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1일 화요일

어린 고양이와 순이.


무척이나 잘 놀고, 잘 먹고 잘 자는 꼬마 고양이 녀석은 소유의식이 없다.
다른 고양이들의 밥그릇과 잠자리는 근본적으로 모두 자신의 것이라는 생각이므로 온 세상이 편하다.
재미있게도 어른 고양이들은 녀석을 심하게 나무라지도 않고 까탈을 부리지도 않는다. 밥이 되었든 잠자리가 되었든, 쉽게 양보를 해준다.
옆구리의 종양으로 수술도 받았고, 살집도 없었던 녀석이 몇 주 사이에 부쩍 몸집도 커지고 건강해졌다.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 이제는 걱정이 될 지경이 되었다. 낯선 방문객이 현관 앞에 서있어도 즐거워서 달려나간다. 호기심은 너무 많고 주의와 경계는 부족하다. 곤란한 일을 겪으면 어쩌지라는 따위의 두려움도 없다.

순이의 배에 기대어 코를 골며 잠을 자거나, 검은 고양이 쿠로의 꼬리를 베고 잠들거나 하는 일도 다 제멋대로이고 자기 맘대로이다. 어른 고양이들은 꼬마 녀석을 특별히 귀여워해주는 것도 아니지만 괴롭히거나 두들겨 패거나 하지도 않는다. 나는 고양이들의 흐뭇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