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24일 일요일

아이챗.

지난 주엔 내가 모처럼 잠들었을 때에 전화질을 해서 깨우더니, 오늘은 젖은 솜처럼 지쳐 소파에 파묻혀 자고 싶을 순간에 마침 잘도 알고 불러대었다.
강을 건너 한참 달려야 하는 곳에 살고 있는 옛 친구와 화면을 보며 이야기 하기. 가끔씩이라면 반갑다. 배경으로 보이는 그의 일터는 아무 것도 변하는 것이 없어보인다. 그의 공간에서 얼마나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지금의 내가 모르는 것 처럼, 나의 일상에 대하여 그가 알 수 있는 것도 이제는 참 많이 없다.
혼자 틀어박혀 좋은 음반을 듣는 것으로는 해결이 안되는 일이 있을 때에, 대뜸 불러내어 몇 마디 나눌 수 있다는 것으로도 위안이 되는 나이가 되기는 싫다. 아직은 싫다.

옛 동무, 다음엔 뭔가 즐거운 일을 가지고 불러내주면 좋겠다. 그렇게 하면 잠들기 직전에 깨웠다고 나무라지는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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