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21일 월요일

눈 내리던 아침.


이른 아침에 선잠을 깨었더니 가는 눈가루가 불고 있었다.
하늘이 흐릿하여 기분이 좋아져서 오랜만에 창문을 열고 방충망도 열었다. 고양이들을 위해 일년중 거의 열어본적이 없다.

찬 공기도 기분좋고 살짝 얼어있는 강을 보며 담배를 한 대 피우는 것도 좋았다.
원래는 모래사장으로 테두리를 삼았었을 강가는 해가 바뀔수록 시멘트와 콘크리트로 단단해져간다. 주민들을 위해 이것 저것 만들어 놓고 있다는 취지인가본데, 내버려두면서 주민을 위해줄 묘안을 떠올릴 공무원들은 적어도 경기도에는 없는가보다.
운하 어쩌구를 파헤치기 시작한다는 인간들의 계획이 현실화된다면 지금 보이는 곳도 마구 더럽혀질텐데, 산으로 에워싸인 곳을 찾아 이사를 가버린다면 모를까 그런 꼴을 잠자코 보고 있을 도리는 없을거야, 따위의 생각도 했다.
곧 다시 잠들 수 있을줄 알았더니 꼼지락거리며 컴퓨터를 만지느라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아이팟을 손에 쥔채 다시 잠을 청했다. 어쩐지 이런 날엔 일하러 가기는 몹시 싫고 놀러가고 싶은 마음만 생긴다. 곧 나가야할 시간, 어디로 도망쳐 놀러나갈까. 일이고 뭐고 그만두고 커피나 마시자고, 친구나 꾀어내볼까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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