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8일 토요일

아내와 자전거를.


나는 틈만 나면 자전거를 탈 구실을 찾고 있다.
이번 주에는 실속있게 보낸 편이다.

국립묘지 근처에 아내의 친구가 살고 있는데, '우리 거기까지 가서 커피 한 잔 얻어 마시고 돌아오면 어때'라는 매우 설득력 있는 말로 아내를 꼬여내어 자전거를 타고 출발했다. 집에서 부터 약 29km. 왕복 60km 정도를 잘도 따라오는 이 여자, 조금 무서웠다. 평소에 운동도 안하고 자전거도 잘 타지 않는데도 뭔가 이 정도는 거뜬하다는 표정이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갈 때엔 강북의 도로로, 돌아올 때엔 남쪽의 도로로 달렸다. 돌아오는 길에 배가 많이 고팠는데 잠시 쉴 때에 전화를 확인했더니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내 동생이 보낸, '저녁에 막국수를 먹으러 가자'라는 문자메세지.

갑자기 두 배로 배가 고파 조금 더 힘주어 달려 동네에 돌아와서 전화를 했더니... 조카들의 반대로 저녁식사는 취소되었다. 뭐 그 덕분에 아내와 자전거를 타고 근처의 상점에 들러 간단히 장을 보아 집에 왔다.

다음에는 어디에 사는 누구를 만나러 가자고 꼬여내면 좋을지 궁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