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13일 일요일

성남에서 공연했다.


성남에서 오랜만에 밴드의 단독공연을 했다.
다른 모든 것이 잘 준비되어있었다. 딱 한 가지, 내가 나흘 동안 잠을 잘 자두지 못했었다.
자꾸 몸이 붓고 졸리웠다. 공연 직전에 따뜻한 커피 한 컵을 입에 털어넣었다가, 공연 도중에 뻔뻔하게 화장실을 다녀와야했다. 내가 참여하지 않는 그 한 곡이 마쳐지기 전에 다행히도 화장실을 다녀올 수 있었다. 이 정도면 거의 상습적인 셈이다. 이런 경험이 벌써 몇 번째인가 싶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어쿠스틱 기타를 몇 곡 연주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나일론 스트링 기타소리가 좋았다. 객석에서는 어떻게 들렸는지 알 수 없지만, 기타를 치고 있는 동안 나는 기분이 좋았다.

십여년 동안 좋은 사진을 매번 찍어주고 계시는 꼬마야님께 감사드린다. 그 분이 아니었다면 그동안 우리가 연주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들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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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10일 목요일

대구에서 공연.


대구에서 공연하고 돌아왔다.
넓은 회의장을 대기실로 내어줘서 긴 시간 동안 편하게 기다릴 수 있었다.
커피집 의자에 앉아서 동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잠깐 졸기도 했다.
많이 더운 날씨가 아니었는데 악기를 가방에서 꺼내어보니 약간의 습기가 느껴졌다.
머지않아 곧 여름이 시작될 것 같았다.

졸음이 쏟아지고 피곤하더니, 고속열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는 정신이 말짱했었다.
잠시 이어폰을 귀에서 빼어두고 열차의 객실 밖에 나가서 창밖을 구경했다. 깜깜해서 구경할 것은 없었지만.



2018년 4월 12일 목요일

장충체육관


연주를 위해 장충체육관에 갔다.
조금 일찍 도착하여 주변을 걸어볼 수 있었던 것이 좋았다.
오늘은 유난히 밴드의 기타 사운드가 좋게 들려서 기분 좋은 연주를 할 뻔 했다.
그런데... 다섯 시간 전에 도착하여 한 시간 가까이 시간을 들이며 리허설을 한 보람은 별로 없었다. 정말 궁금하다. 공연이 시작되면 기껏 맞추어놓은 모니터의 음향이 엉망이 된다. 리허설을 하는 이유를 그분들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걸까.
너무 익숙해서 '다 그렇지 뭐'라고 여기게 되는 것. 쉽게 나아지지 않는다.


그 동네에서 '국민'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장충체육관은 나에게 익숙한 곳이었다. 나에게는 아주 어릴적의 기억만 남아있고 몇 년 전에 그곳이 새로 꾸며졌다는 것은 모르고 있었다.
70년대에 장충체육관 건너편은 부자동네였다. 종탑이 달려있던 사각형 건물 장충교회는 반원을 양쪽으로 나눠놓은 거대한 건물로 바뀌어있었다.
어릴적에 체육관 옆 신라호텔 정문으로는 크고 검은 승용차들이 분주히 드나들었다. 나중에 책을 읽고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문은 경희궁의 정문이었던 흥화문이었고, 일제가 이토 히로부미 사당 정문으로 사용하기 위해 장충동 그 위치로 통째로 옮겨놓았었던 것이었다. 그러니까 지금의 신라호텔 자리는 이토 히로부미를 추모하는 사찰, 박문사 博文寺 였다가 1967년부터는 영빈관이었던 곳이다. 지금은 체육관과 호텔이 함께 쓰는 주차장 출입구가 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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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9일 월요일

이지의 모습도.


요리 조리 자리를 바꿔가며 햇볕을 즐기는 이지의 사진도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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