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2일 월요일

집에서

내가 여수에 다녀오는 사이에 아내는 혼자 거실의 가구를 모두 옮겨 자리를 다시 배치해 놓았다. 한쪽 벽의 책들을 모두 꺼내어 바닥에 내려 놓았다가 일일이 먼지를 털어 다시 반대편 자리에 꽂아 놓았을 것이었다. 무거운 것들은 바닥에 수건을 대고 이리 저리 밀고 당겼을 것이고. 그런 일을 어째서 매번 혼자 하는 것인지 의문이었는데, 계속 허리가 아프다느니 하는 내가 집에 없을 때 혼자 애쓰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던 것이겠지.

아내가 고양이들의 자리도 새로 정돈해줘서 고양이들은 해가 질 때까지 베란다에서 뒹굴고 졸며 보냈다. 깔끔해진 집안엔 새로 내린 커피 냄새가 떠다녔다.
다음 주에 울산에 갈 땐 미리 그림을 그려서 줄테니, 이번엔 내 방도 대청소를 부탁한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