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25일 월요일

빈 집 같았다.


아파트 현관이 열리자 강아지가 반기며 뛰어나왔다.
강아지를 어루만져주며 집안으로 들어갔다.
장모님이 늘 계시던 자리의 가구들이 옮겨져있는 것을 보았다. 보기에 좋았다. 무거운 가구를 혼자 옮기고 정리를 하느라 처남은 많은 애를 썼을 것이었다. 아주 잘 하셨어요, 라고 말하자 그는 혼잣말처럼 '어떻게 해도 잠을 잘 수 없어서요...'라고 했다.

원통하다는 감정은 이런 것인가 하였다. 고인이 계셔야 할 자리에 눈에 보이는 큰 구멍이 생긴 것처럼 느껴졌다. 집이 비어있는 기분이었다. 베란다의 창으로 무심한 햇살이 들어오고 있었다.

장모님이 강아지를 무척 귀여워하셨었다. 개는 아주 작고 어릴 때에 이 집에 와서 가족들에게 행복을 줬다. '얘 덕분에 많이 웃는다'라며 좋아하셨던 얼굴이 떠올랐다.

아내 오누이와 함께 떡을 샀다. 성당에서 와주셨던 분들과 장례식장 사무장님을 찾아가 사례를 했다. 강아지는 아내가 선물해준 간식을 가지고 놀기도 하고 먹기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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