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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7일 일요일

산책.


자전거를 타고 나가기에 더없이 좋은 날씨가 계속 되었지만, 나는 휴일이 아니면 시간을 낼 수 없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오늘도 휴일이었으나 볕이 남아있을 때에 몇 시간 정도 달려보고싶었다. 아내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데 길에 사람과 자전거들이 너무 많았다.
사람이 많지 않은 식당을 찾아 자전거 도로를 벗어나 조금 더 달렸다. 겨우 찾은 식당은 사람도 반찬인심도 붐비지 않는 곳이었다. 반찬을 더 달라고 부탁하면 작은 종지같은 접시에 꼭 두 개씩만 새로 담아줬다. 세 번 더 달라고하기엔 눈치가 보였다.

배를 채우고 해가 저무는 집쪽을 보며 잠시 앉았다가, 준비해온 외투를 걸쳤다. 이제 머지않아 추워질 것이다. 올 겨울에는 옷을 껴입더라도 자전거를 계속 타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몇 해 전 겨울에는 그만 입김이 마스크 안에서 얼어붙어 덜덜 떨면서 집에 돌아왔었다. 덜 추운 겨울이 오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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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19일 목요일

능내역.


낮에 너무 더웠기 때문에 해가 질 무렵 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섰다.
밤이 되기 전에 돌아올 예정이었다.
몇 주 전에 자전거를 정비받은 이후 야간용 라이트를 다시 부착하지 않았다. 이쪽은 가로등이 없는 구간이 많아서 불빛이 없으면 밤중에 자전거를 탈 수가 없다. 돌아올 때엔 서둘러야 했다.

능내역까지만 갔다가 잠시 앉아서 물을 마시고 돌아왔다.
해가 저무는 길 위에는 하루살이와 잠자리와 풍뎅이처럼 보이는 뚱뚱한 벌레들이 잔뜩 날고 있었다. 하필 고글도 마스크도 쓰지 않았다. 달리는 동안 작은 벌레들이 입과 코에 들어왔다. 하루살이 한 마리가 왼쪽 눈에 들어가는 바람에 괴로왔다. 집에 돌아와 눈꺼풀 밑에서 벌레를 발견하여 꺼냈다. 눈이 붉게 충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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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13일 금요일

오랜만에.


비가 그쳤으니 오늘이 딱 좋은날이라고 생각했다.
너무 오랜만에 자전거를 가지고 나갈 준비를 하려니 여러가지가 서툴었다. 타이어에 공기를 채우는 데에도 오래 걸렸다.

강을 따라 달려 팔당교 아래에 섰다. 기온 때문인지 자전거 때문인지 옷이 젖도록 땀이 났다.
팔당교 밑 벤치에 앉아서 물을 마셨다. 이 년 반만에 이 자리에 나와 앉아 본다.

자전거를 사고 한참을 미친듯 타고 다닐 때가 있었다. 나는 무척 즐거워했다. 매일 자전거를 탔고 그동안의 스트레스를 모두 버리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었다. 얼굴에 부딪는 바람, 풀냄새와 강비린내, 자전거 바퀴가 바닥을 지나는 소리들이 모두 기분좋게 느껴졌었다. 나는 최소한 그 몇 해 동안 자전거를 타는 순간만큼은 행복해했다.

그리고 내가 행복해하는 사이에 내 고양이는 죽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몰랐다.
순이가 이미 죽음에 임박했을 때에야 나는 뒤늦게 한탄했다. 그리고 이 년 전 그날 새벽 한 시 반에, 순이는 내 품에서 마지막 숨을 쉬더니 액체가 된 것처럼 몸이 흘러내렸었다. 그 다음은 빠르게 식어가고, 굳어갔다.

팔당교 아래 벤치 주변은 변한 것이 없었다. 강변도 그대로이고 노을이 지는 하늘도 변함없었다. 내 고양이 순이만 이젠 없구나, 했다.
그  때에 내가 자전거에 미쳐있지 않았었다면 집에서 내 고양이를 더 자주 보았을 것이고 아픈데는 없는지 더 살펴볼 수 있었을 것이었다. 나는 순이를 어쩌면 더 빨리 병원에 데려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놀고' 있던 동안에 내 고양이는 죽어가고 있었다.
순이가 죽은 후 지난 이 년 동안 나는 자전거에 손도 대지 않았었다.

기어를 느슨하게 해두고 천천히 달렸다. 바람도 햇빛도 까불며 눈앞을 스쳐가는 새들도 이제 예전과 같지는 않았다. 나는 어쩌면 더 조용해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집에 돌아와 반겨주는 고양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한 마리씩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2016년 6월 27일 월요일

자전거


자전거 타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지금도 그것은 변함없이 좋다.

지난 해에는 4월이 되기도 전에 장갑과 두건을 착용하고 아직 남아있는 추위를 견디며 자전거를 탔다. 지금은 6월 말, 올해에는 한번도 자전거 바퀴에 바람을 넣어보지 않았다. 아침에는 먼지가 잔뜩 앉은 자전거들을 쳐다보기만 하다가 나중에 깨끗하게 정비나 해둬야지, 하고 돌아섰다.

고양이가 아팠는줄도 모르고 몇 년 동안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나는 즐거워했었다. 자전거를 볼 때 마다 고양이에게 미안한 감정과, 내가 해야할 일을 하지 않고 노느라 정신이 팔려 나의 책임을 방기해버렸다는 자책이 들었다. 봄에는 집안의 어려운 일들이 나의 직무유기처럼 느껴졌고, 지난 겨울에는 내가 해왔던 일들이 모두 실패해버렸다는 생각에 나의 즐거움을 위해 시간을 사용하는 것이 죄스러웠다.

나는 타고난 기질이 대범하지 못하고 대부분의 일 앞에서 쉽게 움츠러든다. 고양이는 아플 수 있는 것이고, 사람은 일상의 일들을 다 챙기지 못하면서도 살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좋지 않은 일들은 나만의 책임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해도 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나의 죄책감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저질렀던 것들 때문에 벌어진 일들에 대하여는 후회하고 반성하며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지만, 해야할 것을 하지 않았던 것 때문에 주변의 일들을 망쳤다는 생각은 나를 괴롭힌다.

자전거를 이렇게 오래 방치해둔 적이 없었다. 나 때문에 아내의 자전거도 버려진 목마처럼 기울어진채로 먼지를 덮고 있다.
이번 주에는 자전거를 닦고 구멍난 바퀴의 튜브도 교환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우선은 아내의 것만이라도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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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25일 일요일

자전거점.


송파동의 자전거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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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30일 수요일

양수역 어린이 고양이.


무척 영리하고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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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13일 일요일

자전거 그립다.

일하느라 며~칠 동안 목소리가 잠기도록 말하고 운전하고 다녔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춘천에 다녀오며 다이나믹한 자전거 모험을 한 상훈씨의 글과 사진을 구경하며 시샘하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겨우 고작 이틀 동안 일했을 뿐이었네. 일요일에는 조금 쉴 수 있었잖아. 그게 벌써 일주일은 지난 것 처럼 느끼고 있었다.

일찍 가을이 지나가는 것 같은 여주의 밤하늘을 보며 집에 오는 퇴근길에, 운전하다가 아이폰을 들고 내일 날씨를 확인하고 있었다. 잠을 좀 덜 자더라도 내일은 자전거를 타러 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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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 24일 월요일

아내와 자전거.


일요일이어서 사람과 자전거와 소음으로 자전거 길이 붐볐다.
그곳들을 지나 인적 드문 신원역 앞에 도착했다.




곧 이어 아내도 도착했다. 한 무리의 학생들도 나타났다.
조용했던 신원역 앞이 다시 왁자지껄 소란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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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 31일 금요일

자전거.


사진은 7월의 첫째 주 어느날 저녁.

2015년 7월 15일 수요일

능내역의 개 친구들.


해질녘 찾아가서 능내역의 개를 다시 만났다.
잘생긴 개 친구는 아내를 금세 알아봐줬다.
이번에는 더 이상 흥정하려 하지 않았다. 아내가 준비해간 간식을 맛있게 받아 먹었다.


수줍음 많고 착했던 개 친구.
헤어지려 할 때에 보였던 속상해하는 눈빛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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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 7일 화요일

능내역에서.


능내역 역사 뒤에는 무궁화가 듬성 듬성 매달려 있다.
맨 바닥에 앉아 땀을 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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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길에서 개를 만났다.


자전거 길에서 개 친구를 사귀었다.
개는 아내와 마주 앉아서 고양이용 깡통 간식을 앞에 두고 서로 흥정을 하고 있었다.


미남에다 착했다.
조만간 다시 찾아와서 맛있는 것을 선물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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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15일 월요일

아쉬웠다.


찢어지고 때 묻었던 바테잎을 새것으로 감아두고 오늘 아침에 자전거를 타러 나가려고 했었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반가운 비가 내리고 있었다.
천둥소리는 음질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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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 15일 금요일

자전거 길 옆의 고양이들.

지금은 오후 두 시. 모처럼 일기예보가 맞는다. 비가 내리고 있다.
오전 중에는 비가 오지 않으며 흐릴 뿐이라는 예보를 믿기로 작정을 하고, 아침 일찍 아내와 함께 자전거를 타러 나갔다.


배가 고팠지만 너무 이른 시간이었어서 능내역 주변에는 문을 연 음식점이 없었다.
그 시간에도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는 수 없이 돌아오는 길에 작은 가게에 들러 컵라면을 사먹기로 했다. 그곳에 자전거를 멈췄는데...

나무에 고양이 열매들이... 아니지, 이런 아이들이 나무 위에 올라가 놀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체력이 어떻다느니 힘들다느니 했던 나와 아내는 뭐 그렇게 반가왔던지 소리를 질렀고.
내가 컵라면을 사는 동안 아내는 이미 고양이들에게 깡통을 한 개 열어 나눠주고 있었다. 자전거에 붙여놓은 주머니 가방에 늘 고양이용 간식 캔을 한 개 담아서 다니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작은 깡통 한 개를 세 마리가 나눠 먹은 후에, 엄마 고양이가 우리들 곁으로 다가오더니 가까운 곳에 앉아서 두 눈을 여러번 깜박이며 인사를 해줬다.

아내와 함께 자전거 길을 나서면 자주 고양이들을 만나게 되곤 했다.
제일 개구장이 짓을 하던 어린이 고양이가 매미를 붙잡아서 던지고 물고 뛰어 다니며 노는 것을 구경했다.
내 집에 있는 고양이들이 이 녀석들 처럼 꽃과 나무가 있는 곳에서 놀 수 있으면 좋겠다고 아내와 서로 말을 했다.
다시 집으로 돌아왔을때 집안의 고양이들은 소파와 의자에서 늘어지게 잠을 자고 있었다.



2014년 8월 9일 토요일

밤길을 달렸다.



다시 잠자는 시간의 밤낮이 뒤바뀌어서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좋은 날을 기다리고만 있다가는 여름이 다 지나갈 것 같았다.
일을 마치고 돌아와 밥을 먹고는, 심야에 자전거를 타러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서울 방향으로 자전거길을 달리는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내 동네 쪽의 모든 길에는 가로등을 전부 꺼버렸기 때문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워커힐을 지날 즈음이 되어서 부터는 거의 모든 가로등이 켜져 있었어서 자전거에 붙여둔 등이 필요 없을 정도였다.
친구가 머물고 있는 동네에 들러 문 앞에 의자와 테이블을 꺼내어 둔 편의점을 찾아 커피와 물을 사서 마셨다.
다시 집으로 돌아올 때엔 밝은 서울 쪽에서 구리 방향으로 달렸던 탓에, 내가 사는 동네에 가까와질수록 불 꺼진 자전거길이 더 어둡고 깜깜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자동차가 다니는 차로로 올라가 아스팔트길을 달렸다.
덕분에 더 빨리 귀가했고 힘도 덜 들었다.

2014년 7월 22일 화요일

몸도 자전거도 멀쩡하다.



어제 저녁에는 오랜만에 조금 힘을 주어 자전거를 타고 달렸다.
손보아 두었던 체인도 멀쩡했고 디레일러의 동작도 산뜻해져있었다.
새 휠셋을 가지고 싶어했었는데 어떤 작용 때문이었는지 조금 뒤틀려있던 앞바퀴도 제자리로 돌아와있었다. 올해도 그냥 지금 상태로 더 달려보기로.

집앞에 도착하여 공원의자에 앉았더니 물 바가지를 뒤집어 쓴 것 처럼 땀이 멈추지 않고 흘렀다. 몇 번은 계속 수건으로 닦아내다가, 그냥 내버려뒀다.

앞으로의 일들을 걱정하는 버릇도 그만 두고, 이제는 그냥 내버려두는 습관을 들이고 싶어졌다.




2013년 9월 22일 일요일

자전거 타기.

왕복 80km를 달렸는데, 여의치 않아 때를 놓치고 그만 한 끼도 먹지 않았다.
물통을 비우면서 뭐 굶어도 괜찮을거야...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굶어 죽을 뻔 했다.
날씨가 맑길래 할머니를 만나러 공릉동에 자전거를 타고 가기로 마음 먹었다.
아내가 밥을 차려줄테니 먹고 가라고 했지만 속이 더부룩한 것이 싫어서 편의점에 들어 쵸코바 두 개를 사먹고 출발했다. 출발 부터 가느다란 비가 조금씩 오고 있었다. 
소나기일 뿐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갈 때에도 올 때에도 가는 비를 맞으며 달려야 했다.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하여 돌아가기도 했으므로, 아마도 거의 팔십 킬로미터를 달린 셈일 것이다. 할머니는 혼자 계셨고, 밥상을 차린다거나 하실 수 없었기 때문에 그냥 안먹었다.
할머니집에서 출발할 때에 국수집 앞에서 잠시 고민을 했다가, 어서 집에 돌아가 밥을 먹으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멍청한 짓이었다. 
영동대교를 지날 때에 부터 팔과 다리에 힘이 빠지더니 통증이 생겼다. 근육통도 아니고 뼈가 아픈 것도 아니고... 아픈 느낌인데 정확히 어디가 아프다고는 할 수 없는 느낌. 그리고 이어서 허리에 통증이 오기 시작하고 배가 고파졌다. 하지만 그 때 부터 자전거길에 음식을 파는 곳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덕소 산 앞에 아직 문을 연 식당이 있어서 칼국수를 사먹고 겨우 살아났다. 집에 오니 여덟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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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 17일 토요일

자전거 수리.

정비를 위해 자전거 정비소로 달리던 도중에 앞 바퀴가 터졌다.
살펴보니 유리조각이 꽂혀 있었다.
그 작은 조각을 굳이 밟아 바퀴에 심어놓을 수 있었다니.


2013년 8월 14일 수요일

자전거.

어릴적에는 나중에 어른이 되면, 하여간에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을 하지 않기 위해 뭐든지 하겠다고 하는 허세와 객기가 있었다.

현실이란 언제나 변박과 불협 투성이이다.
오늘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원하지는 않지만 해야하는 일들만 했다.

그리고 마치 목끈이 풀린 강아지처럼 뛰쳐나왔다.
숨쉬는 것이 즐겁게 느껴졌다.



2013년 8월 12일 월요일

자주 자전거를 타고 있다.


오늘은 쉬고, 내일 아침 일찍 나오려고 했었다.

합주연습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몸이 아파 드러누워 있는 아내를 한 번 보고, 아직 덜 나으셔서 누워계신 장모님을 뵙고, 뭐 이런 계절이 있느냐며 줄줄 흘러내리듯 누워들 있는 고양이들을 보고, 설거지를 하고, 체인을 닦고 기름칠을 했다.

그리고 살금 살금 자전거를 들고 집에서 나왔다.


새벽 네 시에 일어났으니 열 네 시간 째 깨어있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