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28일 수요일

주말을 기다린다.

월요일 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가 견딜 수 없어서 광화문으로 달려갔었다. 아무 것도 볼 수 없었고 사람들도 찾지 못했다. 허탕만 치고 돌아왔다. 너무 늦게 갔어서 그랬나보다 했다. 알고보니 아내와 내가 시내바닥을 빙빙 돌고 있을 무렵, 경찰들은 얼마 남지 않은 사람들을 몰아놓고 개패듯 패고 끌고 가고 있었다.
생계에 목이 묶여 일터로 가야만 하는 사람들이 어디 나뿐인가. 다들 분하고 부끄러워한다. 주말을 기다린다. 인터넷을 열어 블로그와 기사들을 읽느라 매일 밤을 보낸다.

오랜 친구에게서 문자메세지가 왔다. '동창회 카페 왜 탈퇴했냐'.
생각이 다를 뿐이거나 혹은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거나 그렇겠지만, 고기와 술을 먹고 놀러다니고 야구 축구 보러 다니느라 바쁜 친구들이 모여있는 곳에 내가 왜 들어가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는 뭐가 그렇게 복잡하느냐고 나에게 반문했지만 주말에 또 놀러갈 계획이나 하고 있는 선량한 친구들에게 '어쩜 그렇게 단순하느냐'라고 내가 되물을 수는 없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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