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13일 일요일

순이의 응석.


우습게도, 다른 고양이들과 함께 있을 때엔 점점 더 말도 없어지고, 장난도 하지 않고 뭔가 나이든체하며 거닐더니, 다른 녀석들이 모두 잠들어있을 때엔 내 곁에 다가와서 응석을 피운다.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그르릉 거리더니 무릎 위에 올라와 한참을 앉았다가 어깨에 올라와 자기를 태우고 이리 저리 걸어주기를 채근했다.

별로 배고픈 것 같지 않은데도 밥을 달라고 끄응대기도 하고 물그릇에 신선한 물이 담겨있는데도 괜히 내 컵에 고개를 박고 커피를 몇 모금 훔쳐갔다. 이윽고 순이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근처에 앉아서 계속 쳐다보며 그르르릉 거리고 있는 중에, 어느덧 나도 느슨한 느낌으로 되어버려 졸음이 밀려왔다.

내 고양이 순이. 몇 년 사이 식구가 많아져서인지, 나와 둘만 남으면 응석을 부리는 일이 잦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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