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6일 일요일

자코 공원


플로리다의 오클랜드 파크는 샌프란시스코의 어느 항구마을이다. 자코가 태어나 어린시절을 보냈던 곳이었다.
그가 불행하게 세상을 떠난지 20년이 되었다. 오클랜드 파크는 오랜 회의와 검토를 거쳐 마을의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 Jaco Pastorius Park. (지명이므로 사실은 자코 공원이라고 말하면 안될지도 모른다.)
유투브에 올려져있는 오클랜드 파크 주민들의 공청회와 회의장의 모습들을 보면 흐뭇한 장면들을 구경할 수 있다. 물론 그들에게도 관광수익이라든가 지역의 이득과 손실에 대한 논의가 있었겠지만, 자코 파스토리우스 공원에 찬성하는 서포터들의 의견발표장면들은 짐짓 순수한 음악팬 주민들의 커밍아웃 모임처럼 보였다. 재즈맨으로 살아온 남편의 이야기와 함께 고장의 음악인들이 자코의 음악 덕분에 얼마나 행복하게 살아오고 있는지, 버버리 코스트를 틀어놓고 평결의회의 책상 앞에서 어깨를 들썩이고 그의 음악이 마을 사람들과 미국인들과 세계의 다른 음악팬들에게 얼마나 감동을 주었었는지를 말하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들은, 단지 재즈 영웅 한 사람을 기려서 자기 동네를 위해 뭔가 해먹고자하는 저의가 아니라는 것을 얘기하는 것 같았다. 그들은 정말 행복해했고 자랑스러워했다.

플로리다 오클랜드 파크 호텔은 이름을 바꾸지 않아도 될테지만, 이제 오클랜드 파크는 자코 파크가 되었다. 그 마을에 대하여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지만, 언젠가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쪽 동네의 어느 오래된 마을에는 일해공원이라는 것을 만들었던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다. 되어먹지 않은 인간도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세상이 (다시) 되자, 그 공원의 이름을 반대했던 사람들을 엿먹이려하는 분들이 판을 치고 있다는 소식이다. 공원은 원래 그들의 의도대로 전두환을 찬양하도록 되어질지도 모르는 일이 되었다. 나는 일개 베이스 연주자였던 자코가 불행하게 죽은 것이 안타깝고, 대통령이라는 것을 해먹었던 학살자가 아직도 살아있는 것이 역겹다. 역사도 정의도 없는 동네에 좋은 음악이며 예술이 있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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