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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11일 토요일

공연 여행.


기차를 타고 부산에 가서 하루를 자고 왔다.
아침 일찍 서울역에 가서 주차를 하고 부산역에 도착하면 자동차에 실려 공연장으로, 리허설을 마친 후 옷을 갈아입고 잠시 앉았다가 곧 공연... 이런 루틴은 언제나 똑같다. 공연 후에는 늦은 저녁을 먹고 다음 날 거꾸로 순서를 밟아 집으로 돌아오는 패턴도 항상 같다.
그러니까 이런 것도 여행이라고 말하기에는 군색하다.

무덥고 습한 날씨였다. 하지만 그늘이 없는 야외공연이 아니고 에어컨이 가동 중인 실내공연이었기 때문에 더웠다고 불평할만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공연 후에 혼잡한 상황에서 잠시 정신을 놓았다. 새 건전지를 넣어둔 보스 튜너를 그만 그곳에 놓아두고 와버렸다. 집에 돌아와 가방을 정리할 때가 되어서야 알게 됐다. 언제나 흘리고 분실하고 다시 사기를 반복한다. '내가 그렇지 뭐.'


바다를 보며 쉴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재떨이가 마련되어 있어서 눕듯이 앉아 담배도 피웠다.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생기니 이어폰을 귀에 꽂고 음악을 많이 들을 수 있었던 것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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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10일 목요일

대구에서 공연.


대구에서 공연하고 돌아왔다.
넓은 회의장을 대기실로 내어줘서 긴 시간 동안 편하게 기다릴 수 있었다.
커피집 의자에 앉아서 동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잠깐 졸기도 했다.
많이 더운 날씨가 아니었는데 악기를 가방에서 꺼내어보니 약간의 습기가 느껴졌다.
머지않아 곧 여름이 시작될 것 같았다.

졸음이 쏟아지고 피곤하더니, 고속열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는 정신이 말짱했었다.
잠시 이어폰을 귀에서 빼어두고 열차의 객실 밖에 나가서 창밖을 구경했다. 깜깜해서 구경할 것은 없었지만.



2017년 10월 8일 일요일

울산에 다녀왔다.


아침에는 오랜만에 아슬아슬한 운전을 해야했다.
예상했던 것 보다 도로에 차가 많았다.
왕십리를 지나 을지로의 좁은 도로를 빠져나갔다. 겨우 서울역에 도착했다.
예상했던 시간 보다 십오 분이나 늦었다. 역 앞에는 주차장으로 향하는 차들이 줄 서 있었다. 그것을 보고 당황했다. 주차를 하는데에 시간을 빼앗기면 어쩌나 싶었다. 알고 보니 한 대의 차량이 정차를 하고는 비켜주지 않았던 것이었다. 정작 주차장에는 자리가 많았다.
차를 세우고 역사를 가로질러 뛰어갔다.
출발 십 분 전에 열차에 올라 탔다.

잠이 부족했는데 기차에서 제대로 졸지도 못했다.
연주를 했던 시간이 짧게 느껴지기도 길게 느껴지기도 했다.

새벽에 돌아와 다시 도로를 달릴 때에는 느리고 천천히 운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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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9일 일요일

기차역.


울산에서 집으로 돌아오던 날 플랫폼에 서서 이 사진을 찍었다.
그 직전에 이 역을 통과하는 고속열차가 굉음을 내며 빠르게 지나갔다.
나는 이제 '잠시 일상을 잊고 기차여행이라도 떠나보는...' 생각 같은 것은 하지도 않는다.
그런 일은 앞으로도 한참 동안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그랬으니까.
언제나 일을 하러 갔다가, 일을 마치면 바빠진 마음을 쥐고 집으로 돌아오는 생활이 계속될 것이다.
그런데, 사람이 없는 기차역은 왜 그렇게 쓸쓸해 보이는 것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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