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5일 토요일

아는 사람들.


언제 만나도 편안한 친구가 있고 그렇지 않은 친구도 있기 마련이다.
나는 술주정뱅이도 알고 밤낮없이 읽기만 하는 책벌레도 안다. 형제를 끔찍이 위하는 친구도 알고 오직 잇속을 챙기느라 인간관계 따위는 팽개치고 사는 친구도 안다. 아는 사람들이 모두 멋있는 친구들과 예쁘장한 언니들일 수는 절대로 없겠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조금이라도 더 좋은 사람들과 알고 지내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다.

사느라고 서로 바쁘다가 마침 시간을 내어 만났던 친구와는 반갑기만 했지만, 언제나 그 자리에 머물러서 냄새를 풍기는 존재도 있기 마련이다. 그저 인사 정도 나누었으면 제 할일이나 하러 자리에 돌아가주면 좋으련만 쉬지 않고 다가와 참견을 하고 말을 건네는 바람에 기분이 상하기 직전이었다. 이것은 나의 이상한 결벽일 수도 있고, 그저 나의 됨됨이가 이 정도밖에 안되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싫은 인간이라는 것은 존재한다. 길에서 우연히 마주치기도 싫은 사람과 알고 지낸다는 것은 곤란할 때가 있다.

약간의 두통이 있었는데, 맥주를 마시고 수다를 떨었더니 더 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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