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8일 수요일

아픈 고양이

 

어제 새벽에 고양이 짤이가 갑자기 크게 소리를 내어 울었다. 내가 헤드폰을 벗고 거실로 나가기도 전에 짤이 곁에서 자고 있던 아내가 깨어나 어둠 속에서 고양이를 들어 고양이 화장실 안으로 옮겨주고 있었다. 고양이 짤이는 갑자기 한쪽 뒷다리를 쓰지 못하고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주에 내가 여수에 있을 때에 아내는 별안간 걷지 못하는 고양이를 안고 혼자 동물병원을 이틀 동안 뛰어다니고 있었다. 제 힘으로 걸어가서 용변을 보지 못할 것 같으니까, 짤이는 사람을 깨워 도와달라고 했던 것이다. 아내가 들어올린 채로 고양이는 볼일을 보았고, 나는 화장지로 고양이의 엉덩이를 닦아 줬다.

오늘도 동물병원에 다녀왔다. 답답한 것은 검사를 해보고 이런저런 촬영을 해보아도 고양이의 어디가 잘못 되어서 한쪽 다리를 전혀 쓰지 못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는 것이다. 원인을 알 수 없으니 치료를 할 수도 없다. 그저 고양이의 다리에 부목을 대고 솜과 붕대를 감아주는 처치만 했다. 시간이 지나서 짤이의 발이 붓고 있는 것을 보고 칭칭 감긴 테이프와 부목은 끌러주었다.

짤이의 소리에 놀라서 깨었던 깜이는 눈을 크게 뜨고 얌전히 앉아서 우리를 지켜보다가, 짤이가 안정을 찾자 그제서야 안심을 했는지 갑자기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나이가 든 고양이들을 벌써 수 년째 돌보고 있는 아내는 고양이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그가 빠르게 판단하여 지난 주에 사왔던 약을 중단하고 고양이를 안정시켰던 덕분에 짤이는 더 이상 배탈을 일으키지 않게 됐다. 당뇨를 앓았던 이지는 건강을 찾아서 아픈 짤이를 간병하는 아내 곁에 앉아서 그루밍을 하고 있다. 짤이는 이제 편안해졌는지 아내의 목 아래에 앞발을 밀어 넣고 자고 있다. 아픈 고양이가 낫고 아내의 고단함도 덜 수 있을 거라고, 무슨 근거는 없지만, 나는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