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1일 화요일

순이의 겨울오후.


집 옆에 강이 있어서, 강바람이 심하다.
부쩍 쌀쌀해져서 종일 집안에 보일러를 켜놓았다. 조금 춥게 지내야지...라는 생각은 하면서도 점점 따뜻한 구석을 찾아 드러누워 뒹굴고 싶어한다.
따뜻한 곳 좋아하는 고양이들은 집안이 뜨뜻하니 표정이 밝다.
고양이 순이는 길게 뻗은채 누웠다가, 쬐그만 녀석이 몰래 다가와 못된 장난을 시작할까봐 고개를 번쩍 들었다.

집안의 고양이들은 따뜻한 구석 구석에 자리를 잡고 누웠다가, 가끔씩 자기들끼리 자리 교환도 한다. 약속에 의한 순서라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이불 속에 들어가 눕고 싶다던가 따뜻한 담요 위에 앉고 싶다던가 할 때엔 언제나 바닥을 조심해야만 한다. 나는 바닥에 누운채 깜박 잠이 들었다가, 쿠션으로 착각하고 순이를 잡아당겨 베게로 사용한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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