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도로정체가 심할 것을 예상은 했지만, 외곽순환도로가 그렇게 꽉 막혀있을 줄은 몰랐다. 십여 킬로미터를 오십 분째 기어가던 중에 친구와 통화를 했다. 그는 서울 시내에서 운전 중이라고 하면서 집회 시위가 많아 도로정체가 극심하다고 불평을 했다. 토요일이니까 집회 같은 건 해도 되지. 그게 맞지, 라고 말은 안 하고 속으로 생각만 했다. 나는 두 시간 반 운전하여 영종도에 도착했다. 기온은 섭씨 15도. 외투를 입고 갔는데도 추위가 느껴졌다.
정해진 시간을 잘 지켜 사운드 체킹을 하고 좋은 음향 상태에서 여유롭게 연주를 시작할 때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베이스 줄이 빠르게 차가워지더니 손이 얼기 시작했다. 바람이 한번씩 불고 가면 손이 얼어 더 무뎌졌다. 결국 피크를 꺼내어 연주해야 했다. 이것은 예상하지 못했다.연주를 끝내고 집에 돌아올 땐 한 시간 십 분 걸렸다. 광주에 다녀온 것이 벌써 나흘 전이 되었다. 3차원에 갇혀 사는 생물의 입장에서 시간의 속도는 적응하기 어렵다. 찌는 듯이 더웠던 여름날 공연들이 몇 달 전 같기도 하고 지난 주 같기도 했다. 다음 주 공연도 야외무대라고 들었다. 옷이야 껴입으면 되지만 손이 쉽게 어는 건 어떻게 하면 좋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