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8일 수요일

나이 든 개와 만났다.


어제 낮에 만났던 나이 든 작은 개.
곱게 빗겨진 털은 윤이 나고 젖은 눈에는 경계심 대신 상냥함만 보이던 개였다.
사랑을 많이 받고 살아왔구나, 라고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내 집에도 나이 많은 고양이들이 있고, 앞으로 더 생길테고, 타인의 시간 보다 느릴 것 같았던 나의 몸과 마음도 곧 노쇠하고 죽어갈테지.
이별이 아플 뿐, 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일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덕분에 오늘이 예쁘고 지금이 애틋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이름을 못 물어보았던 개야, 매일 볕을 즐기며 건강하게, 하루 씩 더 행복하게 보내길 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