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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17일 일요일

오랜만에 잠을 잤다.


몇 달 동안 부족했던 잠을 몰아서 잤다. 꿈을 많이 꾸었던 것 같은데 하나도 기억하지 못한다.
세수를 하고 고양이들의 그릇에 사료와 물을 채워줬다. 커피를 내려 의자에 앉아 했던 일과 해야할 일들을 정리했다. 문득 침대 위를 보니 어느새 고양이들이 자리를 잡고 쿨쿨 자고 있었다.

며칠 사이에 악기 한 개를 수리점에 맡기기도 했고, 불필요한 일들을 정리하고, 새로 준비하는 밴드의 합주와 하루짜리 공연을 위한 다른 팀과의 합주를 하러 다녔다.
목요일에는 하루 동안 열 시간 정도 베이스를 쳐야 했다. 손가락이 너덜너덜한 느낌이었다. 아마도 피곤하여 감각이 과장되었을 것이다.

이틀 전에는 비가 오고 눈도 조금 내렸다.

진공청소기로 바닥을 청소하고 물걸레질을 했다. 고양이들의 화장실을 청소했다. 유리창을 열어 한참동안 환기도 하였다. 매일 여덟시간씩 잠을 잘 수 있다면 세상의 조금 더 평화롭게 보이겠구나, 하였다.

2018년 8월 2일 목요일

페달들.


몇 년 사이에 어떤 것은 없애고 어떤 것은 새로 구입하고 어떤 것은 팔아버렸다가 다시 샀던 것들도 있었다.
들고 다니기 위해 정해진 보드 위에 배열을 하려고 바닥에 앉아 애를 썼다. 잘 만들어지지 않았다. 페달보드를 더 넓히긴 싫고, 그렇다고 두 개를 만들 수는 없었다. 뭐 그렇게 대단한 걸 한다고 무거운 것을 몇 개씩 들고 다니는가 하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페달들을 가지고 신경을 쓰다보면 역시 그냥 가벼운 멀티이펙터 한 개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닌가, 할 때가 아직도 있다.

다가오는 공연을 예상하며 보드 위에 아홉 개의 페달들을 붙였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서 그것을 다시 떼어내어 두 세 개만 가방에 챙겨 넣었다. 며칠 후 공연 합주를 할 때에 써보고 당분간은 그때마다 필요한 것만 지니고 다니며 쓰는 것이 낫겠다. 또 원래대로 돌아와버렸다. 연말 공연 즈음에 한 번 더 고민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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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23일 화요일

맥 오에스 업데이트


맥 오에스 업데이트를 하고 로직 프로 10.14를 업그레이드 했다.
낮에 자버린 바람에 다시 밤을 새우고 아침.

지금 아이맥은 6년이나 되었는데도 전혀 늙지 않고 멀쩡하다. 업데이트만으로 계속 새 느낌으로 쓰고 있다.

나와 오래 함께 하고 있는 악기들은 나이 들었지만 건강하다. 아마 컴퓨터 보다 오래 건강할 것 같다. 다만 꾸준히 신경을 써줘야 한다.

사람의 몸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뇌 정도는 컴퓨터 처럼 업데이트를 통해 유지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언젠가 되어질 수도 있는 일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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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22일 화요일

고양이가 좋아하는 것


함께 살고 있는 고양이들은 모두 베이스의 헤드머신을 좋아했다.
무엇 때문인지 여전히 잘 모르지만 아무튼 악기를 안고 있으면 늘 다가와 줄감개에 볼을 부비며 좋아한다.

얘가 특히 좋아한다. 열 살이 된 고양이 꼼은 내가 악기의 줄을 교환할 때 마다 곁에서 장난하며 즐거워하더니 결국 철사 모양으로 생긴 것들을 장난감 삼아 놀기 시작했었다. 덕분에 아내는 공예용 철사로 꼼에게 장난감을 자주 만들어 줬다.

한밤중에 바닥에 앉아 연습하고 있었는데, 쿨쿨 자고 있던 고양이가 어느새 다가와 방해를 하기 시작했다.



2017년 7월 6일 목요일

금요일.


내 의자에는 바퀴가 있다.
고양이 까미는 항상 의자 바로 옆에서 자고 있거나 그루밍을 하고 있다.
의자를 무심코 밀며 일어나면 고양이의 꼬리나 발을 의자의 바퀴로 다치게 할 수도 있다. 그것이 언제나 염려되어 자리에서 일어날 때에 의자의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확인을 해야 한다.
그런데 까미는 까만 고양이여서, 한 밤중에는 바닥에 고양이가 있는지 없는지 쉽게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날 때에 고양이가 잘 보였다.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해보았지만 이미 잠을 깬 고양이가 기지개를 펴더니 소란스럽게 칭얼대기 시작했다.
더운 여름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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