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26일 토요일

부담.


꿈을 꾸고 선잠을 깼다. 시계를 보았더니 잠든지 겨우 한 시간 남짓.
부담감이 있다. 일어나서 하드디스크의 정리할 것들을 정리하고 백업시디를 구워놓고, 악보를 출력하고, 음악 파일들을 가지런히 정돈했다.

일찍 나가야할 것이어서 다시 누워 조금이라도 더 자두려고 누웠다. 아이팟에는 음악을 흐르게 해두고 이어폰을 귀에 꽂은채로 눈을 감았다. 잠시 후 툭 하고 한쪽 귀에서 이어폰이 빠져나갔다. 눈을 떠보니 꼬마 고양이가 이어폰의 케이블을 손에 쥐고 장난을 하고 있었다. 빼앗아서 다시 한쪽 귀에 꽂고 고양이를 멀리 밀어놓았다. 잠자코 있을 것처럼 얌전해보이길래 다시 눈을 감으면 이내 다시 달려와 귀에 꽂힌 이어폰을 뽑아내고 케이블을 감고 물어뜯었다. 세 번 네 번 실랑이를 벌이다가 나는 잠들기를 포기하고 다시 일어나버리고 말았다.
결국 다시 일어났더니 몸은 더 피곤했다. 퍼져서 잘 때엔 열 시간도 잘 수 있는데, 다음날 뭔가 약속들이 있으면 잠을 못잘 때가 많다. 그래서 집밖에서 나를 만나는 사람들은 항상 피곤해보이고 부어있는 얼굴만 구경하게 된다. 알람을 맞추어두었던 시각이 한 시간 정도 남았다. 나는 오늘 못잘 것이다.

물 한 잔 마시고, 담배를 한 대 피웠다.
악기를 가지러 다른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바닥에 고양이가 보였다.
이 녀석은 아이팟을 가지고 놀다가 그만 잠이 들어버렸다. 여전히 한쪽 손에는 이어폰의 케이블이 쥐어진채로. 나를 깨워놓고 자신은 잠들기... 샴고양이 순이에게 여러번 당했던 일을 다시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도 귀엽기만한 고양이. 저렇게 잠든 모습이 더 귀여워 보여서 몰래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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