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일찍 서둘러 고속도로를 달렸다. 예상했던 일이지만 길이 많이 막혔다. 거의 다섯 시간 동안 운전을 하여 대구에 도착했다. 공영주차장을 찾아 차를 세우고 뒷자리에 누워 한 시간 쯤 잠을 잤다.
처음 가보는 대구의 라이브 카페 '시카고'에서 연주를 했다. 약속했던 시간에 친구들이 모두 모였고 잠깐 리허설을 해보았다. 계속 잠이 부족했던 나는 리허설을 마치고 다시 자동차에 가서 사십여분 동안 잠을 더 보충했다.
밤 아홉시에 시작하여 약 두어 시간 동안 공연했다. 잠깐 잠을 잤던 것 때문이었는지 피곤하지 않았고 집중이 잘 되었다. 무대 앞에 자리를 메워주신 관객들이 호응을 잘 해줬던 덕분에 그랬을지도 모른다.
올해에는 김창완밴드의 모든 공연이 취소되었다. 언제나 연말에 가까와지면 밴드 일정으로 분주했었던 것이 아주 오래된 옛날 일처럼 느껴진다. 대신 친구들과의 공연을 하나라도 더 하려고 마음 먹고 있다. 다음 주 토요일, 그 다음 주 토요일에도 작은 클럽에서 계속 연주를 할 예정이다.
대구에서 새벽에 출발하여 집으로 돌아올 때엔 졸음을 견딜 수 없었다. 휴게소가 나타날 때 마다 차를 멈추고 잠시 시트를 눕히고 졸거나 차에서 내려 스트레칭을 했다. 아침 여덟 시가 다 되어 집에 도착했다. 그리고 아주 푹 잠을 잘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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