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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5일 일요일

2020 년이 되었다.


새해가 밝았고, 새해 첫 일요일 저녁 내내 고양이들은 내 침대 위에서 함께 잠을 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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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2일 일요일

일요일.


오전에 고양이 꼼이가 나를 깨워줬다. 기특했다.
그릇에 사료와 물을 채워줬다. 고양이 이지는 아내가 집에 없어서인지 간식을 내어줘도 좀처럼 먹지 않고있다.
아내는 부친이 입원해있는 병실에서 지내고 있다.

청소를 하고 수건을 세탁했다.
오후에 아내에게 가져다줄 물건들을 챙기고 옷을 갈아입고 있는데 친구가 전화를 했다. 일을 하러 외국에 가있었는데 순조롭지 않은 상황이 되어서 예정보다 일찍 귀국을 할 것 같다고 했다.

고양이 꼼이와 깜이는 창가에 날아와 앉은 비둘기를 구경하며 시간가는 줄 몰라했다.
나는 조용히 집에서 나와 병원으로 향했다.


2019년 5월 26일 일요일

비둘기와 고양이, 공연.


일부러 일찍 일어나 준비했는데 그만 리허설 시각에 맞춰 도착하지 못했다. 도로에 차가 너무 많았다. 홍대 앞에도 사람이 가득했다. 처음 만나는 에이퍼즈 밴드 멤버들에게 지각을 하여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다.

에이퍼즈 팀은 아주 좋았다. 유튜브에서 그들의 연주를 찾아 여러번 봤었다. 기회가 되면 다음에는 그들의 공연을 보러 가고 싶어졌다.

연주를 마치고 자리에 남아 동료들과 시간을 보냈다. 집에 돌아오니 한 시가 넘어있었다.




내가 살고있는 아파트의 다른 집 어딘가에 비둘기 둥지가 있는 모양이다. 비둘기가 자주 베란다에 찾아와 아내가 마련해준 먹이를 먹곤 한다. 오늘은 집안의 고양이들이 전부 새를 구경하느라 모여있었다.

가족들이 아프지 않고, 생활이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가면 좋겠다. 자주 연주를 하고 고양이들과 뒹굴며 게으름도 피울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아직은 먼 일인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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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31일 월요일

좋은 해가 되면 좋겠다.


사람 곁에 꼭 붙어서 지내는 고양이 짤이가 뭔가를 보고있다. 아내의 발이다.
지난 달에 아내가 발을 다쳤었다. 병원에 다녀온 후에도 계속 통증을 느낀다고 했을 때에 알아차렸어야 했다. 아내는 웬만한 일로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는 성격인데, 내가 그에게 신경을 쓰지 못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다른 병원에 가보았고, 그동안 발가락 뼈가 부러진채로 한 달 가까이 지내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음 갔었던 병원에서 엉뚱한 진료를 하고 가벼운 말로 환자를 안심시켰던 것이었다.
발에 깁스를 하고 집에 돌아온 아내의 모습을 보며 여러가지 감정이 오고갔다.
무슨 나쁜 일이 생겼을 때에 아무도 뭐라고 말하지 않는데도 나는 어쩐지 나의 탓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그것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에 화도 났다가, 생각을 거듭하면 역시 나의 부주의이고 내가 제대로 챙기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마음에 우울해지기도 한다.
어제는 아내의 발에 붕대를 다시 감아주면서, 나는 왜 제대로 하는 일이 없는가 하여 힘이 빠졌다.

이제 올해가 하루 남았다.
아버지는 지난번 수술에서 떼어낸 조직을 의사가 검사한 결과, 다시 암으로 의심되는 것이 발견되어 재수술을 하게 됐다. 보름 뒤에 다시 입원을 해야한다. 엄마는 내일 입원했던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지속적인 치료를 위해 몇 가지를 예약하여야 한다.
고양이 이지는 잘 먹고 잘 지내기는 하지만 여전히 약에 의지해야하는 상황이다. 어쩌면 계속 약의 힘을 빌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아내는 앞으로 3주 이상 절뚝거리며 다녀야 한다고 했다. 그 기간이 지나도 부러진 뼈가 완전히 아물거나 낫는 것은 아니라고 하니, 한동안 고생스러울 것이다.

악기들을 잘 보관하기 위해 내가 지내는 방에는 언제나 보일러를 잠그고 산다. 책상 앞에 오래 앉아있다가 문득 내가 손이 시려워서 자주 주먹을 쥐었다 펴기를 반복하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방문을 열고 나가보니 고양이들은 아내의 곁에 모여서 따뜻하게 자고 있었다. 한 번 내려서 마신 커피가루가 담긴 필터에 물을 데워 부었다. 연하고 맛없는 커피가 한 잔 생겼다.
달력을 한 장 넘긴다고 하여 무엇인가 변해질 것이라고 믿지는 않는다. 그래도 해가 바뀌면 가족들 모두의 병이 낫기를 바란다. 봄볕을 쬘 수 있을 즈음엔 모두들 산보도 하고 각자 즐거운 여가를 보낼 수도 있으면 좋겠다.

금세 지나가버린 한 해가 아쉽지도 않다. 조금의 미련도 없기는 오랜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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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13일 목요일

일상.


오전에 볕이 가득한 베란다 창가에는 고양이들이 모여 자리를 잡고 햇빛을 쬔다. 그늘이 움직이면 자다가도 슬며시 움직여 볕이 드는 바닥이 좁아질 때까지 쉰다.
그루밍을 하고 하품도 하다가 창밖으로 새라도 날면, 꼭 해야할 일이 생긴 것처럼 일제히 귀를 쫑긋한다. 그러나 그것 뿐, 잠시 잠을 깬 고양이들은 먼지 없는 하늘을 보다가 아래쪽에 지나다니는 사람과 자동차를 구경하며 오전을 보낼 때가 많다.


집안의 고양이들은 함께 무더운 여름을 또 한 개 지나보냈다. 계절은 갑자기 변하고 세월은 나는 듯 달려간다. 까망이 막내 고양이는 꿈이라도 꾸는지 잠꼬대를 하며 늘어지게 자고 있었다.

고양이들의 위치를 모두 확인하고, 밤중에 돌아올테니 집안의 불 하나는 켜두었다. 그릇에 사료와 물을 채워주고 소리를 내지 않으려 신발은 현관문 밖에서 신었다.

6번 국도를 타고 동쪽으로 달려가는 아침, 차창을 열었더니 바람이 찼다.
이제 곧 완전히 가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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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29일 수요일

형, 동생.


나이가 제일 많은 하얀 고양이가 바구니에 들어가서 잘 자고 있었다.
제일 어린 까만 놈이 굳이 그곳에 비집고 들어가더니 자리를 빼앗아 앉았다.
늘 함께 놀아주는 큰 고양이도 고맙고 동생처럼 어리광부리며 잘 놀고 있는 막내도 귀엽다.
나란히 바구니에 앉아 있으니 정말 형, 동생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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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7일 화요일

열 살 차이.


고양이 둘은 열 살 차이가 나는데, 단짝 친구처럼 자주 함께 논다.
어린이는 응석을 부리고 어른 고양이는 예민하다.
둘이 함께 더운 햇빛을 받으며 쉬고 있었다.
나는 다가가 손을 뻗어 고양이들을 쓰다듬어줬다.
뜨거워진 타일 바닥이 고양이들이 내는 그르릉 소리로 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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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31일 목요일

화분과 고양이.


벽쪽의 선반에 화분과 고양이가 한 마리 있다.
그곳에 햇볕이 비쳐서 조명을 받고 있는 것 같았다.
고양이들과 십여년 넘게 살았다.
나는 매일 고양이들에게 여러 번 인사를 하고 쓰다듬어준다.
그리고 이 집 안에는 어쩐지 먼저 떠난 고양이들도 여전히 볕이 드는 곳을 찾아 걸어다니고 있는 기분이 든다. 나는 그것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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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14일 월요일

꽃과 고양이.


고양이들은 꽃을 좋아한다.
번갈아가며 향기를 맡다가 어린이 고양이는 장난삼아 한 송이씩 뽑아내려고 시도를 했다.
어른 고양이는 살짝 물었다가 놓았다가를 반복했다.
가만히 앉아서 고양이들이 노는 것을 보다가 나도 다가가 향기를 맡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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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9일 월요일

이지의 모습도.


요리 조리 자리를 바꿔가며 햇볕을 즐기는 이지의 사진도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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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볕 쬐는 고양이.


고양이 꼼이 낮 동안 햇볕을 쬐고 있다.
집안의 고양이들이 빛이 가득한 베란다에서 낮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고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심심하다고 칭얼거리고 새벽에는 이유 없이 뛰어다니다가 날씨 좋은 날 해가 뜨면 모두 베란다로 모여 자리를 잡고 눕는다.


베란다에서 내려다보이는 강물은 불과 몇 주 전의 추웠던 날들을 잊고 잔잔히 흐른다.
고양이들은 게으른 동작으로 머리를 돌리며 강쪽을 보고 길 위에 지나가는 자동차를 무심히 보다가, 가끔 창문 가까이 날아와 약을 올리는 새들을 발견하고 벌떡 일어나기도 한다.

그 모습이 평화로와서 나는 음악을 틀어두려다가 주섬주섬 이어폰을 꺼내어 귀에 꽂는다.
봄은 짧다.
따스하고 편안한 봄을 보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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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19일 월요일

고양이와 인형.


평창에서 가져온 인형들을 고양이들이 좋아했다.
캐릭터 인형들이 예뻐서 더 사오고 싶었지만 참아냈다.
까만 어린이 고양이가 제일 관심이 많은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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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22일 월요일

일년 반.


순이가 떠난지 일년 육개월이 되었다.
여전히 그립고 매일 생각이 난다.
순이가 보고싶다.
자다가 깨어나면 의자에 앉아있을 것 같고 내 곁에서 숨을 쉬며 자고 있을 것 같다.
아이폰에 순이의 사진이 천 장 담겨있다. 매일 꺼내어 보는 것은 아니지만, 생각이 나면 특정한 시기의 순이 사진을 한참 보고는 한다.
일년 반이나 되었다니 여전히 실감이 나지 않는다.

기쁨은 휘발되어 날아가버리고 슬픈 감정은 깊숙히 가라앉아 머문다.
사람들은 사라지는 기쁨을 움켜쥐려 하고 깊은 슬픔은 흘러내려보내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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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4일 목요일

고양이 꼼.


고양이 꼼을 만난 날은 2007년 11월이었다. 열 번의 겨울을 함께 보냈다. 가끔 기침을 하고 날이 궂으면 눈꼽이 끼는 정도일 뿐 건강하게 잘 지내주고 있다. 이름을 부르면 소리없이 뛰어와 몸을 부빈다.

이 고양이는 누구보다도 사람의 감정을 잘 살펴준다. 위로하려 하고 걱정해주려 한다. 너무 세심하여 때로는 마음의 병을 굳이 나눠 가져가곤 한다. 

나는 고양이 꼼이 좀 더 멋대로 살아도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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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3일 수요일

고양이 이지.


수퍼문이라더니 새벽까지 큰 달이 하늘에 걸려있었다.
오랜만에 맑은 날씨였다. 햇볕이 오전 내내 집안에 가득 들어왔다.

고양이 이지가 뛰고 뒹굴고 그루밍을 했다.
볕이 드는 곳을 다니며 드러눕기도 했다.

조용한 낮 시간이었다.

2016년 마지막 날에 고양이 이지는 병원에 있었다. 그 후 큰 수술도 받고 약과 주사를 많이도 투여당했다.
2017년 마지막 날에도 이지는 병원에 있었다. ‘모든 수치가 좋아졌으며 스스로 잘 먹고 건강하다’는 말을 듣고 왔다.

고양이가 그나마 많이 나았다는 것은 우리도 알고 있었다. 사실인 것을 수의사님으로 부터 확인 받을 때에 이상하게도 비로소 안심이 됐다.
매일 낮에 햇볕이 드는 곳에 앉아 졸거나 그루밍을 하는 작은 고양이를 보는 일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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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31일 일요일

이지와 동물병원에.


작년 12월 31일에도 고양이 이지는 동물병원에 있었다.
다른 동물병원으로 옮겨 다니면서 한 해 동안 이지는 수술을 받기도 했고 주사를 맞고 피를 뽑는 일을 반복했었다.
이제 아프지 않게 되어 스스로 밥을 먹으며 지내고 있다.
오늘은 혈액검사를 다시 했다. 좋지 않았던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몸무게도 늘었다.

두어 달 먹일 수 있는 약을 지어 이지와 함께 집에 돌아왔다.

새해에는 고양이들도 사람도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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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5일 일요일

일요일.


일요일인데, 두시 반이 되어서야 침대에서 일어났다.
허리 통증이 극심해졌다.
지난 밤에 맛사지를 받았다. 몸이 나른해졌던 때문이었는지 거의 여덟 시간을 잤다.

커피 콩을 갈아 기계에 넣고 물을 담았다. 커피가 내려지는 동안 진공청소기를 들고 청소를 했다. 매일 청소를 하는데 매일 비슷한 양의 먼지와 고양이 털이 수집된다.
청소를 하면서 오늘 해야 하는 일들을 떠올렸다.
해야 하는데 하기 싫은 일은 없었다.
하고 싶은데 제약이 있는 일들 뿐이었다.

고양이들은 자다가 일어나 사료를 달라고 보채었다.
이지는 청소를 하는 동안에 세 번이나 사료를 먹었다.
꼼이와 까만 초등학생 고양이는 뛰어 놀고 있었다.
까치 한 마리가 베란다의 난간에 잠시 앉았다가 날아갔다.
고양이 꼼은 바구니 안에 들어가 모처럼 잠을 청하려 하고 있었다. 분명히 소리도 나지 않았고, 꼼에게는 보이지도 않는 각도였는데 까치가 날아오르기 직전에 고양이 꼼이 바구니에서 뛰어 나와 베란다로 달려갔다.
놀라운 능력이라고 생각했다.
고양이들은 내가 알지 못하는 것들을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 것일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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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22일 일요일

1년 석 달.


고양이 순이가 떠난지 1년 3개월이 지났다.
순이가 향기를 맡으며 놀았던 꽃은 여전히 새로 피어나고 있었다.
아내가 그릇에 물을 담고 꽃의 가지를 잘라 테이블 위에 올려뒀었다.
하루 이틀이 지나고 그 꽃잎이 떨어져 있었다.
나는 그것을 손에 모아 순이의 재가 담긴 상자 위에 올려뒀다.
꽃잎은 천천히 마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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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6일 금요일

이지와 병원에.


이지를 데리고 동물병원에 다녀왔다.
일주일 분량의 약을 새로 지었다. 용량과 함량은 이전 보다 더 적은 양으로 하였다.
이지의 입 안을 수의사선생님이 살펴보았다.
염증이 가라앉고 있다고 했다. 이제 더 센 약이나 스테로이드제를 투여하지 않아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
필요하다면 약을 다 먹은 후에 한 번 더 혈액검사를 하여 몇 가지 수치를 확인하여 수액을 맞추기도 하자고 논의했다.

자동차에 이지를 담은 가방을 조심스럽게 들여놓으며 '이제 집에 가자'라고 했다.
그 말은 사용하지 않으려고 하는데도 가끔 나도 모르게 튀어 나온다.
아주 천천히, 뜨겁게 달궈진 쇠줄이 겨드랑이를 지나가는 듯한 통증을 느낀다.
어떤 것은 잊지 않고 있다가, 혼자 아파하고 혼자 슬퍼한다.

고양이 이지는 훨씬 더 편안해 보이고 있다.
그리고 스스로 밥을 먹기 시작했다.
1년 만에 처음이었다.
기쁜 일이다. 이대로 아프지 않고 말끔히 낫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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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1일 일요일

이태원, 블루스 공연.


이태원에서 연주를 했다.
블루스 공연이었다.
도로가 막힐 것을 염려하여 일찍 출발했는데 금세 도착하게 되었다.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클럽에 가서 악기를 내려 놓았다.
혼자 길 건너에 있는 빵집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를 사 먹었다.
드러머 대희가 밥을 먹지 않았다고 하여 빵집으로 불렀다. 샌드위치를 한 개 더 사고, 큰 컵으로 주문했던 커피는 종이컵에 따라 나눠 마셨다.

공연은 좋았다. 아마도 관객이 가득 찼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손님들은 자리를 지키고 끝까지 공연을 보아줬다.
연주의 질은 관객이 만드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했다.

텅 빈 강변도로를 달려 집에 돌아왔다.
불 꺼진 집안에 들어와 악기를 꺼내어 스탠드에 걸어두고, 옷을 갈아 입고, 세수를 하고 발을 씼었다.
무엇인가 덜 채워진 기분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자려고 누웠는데도 쉽게 잠들지 못했다.

고양이 이지는 아내의 곁에서 곤히 자고 있었다.
까만 막내 고양이도 오늘은 큰형 고양이 곁에 붙어서 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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