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11일 월요일

묘한 꿈.


녹음한 것을 들어본 후 곧 잠들면 되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그만 귀에 이어폰을 꽂은채로 선잠이 들었다가 꿈을 꾸고 깨어버렸다. (물론 그 후로 못자고 아침을 맞았다.)
기억하고 있는 것들을 전부 믿지 못하겠다.
어떤 것은 아득한 옛일처럼 기억하지만 불과 몇 년 전의 일인 것이 있고 어떤 것은 문득 떠오르면 생생하게 기억하지만 사실은 선잠을 자다가 꿈을 꾼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가끔 낯선 공연장에서 연주를 하는 도중에 기시감을 느꼈던 적이 있었는데, 그것도 이제는 내가 정말 느꼈던 것인지 아니면 나중에 머리 속에서 멋대로 만들어낸 기억인지 잘 모르겠다.

깨어나서 뭉기적거리며 일어나기 직전에, 꿈에서 베이스를 질질 끌고 걸어다녔다. 가방도 케이스도 없이 악기를 땅에 끌며 걷고 있었는데, 왜 그랬던 것인지는 당연히 모른다. 어쨌든 꿈속에서 다리가 아프도록 그렇게 돌아다녔다....는 느낌이 들었다. 끌고 걸어가면서 실실 웃었던 것도 같다. 혹시 나는 장차 미치거나 그러는걸까.

오늘은 유난히 일하러 가기 싫은 기분이 들었다.
꾀병이라도 부릴까 고민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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