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아침 여섯 시, 서울역.
집에서 다섯 시에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지하철로 갈아타며 도착했다.
바람 불고 서늘한 기운에 사람이 없는 아침 공기가 스산했다.
전 날 밤에 잠을 충분히 못자서 몽롱한 상태로 십 킬로그램 무게 정도인 악기를 들고 가방 한 개를 더 들고 시내에 나왔더니 어릴적 생각이 났다. 언제나 악기를 어깨에 둘러메고 시내를 걸어다녔었다. 악기와 케이블, 두어 개의 이펙터에 악보들이 함께 들어가면 무게가 제법 나갔었는데, 덕분에 한 쪽 어깨에는 항상 붉게 상처가 나있었다.
세 시에 출발… 네 시 조금 넘어서 다시 서울행, 다섯 시에 서울역에 다시 도착, 집까지 한 시간 반 걸려 돌아왔다.
기차에서 자고, 공연 직전까지 대기실에서 졸고 다시 서울행 기차에서 또 자고 났더니 집에 와서는 정신이 들어 뭔가 다시 하루를 시작해도 좋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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