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27일 목요일

길고양이 식구들.


아내가 살던 동네에 가면 마음씨 좋은 아저씨가 운영하시는 상점이 하나 있다.
그분은 늘 길고양이들을 위해 가게 문 옆에 먹을 것과 마실 것들을 준비해주고 있었다.
그곳을 지날때마다 그 자리에 찾아와 배불리 먹고 아저씨에게 아양을 떨고 있는 고양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오랜만에 찾은 그 가게 앞에는 역시 고양이들이 모여서 먹고 마시고 놀고 있었다. 잠시 세워둔 내 차 아래로 그중 세 마리가 모여들더니 친근한 얼굴로 자리를 잡고 쉬고 있었다.


이 고양이들은 길고양이답지 않게 깨끗하고 건강해보였다.
상점 아저씨가 두 번이나 좋은 새 주인을 만나 호강(?)을 하라고 동네 주민에게 어린 고양이를 줘서 보냈었다고 했다. 그러나 고양이들은 며칠 지난 후 모두 탈출하여 가게 앞에 찾아와 소리 높여 울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상점 아저씨는 가게에 출근해서 제일 먼저 고양이들 밥을 챙겨주는 것이 일과가 되었다고 했다. 그런 설명을 하고 있는 아저씨의 목소리는 어쩐지 자랑하는 어투였다. 그럴만도 하지, 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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