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17일 일요일

카메라 고장

카메라가 고장나버렸다.
이미 몇 주 전 부터 자주 켜지지 않는 증상을 앓더니 완전히 켜지지 않게 되어버렸다.
가벼운 디지털 카메라를 손에 들고, 건전지가 필요없었던 옛적 똑딱이 카메라를 그리워했다.
전지의 힘이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것, 집적회로 기판과 단순한 광학기계. 언제까지나 외부 동력 없이 제 기능을 다 해주는 것은 옛날 기계들이었던가.
늘 시험지 공책과 연필을 두고 지냈던 때가 나에게도 있었는데 이제는 눈만 뜨면 잠자고 있는 컴퓨터를 깨워야한다. 주말에는 컴퓨터를 들고 일하러 갔어야했는데 그만 깜박 잊고 파워어댑터를 챙기지 않았었다. 일 년이 넘도록 혹사시켜오고 있는 맥북은 충전지의 힘으로 무려 세 시간이 넘도록 업무를 도와줬다. 어휴, 다행이군, 이라고 했지만 도중에 멈춰버릴까봐 얼마나 신경이 쓰였는지.

고장나버린 카메라야 뭐 수리를 하던가 하면 될일이고... 컴퓨터의 충전지도 여벌로 한 개 더 사두면 그만이다. 그런데 전기가 없어도 되었던 물건들을 자주 그리워한다.