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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27일 월요일

귀여운 개들, 성격검사


시골에 갔다가 부모님 두 분과 함께 식당에 들러 점심을 먹었다. 식사를 마칠 즈음 아내가 먼저 밖으로 나갔고, 조용히 챙겨둔 고기 몇 점을 문 밖에 있던 개들에게 주고 있었다. 우리에겐 늘 있는 일이다. 둘 중에 더 똑똑해 보이는 개는 아내에게 빨리 달라고 재촉하지 않고 자존심을 지키며 아내의 손을 응시하고 있었다.


아내는 나에게 MBTI 검사를 해보라고 권하고 있다. 자신의 결과를 알려주며 내것도 궁금하다고 했다. 나는 웬만하면 해볼 수 있을 일인데도 하지 않고 있다. 그런 것으로 사람의 성격을 구분하여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도 하고, 어쩐지 그것이 새로운 혈액형 종교 같은 기분이 들어서 별로이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 요즘처럼 그 검사가 인기있기 전에 어떤 계기로 이미 해본 적이 있었다. 네 개의 알파벳 전부가 기억나지는 않는다. 그대신 처음 몇 줄에 적혀있던 나에 대한 설명은 기억한다. 그것에 의하면 나는 '동물을 싫어하고 사업과 이윤에 밝은 사람'이라는데, 어딘가 평행우주 속의 다른 나에 대한 이야기인가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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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15일 월요일

착한 얼굴.


개들이 다 그렇지만, 선한 눈빛을 하고 물끄러미 나에게 시선을 맞춰주면 마음이 평화로와지는 기분이 든다. 착한 강아지는 언제나 나와 아내를 반갑게 맞아주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즐거워해준다.
헤어져야 할 시간이 되면 서운해하느라 꼬리를 오무린 채 기운 빠진 얼굴을 하는데, 집에 돌아가는 내내 그 모습이 선하다. 어쩌면 강아지의 연기에 속고 있는 건 아닐까, 하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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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13일 목요일

강아지와 병원에.


아내의 본가에 들러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했다.
강아지는 바람을 맞으며 걸었다. 기분이 많이 좋았는지 계속 웃는 얼굴을 하고있었다. 그런데 어쩐지 불편해보이는 표정도 있었다. 나는 개를 어루만지며 살펴보다가, 개가 아파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내와 함께 동물병원에 갔다. 검사를 하고 약을 사서 먹일 수 있었다. 다행히 심하게 아픈 것은 아니었다.

지난 밤에 잠을 못잤던 탓에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돌아오는 길이 막히는 바람에 집까지 두 시간이 걸렸다.
나는 겨우 세수만 하고는 그만 침대에 엎어져 잠들었다가 새벽에 깨어났다.
이상한 꿈도 꿨다. 거의 매일 꿈을 꾸는데, 꿈속에서 언제나 피곤하게 돌아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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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25일 월요일

빈 집 같았다.


아파트 현관이 열리자 강아지가 반기며 뛰어나왔다.
강아지를 어루만져주며 집안으로 들어갔다.
장모님이 늘 계시던 자리의 가구들이 옮겨져있는 것을 보았다. 보기에 좋았다. 무거운 가구를 혼자 옮기고 정리를 하느라 처남은 많은 애를 썼을 것이었다. 아주 잘 하셨어요, 라고 말하자 그는 혼잣말처럼 '어떻게 해도 잠을 잘 수 없어서요...'라고 했다.

원통하다는 감정은 이런 것인가 하였다. 고인이 계셔야 할 자리에 눈에 보이는 큰 구멍이 생긴 것처럼 느껴졌다. 집이 비어있는 기분이었다. 베란다의 창으로 무심한 햇살이 들어오고 있었다.

장모님이 강아지를 무척 귀여워하셨었다. 개는 아주 작고 어릴 때에 이 집에 와서 가족들에게 행복을 줬다. '얘 덕분에 많이 웃는다'라며 좋아하셨던 얼굴이 떠올랐다.

아내 오누이와 함께 떡을 샀다. 성당에서 와주셨던 분들과 장례식장 사무장님을 찾아가 사례를 했다. 강아지는 아내가 선물해준 간식을 가지고 놀기도 하고 먹기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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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5일 토요일

개와 고양이.


시골에 다녀오느라 아침 일찍 고속도로를 달렸다.
다양한 일로 신경이 쓰이고 스트레스를 참아내느라 기운이 빠져 있었는데, 시골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고양이 한 마리가 성큼 성큼 다가와 아내와 나에게 인사를 해줬다.


집 주변을 쏘다니며 멋대로 뛰는 고양이와 반대로 쇠줄에 묶여 심심한 오후를 보내던 개도 반가와해줬다.


긴 하루 동안 유일한 휴식이었던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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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4일 일요일

2015년 7월 15일 수요일

능내역의 개 친구들.


해질녘 찾아가서 능내역의 개를 다시 만났다.
잘생긴 개 친구는 아내를 금세 알아봐줬다.
이번에는 더 이상 흥정하려 하지 않았다. 아내가 준비해간 간식을 맛있게 받아 먹었다.


수줍음 많고 착했던 개 친구.
헤어지려 할 때에 보였던 속상해하는 눈빛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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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 7일 화요일

자전거 길에서 개를 만났다.


자전거 길에서 개 친구를 사귀었다.
개는 아내와 마주 앉아서 고양이용 깡통 간식을 앞에 두고 서로 흥정을 하고 있었다.


미남에다 착했다.
조만간 다시 찾아와서 맛있는 것을 선물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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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6일 목요일

그 개의 요즘.




버려졌었다가 어린 고양이와 손잡고 서로 안아주며 눈, 비 맞던 그 개.
방송에 나온 이후 더 관심을 받았고, 맘 좋으신 분의 집으로 가서 강아지들을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고양이도 좋은 주인을 만났다. 굴러들어온 주제에 주인행세를 하며 그 집 안에서 뒹굴거리고 있다고.


개와 고양이를 함께 같은 집으로 보내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고양이 녀석이 스스로 어떤 아주머니 집에 먼저 들어가 자리를 잡아 버렸다.
개는 강아지가 태어날 때가 다가오니까 고양이에게 미처 신경을 쓸 수 없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엄마 개가 되어 함께 살게된 그 집의 개 친구들과 강아지들 사이에 파묻혀 잘 살고 있다.


아내는 입양을 보낸 후에도 몇 번을 그곳에 다녀왔다.
이 사진을 찍은 후에, 그제서야 안심을 했는지 마음이 편안해보였다.

2014년 1월 4일 토요일

그 개와 고양이.


관련 이야기 
http://aulait.tistory.com/1876
http://aulait.tistory.com/1879

그 개와 고양이는 지금 함께 동네의 동물병원에서 자고 있다.
방송사에서 취재를 하러온지 거의 보름째. 두 마리를 함께 붙잡아 진단을 하고 입양을 보내려하고 있다고 들었다.
고양이는 쉽게 잡아 우선 병원에서 검사를 했는데 건강했다. 영리하고 민첩하게 도망다니며 보름 가까이 동네사람들과 방송사 사람들을 뛰어다니게 했던 개는 어제 아내의 손에 붙잡혔다. 나는 그럴줄 알았다고 했다. 아내가 그물을 씌운채 앉아서 안아줬더니 반항도 하지 않았다고.
개는 알고보니 새끼를 가졌다. 고양이는 개를 엄마처럼 여기고 있었다. 며칠만에 개와 다시 만나자 행복한 표정으로 몸을 부볐다.

방송사 사람들은 그래도 이 동네는 길에 사는 동물들에게 관대한 주민들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사실은 길에 사는 동물들에게 난폭하게 대하고 인정머리없는 사람들도 많은 마을인데... 어쨌든 그렇게 말한다면 대부분의 다른 동네는 어떻다는걸까.

함께 개와 고양이의 구조를 돕던 몇 분들이 개와 고양이를 각각 임시로 보호해주거나 심지어 맡아 키우고 싶다고 했단다. 하지만 지금은 엄마 개에게 어린 고양이가 달라붙어 떠날줄을 모른다.
그들은 헤어져야할지도 모르지만 당분간은 함께 지내며 추위에 떨지는 않게 되었다. 다행이다.

2013년 12월 27일 금요일

그 개와 고양이의 요즘.



http://aulait.tistory.com/1876

http://aulait.tistory.com/1881

길에서 지내는 개와 고양이는 하루 종일 붙어 지낸다.

어린 고양이는 몸집이 불었고 나이든 개는 건강이 아주 좋지는 않아 보였다. 기왕 마련해준 집이니까 거기에서라도 잠을 자주면 좋겠는데 오늘도 그 집 현관 앞에서 잤는가보다.



2013년 12월 22일 일요일

개와 고양이




길에 있는 고양이와 개

개는 지난 여름에 버려졌다.
좁은 길 건너 아파트에서 어느 집이 이사를 가며 버리고 갔다.
그 날 부터 이 개는 그 집 앞을 떠나지 못하고 비 맞고 눈 맞으며 지금까지 버티고 있다.
사람들이 먹을 것을 주면 조심 조심 받아 먹지만 다가가 쓰다듬으려 하면 으르렁 거리며 도망을 쳤다.
이제 이웃의 사람들이 모두 이 개를 알고, 밥과 물을 챙겨 주기도 하고 집도 마련해줬다.
그런데도 자기가 살았던 그 집 현관 앞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듯 웅크리고 잠을 잔다.

어린 고양이는 엄마가 있었다.
동네 길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던 아내는 개가 길 위에 출현한 후 어느날, 이 개와 엄마 고양이가 친하게 지내는 것을 보았다.
어린 고양이에게는 형제도 있었는데, 깨어진 유리에 몸을 찔린채 죽어있는 것을 아내가 발견했었다.
도움을 청하여 죽은 고양이를 묻어주고 깨어진 창과 유리조각을 치웠다.
추워진 후에, 개와 친하게 지내던 엄마 고양이는 언젠가 부터 보이지 않게 되었다.

어제 밤에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던 아내는 이 개와 어린이 고양이가 꼭 안고 자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근처에 사람들이 마련해준 집도 있는데, 아기 고양이를 품은채 그 집 현관 앞에서 몸을 말고 자고 있었다고 했다.
밥그릇과 물그릇은 누군가가 발로 찼는지 먼 곳에 엎어져 있었다.

겨우 개이고 고양이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버리기도 하고 밥그릇을 깨버리기도 한다.
겨우 개, 고양이일 뿐이니까 그들은 의지하고 체온을 나누며 차가운 길바닥에서 겨울을 버틴다.


http://aulait.tistory.com/1879
http://aulait.tistory.com/1881

2013년 10월 5일 토요일

합천에서 만났던 개.


새벽 다섯 시에 잠들어서 여덟시에 일어남.
265km를 만만히 보았는데 도로정체로 무려 다섯 시간 걸려 합천에 도착. 휴게소에서 먹었던 라면은 중부내륙고속도로에 뿌리며 온듯 배고파하며 공연 시작.

공연 후 식당에 들렀을 때에 즐거워하며 뛰놀던 개 한 마리. 얼른 앉아 불러보니 뛰어와 몸을 부볐다. 나이든 개의 목덜미가 차가와 한참을 쓰다듬었다.

말없이 배불리 밥을 먹고 근처의 호텔에서 하루를 머문다는 멤버들에게 인사하고 다시 집으로 세 시간 운전.


동네의 길 어귀에서 자동차를 아슬 아슬 피하는 고양이들을 보니 식당에서의 착한 개가 자꾸 생각났다.

2013년 7월 1일 월요일

뙤약볕.

볕은 따가왔고 기온은 섭씨 34도였다.
오늘은 소나기도 없었다.

식당에서 만났던 어린 강아지는 볕을 피하려 그늘로 들어가버렸다.
뙤약볕 시멘트 바닥에서 강아지는 발바닥을 얼마나 뜨거워했을까, 사람들은 그런 것을 알아주려 하는 법이 없다.





2013년 5월 8일 수요일

나이 든 개와 만났다.


어제 낮에 만났던 나이 든 작은 개.
곱게 빗겨진 털은 윤이 나고 젖은 눈에는 경계심 대신 상냥함만 보이던 개였다.
사랑을 많이 받고 살아왔구나, 라고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내 집에도 나이 많은 고양이들이 있고, 앞으로 더 생길테고, 타인의 시간 보다 느릴 것 같았던 나의 몸과 마음도 곧 노쇠하고 죽어갈테지.
이별이 아플 뿐, 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일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덕분에 오늘이 예쁘고 지금이 애틋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이름을 못 물어보았던 개야, 매일 볕을 즐기며 건강하게, 하루 씩 더 행복하게 보내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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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11일 목요일

합주


금요일, 토요일에 부산에서 하게될 공연 준비를 했다.
마지막 연습이었다.
특별히 준비한 노래들이어서 시간이 걸렸다. 멤버들이 한데 모여 연습할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서 합주의 기간이 길어졌다. 오늘의 소리도 괜찮았다. 어서 공연장에 가서 리허설을 하고 싶어졌다.

이번 공연에서는 플렛리스 프레시젼을 주로 쓸 예정이다.
악기의 상태도 최상이다. 모든 준비가 잘 되었다.


공연 음향팀의 배려로 공연에 쓰일 악기들을 음향팀에게 맡기고 우리는 간편하게 기차를 탈 수 있게 되었다. 연습을 마친 후 악기들을 모아 내 차에 싣고 음향팀에게 전달했다. 자동차에 가득찬 악기들을 보니 (전부 내 것도 아니면서) 뭔가 배가 불러진 느낌이어서 한 장 찰칵.

어제 여주에서 어쿠스틱 기타 강의를 하다가 떠올랐던 노래가 입에 붙어서 오늘도 집을 나서며 계속 그 노래를 흥얼거렸었다.
개에 대한 노래였는데... 연습실에 도착을 했을 때에 마중나와줬던 개들이 있었다.


'백구'를 흥얼거리고 있었는데 눈앞에 갑자기 백구가 한 마리 쨘.
햇빛을 즐기고 있었구나. 먼지 많지 않은 곳에서 놀으려무나.
차 조심하고.
주차하고 있는데 뒷 바퀴에 바짝 붙어 따라오는 바람에 진땀을 흘렸다.

연습 후 돌아올 때에는 다른 녀석이 큰 길 까지 따라나와서 배웅해줬다.
이런 바람직한 개들을 봤나. 어쩐지 네가 제일 잘생겼더라 했다.
다음에 올 때엔 뭔가 먹을 것이라도 사오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초저녁에 악기를 실어 나르느라 하남에 들렀을 때에 거기에서도 개 한 마리를 만났다. 이 개의 집 앞에 (마음 속으로 양해를 구하고) 잠시 주차... 맘씨 좋게 생긴 개는 짖지도 않고 창문 열려있던 내 차를 봐주고 있었다.

오후 내내 무척 심심했으니 웬만하면 좀 놀아주고 가라는 꼬리짓을 못본체 하고, 손 흔들어 인사만 해주고 왔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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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왔더니 이미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바삐 옷을 갈아입고 모자를 눌러 쓰고 자전거를 타고 달려나갔다. 일요일 이후 일하느라 자전거를 탈 시간이 없었다.
금요일 부터 돌아오는 일요일 까지는 부산에 다녀와야하니까 또 시간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밤이 되면 뭐 어떠랴, 하며 자전거 타고 서쪽으로 내달렸다. 무슨 급한 약속이라도 있는 사람처럼.
보라색으로 물든 하늘 빛이 하도 고와서, 달리다가 사진을 한 장 찍어볼까 하고 잠시 멈췄는데, 아뿔싸 아이폰을 집에 두고 나갔었다. 전화야 뭐 잠시 없어도 되지만 아까운 광경이었는데 하는 수 없이 그냥 마음 속에 남겨뒀다.
능내역 까지 달릴 때에는 맨얼굴로 가는 바람에 길목을 지키고 날던 하루살이 떼들을 얼굴로 들이 받으며 달렸다. 먹고 싶지 않아서 입을 앙다물고 페달질... 그야말로 하루살이의 소나기를 맞았다.
깜깜하고 사람이 한 명도 보이지 않는 능내역에서 되돌아 집으로 올 때엔 가방에서 고글과 버프를 꺼내어 얼굴을 칭칭 감싸고 어디 한 번 다 덤벼보라는 듯 달려왔다. 집에 오니 아주 개운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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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22일 월요일

개와 놀았다.


아담한 마당이 있는 집에서 개와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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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10일 토요일

개야, 반가와.


한남동에 있는 사진 스튜디오에서 샤페이 한 마리를 만났다.
편안하게 누워있었는데 내가 가까이 갔더니 느릿 느릿 일어나서 인사를 해줬다.
반가와, 하며 사진을 찍으려 했더니 큰 기침을 한 번 하고는 자세를 잡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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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월 21일 목요일

여름이 벌써 지난다.


어미 개 옆에서 늘어지게 하품을 하고 졸졸거리며 뛰어다니던 한 여름낮의 강아지 사진을 꺼내놓았는데 벌써 선선한 바람이 분다.
소파에서 잠들었다가 콜록 콜록... 기침을 하는 바람에 잠을 깼다.
활짝 열려진 창문, 습하고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망설이다가 일어나서 창문을 닫고 더운 물을 끓여 마시려 하고 있었다.
여름 다 갔다.
뙤약볕에서 혀를 빼물고 뛰어놀던 강아지는 사춘기를 겪을 것이다.
지난 밤 연습했던 그 건물의 지하는 유난히 습도가 높았다. 에어콘을 켜두고 있었는데도 후덥지근했다. 연습을 마치고 밤 열 두 시, 주차해둔 곳을 향해 걸어 나올 때에 선뜻했었다. 서늘한 바람이었다. 주말의 작은 공연은 가을 분위기가 날지도 모르겠다.
계절은 빠르다. 4光分 거리의 태양이 남은 여름용 열을 쏘아주겠지만 며칠 남지 않았다. 곧 추석이 올테지. 세월 빠르다.

그런데 추악한 정권에서의 올 가을은 또 얼마나 추할까. 요즘 세상... 추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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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24일 목요일

동네 멍멍이.


한낮에, 바람은 서늘하고 햇빛은 따뜻해서 좋았다.
날씨가 좋군요~라고 하는듯 동네의 개 한마리가 길가에서 졸고 있다가, 아내가 다가가니 반가와하며 연신 하품을 했다.
햇볕이 들면 한숨 졸고, 바람이 불면 기지개를 펴고, 그렇게 사는 것은 행복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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