그와 같은 노인이 되어버릴 것 같다면,
지금부터 서둘러 외롭게 여생을 보내는 방법을 배워두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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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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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3일 토요일

리허설 마쳤다.


기온도 좋고 공연장의 공기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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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공연 리허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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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2일 금요일

리허설.

한 달 넘게 준비해 온 공연을 하는 날이 되었다.
어제 저녁에 공연장에서 공연 분량 전체를 리허설 했다.

알람으로 맞춰 두었던 시간이 한참 남았는데, 고양이들이 깨우는 바람에 일찍 일어나버렸다. 평소에 하지 않던 짓을, 얘들은 꼭 오늘 같은 날 저지른다.

십여 년이 도망치듯 지나가고 시월의 공연.

말은 더 줄이고 눈은 자주 감아야지, 생각하며 공연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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