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수요일 오후, 광주에 도착하여 주차를 하고 골목을 걸었다. 예술의 거리라고 이름 지어진 돌바닥 길을 벗어나 오래된 건물들이 남아있는 길을 걸으며 긴 시간 운전했던 다리를 풀고 있었다. 광주 금남로, 이제는 차선 간격이 좁게 느껴지고 사십여 년 지난 집들이 새로 지어진 빌딩들 아래에 나이든 꽃처럼 피어 있었다.리허설을 하는 동안에는 비가 내렸고 스탭들이 다급하게 움직이며 악기와 장비를 설치하고 있었다. 소리를 확인하고 합주에 집중하느라 바빴다. 플라스틱 의자들이 길게 놓여진 것을 보면서 우리가 이제 그 길 한가운데 서있다는 것을 이때엔 아직 체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공연 시간이 다 되어서 무대 뒤에 서있게 되었을 때야 그 대로에서 이제 곧 연주하게 된다는 것이 의미있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광주일보 건물은 바로 그 전일빌딩이다. 광주일보는 당시엔 전남일보였던 그 신문사이다. 헬기 사격으로 외벽에 수많은 총탄 흔적이 남아있는 그 건물 앞에서, 오늘은 한 시간짜리 공연을 하였다.
첫 곡을 시작하기 직전에 나는 아이폰을 가방에 넣어뒀는데, 연주하면서 그것을 후회했다. 끝이 보이지 않게 그 도로를 메운 사람들이 음악을 들으며 즐거워하고 몸을 흔들며 노래를 따라부르는 것을 사진으로 남겼다면 좋았을 것이었다. 이날에도 공연하는 동안엔 비가 오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