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제조창이었던 곳을 아름답게 바꿔 놓은 청주문화제조창에 갔다. 출발할 때 비가 많이 오고 있었다. 도로정체 없이 시간에 맞춰 도착하여 리허설을 하고, 넓은 장소를 느릿느릿 산책했다.귀엽고 아기자기한 공간이었다. 이런 곳이 살고 있는 동네 근처에 있다는 것은 근사한 일이다. 길 건너 주택들도 예쁘게 지어져서 마치 동네 전체를 각자가 꾸민 것처럼 보기 좋았다. 근처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높은 계단을 오르내리며 재잘거리고 있었다.공장 건물을 어떻게 개조하고 새로 가꾸었는지 기록한 사진들도 보고, 공예품들을 구경하다가 차안에서 시트를 눕히고 잠들었다. 빌 에반스의 You Must Believe In Spring이 오늘 날씨에 잘 어울렸다. 그 앨범을 들으며 잠들었다가 깨었으니 한 시간 정도는 차에서 잤던 것 같다.어떤 무대 효과가 준비되어 있는지 사전에 듣기는 했었다. 그런데 비눗방울이 너무 잔뜩 날리는 바람에 정신이 없었다. 비누방울 덕분에 끝나고 나서 물수건으로 슥슥 문지르면 악기가 깨끗하게 닦이겠다는 생각을 했다.집에서 출발할 때부터 비가 계속 내렸었다. 청주에서는 비가 오락가락 했는데 공연을 했던 한 시간 동안만 비가 그쳤다. 공연이 끝나자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악기를 챙겨 차에 싣고 철거를 시작한 무대를 보며 땀을 식혔다. 집에 오는 길 중부고속도로에서는 차선이 잘 보이지 않거나 빗물이 고여 잠깐 자동차가 미끄러지기도 했다. 하지만 길이 눈에 익어 편안하게 느껴졌다. 내가 고속도로를 참 많이 지나 다녔구나, 하고 생각했다. 청주로 가는 길엔 Joe Hednerson의 So Near, So Far를 들었다. 집으로 올 때엔 RHCP의 Unlimited Love를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